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모터스가는 길
하늘도 울고 차도 운다
끽끽 와이퍼는 적당히 춤을 추고
나는 그 소리에 발을 맞춰 고고모터스에 왔다
기름밥먹는 사장은 아내와 데이트를 나가고
젖내나는 손에 아이를 맡기듯
기름쩐 손에 자동차를 달랬다
기름밥 사장은 신호등에 밀려 돌아오지 않고
폐타이어에 핀 잡초가 빗방울을 받는 새
내 차는 이윽고 윤활유를 먹는다
윤기나는 윤활유는 끈적이며 엔진 구석구석 원활히 스며들고
보슬비는 먼 땅 이곳에서 담배에 쩌든 나의 폐를 적시니
가만히 그릉대는 경차의 엔진소리에
나의 십년묵은 한숨은 잦아들고
오늘 이 엔진오일을 자동차가 먹기 까지
수없이 거쳐간 손길을 감사의 눈으로 돌아 볼 때에
누구의 기름이 어디서 밥이 되는지 헤아릴 길 없는
고고모터스와 나와 자동차와 엔진 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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