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나의 병


1.
제가 정치관련해서 댓글달아놓은걸 며칠후에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영락없는 한나라당 지지자로 보겠더라구요. 저는 이병막이나 한나라당얘기는 거의 안하는데요. 이유는 설치류나 겁많은 욕심쟁이들은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것.
그래서 소위 말하는 진보쪽에 애정어린 충고랍시고 의견을 다는데 며칠후에 보니 보수쪽에서 진보욕하는 것과 같은 말이더군요. 내가 보수였단 말인가 싶었습니다. 전 사회당 지지에 아나키스트인데 말입니다. 쫌 쇼크였습니다.

2.
예전엔 깨달은 사람은 없나보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붓다나 예수같은 사람이 어디있겠냐 하는 생각이었는대요, 지금생각엔 깨닫고 사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인생의 스승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그런 것 같고요. (제 아내는 잘 모르겠지만) 김어준도 그런 것 같고요. 한겨레인터뷰애서 김어준이 '나꼼수가 선동아니냐?'는 질문에  '하다못해 일기라도 모든 메세지는 다 선동이다'면서 자기는 선동할 수 있는 자유를 선동한다고 하더군요. 김어준도 한소식한것 같고요. 별로 호감가지는 않지만 안철수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걸 보면 자신을 아는 것 같기도 하고,또 이래저래 이름없는 사람들중에도 자신의 모습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되는 것 같습니다.

3.
물론 깨달음으로 사기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실재 자신의 삶으로 깨달음을 말없이 증거하는 사람들도 많지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깨달음이라는 말에 전혀 관심없는 분들가운데서도 그런 분들은 많운게 아닌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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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 중의 한 명이자, 편집을 맡고 있는 김용민의 답변을 보니, 제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
 
교만이 제 병이라, '나는 꼼수다'를 선동이라고 본 저는, 엘리트의식에 계몽주의자의 모습이었다 싶네요. 이젠 더 이상 '진보진영'을 가르치는 댓글을 쓰지 말아야겠습니다. 매년 11월만 되면 크게 배우는군요. ^^
 
김용민의 답변.
* 트위터에 보니까 나꼼수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남들을 가르치려는 엘리트주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의외로 많더라.
김용민 : 쉽게 말해서 나꼼수가 청취자들을 세뇌시킨다 얘기다. 이건 나꼼수 청취자들의 수준이 낮다는 식의 비판이다. 반대로 우리는 수용자들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못하고 막나가면 수용자들은 우릴 떠나갈 것이다. 그렇게 청취자들이 고차원이다. 나꼼수가 엘리트주의에 빠졌다는 사람들이야말로 엘리트주의는 아닌가. 비판하는 자신들은 고차원이고 나머지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식이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진보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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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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