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서 살기 싫어서 한국갈 생각을 많이한다. 그럴때면 항상 대두되는게 자식의 교육문제. 사랑하는 내 자식을 쓰레기같은 한국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게 하자니 그럼 여기서 살아야 하고 나는 내 애기를 나와 얘기가 통하는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데, 모국어를 어떤 걸로 심어주느냐도 문제.
아~ 쉽지않은 문제다.





'자식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습니까?
2006/11/01 오 전 7:46 | 요팡생각

자식교육이 뭐길래.. 사람들은 이산가족을 자청하고, 전 가족이 짐을 싸서 미국으로 캐나다로 호주로 떠난다. 이거 자식교육 때문인지, 잘하는 짓인지 한번 보자.


(고등학교의 시설이 이 정도이니 내 자식 보내고 싶기는 하겠다)


먼저 이산가족이다. 다음 네가지 정도의 부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 한국에서 범법행위가 있은 후 돈을 급히 빼돌리고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튄 경우. 현지에서의 생활이 상당히 여유로운데 오래도록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이 부류이다. 이런 사람들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

둘째, 부부간에 불화가 잦아 각방을 쓰면서 사실상 별거를 하고 있었는데, 이혼을 하자니 애들에 미칠 영향도 걱정되고 남의 이목도 있어서 망설이다가 그 탈출구를 애들 조기유학에서 찾은 경우. 믿기 싫지만 애환의 기러기 아빠의 대부분은 이 사례다.

셋째, 집에 돈은 넘치게 많은데 아이가 꼴통이라 한국에서는 대학가기가 애당초 글렀고, 그래서 미국에 가면 최소한 영어는 하지 않겠나라는 막연한 기대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경우. 아이들의 한국 출입이 잦고, 문제는 엄마도 철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마부터 탈선하기 십상이다.

넷째, 해외 지사 근무로 1-2년 나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아빠만 돌아가고 엄마와 아이들은 남는 경우. 아이들이 미국교육제도에 적응해서 한국으로 가기 싫어한다는 표면상의 이유이지만 사실 숨어있는 진짜 이유는 복잡한 가정 문제다. 정작 아이들은 친구들이 많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엄마가 나서서 교육을 들먹거리며 아빠만 돌려보낸다. 귀찮은 남편과 꼴보기 싫은 시댁식구들이 없는 미국은 엄마들에게 천국이다.


이거 보슈.. 이런 비정상보다는 그래도 평범한 케이스가 더 많지 않겠소?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면 평범한 가정에, 아이들이 그런대로 학교공부에 따라가고는 있지만 좋은 대학은 어렵다고 느껴지는 경우, 아이들 학자금으로 모아놓은 돈도 조금 있고, 게다가 부모가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선진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서 자기가 희생하면서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

또는 아이가 아직 어릴 때 몇 년만이라도 미국에 가서 영어를 습득하게 하기 위해서 무리를 하더라도 아이와 엄마가 한국을 떠나는 경우.

유학이나 지사근무 나왔다가 가족 전체가 눌러 앉는 경우 등등, 이렇게 정상적이고 교육적인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드물다. 부부가 떨어져서 생활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평범한 부부관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조기유학과 이산가족은 엄마들이 결혼 생활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아이들의 유학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탈출구로 삼아, 나와 사랑스런 내 아이들만 외국에서 살고파서 이산가족을 만든 사례가 가장 많다. 무서운 여자들이다.


물론 부모는 한국에 남고 현지에 믿을 만한 친지가 있어서 아이를 그 집에 보내는 경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건 또 다른 문제들이 야기된다. 지금 해봐야 전혀 믿기지 않을 이야기이므로 이건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시 이야기 한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가족 전부가 이민을 가기도 한다.
아버지가 다니던 좋은 직장을, 그것도 전도가 양양한 상태의 직장을, 아이들 교육 때문에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간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결단코 다 거짓말이다.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사면초가에 몰린 남자들이 아이들 교육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그것으로부터 탈출한다. 아버지들에게도 이렇게 자식교육은 현실도피의 아주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 아무리 젊어서부터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느니, 기회만 닿으면 기필코 선진국 미국에서 살아보고야 말겠느니, 우리 아이들만은 선진교육을 받게 해야 하느니.. 해도 사실은 한국에서 더 이상 발붙이기가 어려워 떠나는 경우가 절대 대부분이다.

식당을 해야하나.. 빵집을 해야하나.. 에이 띠바, 어차피 그런 일 할 바에야 미국에 가서 그런 일 하자. 일석이조 아니냐.. 이렇게 결정한다. 그러나 겉으론 역시 아이들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니 쪽 팔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낙오하고 밀려나듯 떠나는 자기 자신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주입한다. 니네들 교육을 위해서 엄마아빠가 모험을 하는 거란다. 씨바. 아이들만 존나 부담된다. 우리땜에 아버지가 희생하는거래.. 띠바.

