한의사 손영기의 책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봤다. 그리고 그의 블로그에 가서 그가 써 놓은 글들을 읽어봤다.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한 듯하다. 주역이나 경전도 열심히 본 것 같다. 또한 학창시절 '역학원리강화'와 '우주변화의 원리'를 탐독한 것 같은데, 나 역시 갓 스무살을 넘긴 시절 끼고 다니던 책이라 반갑기까지 했다.

반가운 것은 이런 얘기에 이르면 더해진다. 손영기한의사는, 한의학을 잘 하기위해서는 먼저 '경전'을 봐야한다는 것인데, 내 생각또한 그렇다. 난 지난 1년동안 한의학에서 '도덕경'의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도덕경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과연 한의학의 근본원리를 알 수나 있을까? 하여튼, 경전을 봐야 한다. 경전은 그것 자체로 엄청난 파워가 있다. 그렇기때문에 경전인 것이다. 논어와 도덕경은 정말 필수인 것이다.
 
이 손영기한의사는 본인의 말처럼 '뛰어난 직관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붓다의 제자이기도 하다.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 홀로 움직이는 독립군기질에 약간은 시니컬한 말투까지, 커다란 동류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동지'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반가움은 곧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는데, 그것은 바로 그의 정치적인 지향때문이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한 듯 하다 (그리고,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도 최소한 '민주당'을 찍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을 누구를 원해서가 아니라 누가 싫어서라고 했는데, 아무리 누가 싫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사람'이 이명박을 지지할 수 있는지 정말 쇼킹할 따름이다.

무식하고 욕심많은 인간들이 한나라당지지하는 거야 그렇다 치자. 하지만, 이 정도 생각과 이 정도의 명석함을 가지고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니, 더군다나 손영기한의사는 개떼처럼 몰려다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어이가 없는 걸 넘어, 한 개인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러고보니, 같은 빨치산출신 부모를 두고도 한 사람은 '극우'가 되고, 한 사람은 '불순분자'가 되는게 인간들의 삶이긴 하다. 정말 그 사람의 성향으로 정치적인 지향을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손영기 한의사의 부모님은 아무래도 영남출신이 아닐까? 이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해석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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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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