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子 



겨울도 아닌 겨울
나와 돌지난 아이는
북쪽으로 떴다가
남쪽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붉었던 구름은 검은 밤으로 비집고 들어와
날카로운 얼음비로 창문을 두드리고
두터운 서리바람으로 문밖에서 울고 있었다

십오촉 주광등은
희미한 그림자만 만들어 낼 뿐
어디건 기댈 데 없는
천리깊은 이국의 겨울밤에

나는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온도는
삽십육쩜오도라는 것을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안아도 안아도
식지않는 조그마한 용광로

한 젊은 아비의
가슴을 녹인다


                                                  20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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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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