아버지들, 치사하다. 밀려 나가면서 핑계는 아이들을 대고 아이들에게 부담만 잔뜩 준다.



그래 좋다. 미국에 왔다. 그러나 미국생활, 결코 만만치 않다.

미국에선 부부가 거의 하루종일 일을 해야 겨우 먹고 살고 아이들 교육시킨다. 남편만 나가서 일하고, 부인은 정원 넓은 예쁜 집에서 가사 돌보고 아이들 챙기고.. 이건 미국생활 십년이상 지나 운 좋게 자리를 잡은 후에나 가능할까 말까한 소설 같은 이야기다.

또, 죽을 때까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언어 장벽은 상상 이상으로 인생을 짓누른다. 반벙어리신세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되겠지.. 웃기는 얘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말만 잊어먹고 영어는 하나도 발전이 없다. 영어만 좀 잘 했어도.. 매일매일 매시간 매시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분을 삭인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이민초창기, 한국에서의 폼잡기 좋아하던 생활습관은 좀처럼 버리기 어렵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이민가정들이 미국에 오자마자 소위 ‘폼나는’ 집에 들어가고 ‘폼나는’ 사업체를 찾는다. 누가 한국에서 와서 내가 뭐하는지 보게 될일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미국생활에 도움과 조언을 주던 사람들과도 슬슬 부딪히기 시작한다.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싫다. '난 너하곤 틀려'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다. 고립의 시작이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온건데 엄마라도 꼭 집에 남아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경제적으로 무리가 되는줄 알지만 엄마들은 집에 남는다. 결국 한국에서 가져온 돈을 모두 소진하고 난 다음에야 현실을 깨닫는다. '아 그때 그 사람 말이 맞는구나..' 그러나 늦었다.


자.. 이제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시급해졌다. 이제서야 내가 내 몸을 던지게 되었다. 좀 일찍부터 이렇게 했더라면.. 후회하지만 소용없다. 먹고 살기 바쁜 부부가 하루종일 집을 비우다 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해 진다. 당연히 가정교육이 실종된다.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아이들을 야단치기도 미안하다. 가정교육이 없으니 아이들은 비뚤어지기 십상이고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한다.

미국 문화를 전혀 모르고 영어까지 전혀 안되니 점점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가 없다. 눈이 뒤집혔을 때 고함 지르고 매를 드는 것에만 익숙한 부모는 가끔 경찰서로 끌려가기도 한다. 거기 한번 다녀오면 부모자식간은 거의 끝장이다. 몇대 맞았다고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는 자식을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용서는 물론 이해도 안된다. 이 천하의.. 그러나 가정교육이 결핍되어 정상적 사고가 결여된 이민가정의 어리버리 아이들은 야만적으로 매를 드는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해 콩밥을 먹인 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영어도 못하고 소리만 지르는 부모를 점점 더 무시한다. 툭하면 '내가 누구때문에 여기와서 이 고생을 하는데..' 넌덜머리가 난다. 한국식 사고방식과 자식교육의 망령에 계속 쳐져있는 부모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결국 부모를 적대시하게 된다.

가장 눈꼴 사나운 것중의 하나는.. 별로 미국에 오래 살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집 아이들이 더욱 미국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을 흉내낸다. 갈수록 한국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꼴보기 싫은 부모와 외계인처럼 지내기 위해서이다. 부모자식간이 딴게 아니다. 그저 웬수지간이다.



아무리 핑계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식교육’이 미국땅에 오게 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인데, 이건 자식교육을 오히려 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식교육 때문에 미국 오겠다는 사람 있으면 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릴겁니다’
이 탄식은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험한 사람들의 십중팔구다. 당신 주변에 미국에 이민가서 교육 잘 받고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사회생활하는 가정이 있으면 그게 십중일이다. 아무리 힘들어 보여도 한국에서 일정부분 교육을 해결하고 철 들었을때, 꼭 '보내야 할 아이들'만 유학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어쩌랴 벌써 미국에 온걸..
아이들 빗나가지만 않았어도 일단은 대성공이다. 미국생활 삼사년안에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초조해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집 경우는 남들하고 다르다는 생각을 빨리 버리고 생활전선에 하루라도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 아이가 혼자서 집에 있을 나이가 되었다면 엄마도 무조건 나가 일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에 적응하고 미국을 알아 간다. 집에만 있으면 죽을때까지 미국을 모르고 겉 돌다가 만다. 우울증에 괴롭힘을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이들 교육? 둘째 문제다.
우선 미국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근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다 잘 풀릴거니까.. ^^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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