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사조입니다. 절제와 소박함을 내세우는 군자의 기풍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지요.
바로크풍의 화려하고도 현란한 꾸밈과 장식에서 어딘지 모르게 비루하고 천박한 느낌을 받는다면 미니멀리즘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 군자의 기상과는 멀고도 먼 삶을 살지만 유독 구매 및 소비행위에서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짠돌이라는 말이지요.

오늘 제가 산 차는 1996년에 만들어진 스즈키 씨에라라는 차종입니다. 배기량 1298cc에 4륜구동 수동차량입니다. 이 차는 지금까지 제가 몰아본 차 중에 미니멀리즘이 가장 완벽하게 구현된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에어콘은 기본으로 없고 파워스티어링도 없으며 왠만한 전자장치는 거의 다 없습니다. 있는 거라곤 운전석과 조수석의자와 안전벨트정도고요, 그리고 음...와이퍼도 있긴 있더군요.

차체는 흰색으로 역시 미니멀리즘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광택이 하나도 안나는게 페인트양도 미니멀하게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아마 수리비를 최소화하려고 그랬겠지요. 미니멀리즘의 대상에는 예외가 없으니까요.

미니멀리즘이 이렇게 완벽하게 구현된 차를 사다니 역시 저는 대단히 뛰어난 안목과 높은 예술적 감각 그리고 절제와 소박함을 몸으로 체득한 군자라 아니 할 수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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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오늘은 SBS 라디오의 인터뷰가 공식일정의 시작이다. 사실 내가 갈 일은 아니었는데, 라디오 스튜디오를 구경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내가 8년을 해 온 일이라 이 곳 스튜디오가 꽤나 궁금했다.

 

신속하고 안전한 운전을 했음에도 출발이 늦어 굳게 닫힌 방송국을 만나야했다. 이미 대표님 일행은 건물안에 있었고, 마이콜님은 전화기너머에서 난처해했다. 언제나 여유만만인 나는 스튜디오 구경을 쉽게 단념하고 담배나 피자하고 있었다. 그런데, 될 사람은 어떻게 해도 된다고, 출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방송국직원인 듯한 백인아쟈씨가 우리를 건물안으로 들여보내줬다. 하물며, 리셉션데스크에서는 전화까지 걸어주었다. 전화를 안 받는다면서 출입구 안쪽으로 들어가버리는 아쟈씨.

 

역시 여유만만인 나는 '그럼 로비의 소파에서 기다리지, 뭐'하고 있는데, 그 백인아쟈씨가 다시 나오면서 저기 코리안들이 있다면서 우리를 그 안으로 또 들여보내줬다. 대표님을 비롯해서 익숙한 뒷 모습의 아쟈씨들이 보였다. 원칙을 따지는 오지들에게서 'I can't let you in' 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던 나는, 이 뜻밖의 백인아쟈씨덕분에 인터뷰에 동행할 수 있었다.  

 

인터뷰는 약간 뜻밖이었다. 보통 방송인터뷰는 생방송이건 아니건 질문내용이 먼저 통보가 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대표님은 질문내용을 사전에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내용을 즉각 답변했다. 중간에 NG가 없는 20분의 인터뷰였다.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이런 인터뷰이가 참 편하다. 편집할 수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제, 점심식사일정인 하버크루즈.

 

아타몬의 SBS에서 달링하버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 그러나, 복잡한 씨티진입은 익숙치 않아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았다. 30분에 15불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니, 런치크루즈까지는 10여분 남은 시간. 마이콜님과 비오님의 능숙한 의전에 의해 대표님은 벌써 와 계시고, 우리일행에 이어서 문화원팀이 오시고, 나머지 한 명은 12시가 다 되어서 오셔서, 탑승 준비 완료. 기다리는 시간에 대표님과의 인증샷. 키가 작은 나의 어깨에 손을 올려주시는 주윤발필나는 대표님. (그럼, 나는 장국영이란 말인가?)

 

 

 

 

 

토요일 점심. 대표님 포함 모두 여섯명이서 같이 한 점심식사는 포도주를 화제로 해서, 맥주로 옮겨갔다. 내가 독일 맥주와 소세지에 대해 여쭤보자, 대화는 자연스레 대표님의 독일유학시절로 흘러갔다. 짬뽕을 만들어 먹고, 김치를 직접 담그고...

 

'한국에 돌아가면 김치를 꼭 사먹겠다'고 생각하셨다는 대표님. 동병상련이라 했던가? 김치를 담궈본 자만이 김치를 담그는 고통을 아는 법이다. 정말 나와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

 

이병막의 4대강얘기는 두바이운하에 이어서 대표님의 중동여행기로 이어졌다. 대표님은 유쾌하게 말씀을 이어갔고 듣는 사람들도 즐거워했다. 나중에, 즐거웠던 런치크루즈 분위기는 나의 과묵하고 경청하는 자세덕분이었다고 자평을 했더니, 그 자리에 있었던 회원 한분에게 열라 까임을 당했다. -_-;;;;

 

다음 일정은 기자간담회.

 

신속하고 안전한 운전으로 기자 간담회장소에 도착했으나, 의전을 맡은 마이콜님과 비오님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내가 늦는 바람에 기자간담회가 이미 시작한 후에야 참석자의 명패를 비치했다. 강연회준비를 위해서 간담회에 있을 수는 없었다. 소라비님의 카니발 트렁크에 실려서 타운홀 강연회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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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의 도

소선재에서 2012.03.06 20:56

나는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취향이다. 서태지의 등장이후로 한국의 음악계는 판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나에게는 극히 유감스러운 사태였다. 서태지의 등장 이후로 나는 한국의 주류 대중음악에 전혀 호감을 가질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인디쪽에 락밴드 몇이 있었으나 그들의 음악은 찾기도 쉽지 않고 또 쉽게 접하기도 어려웠다.

서태지의 등장 이후에 이십년이 되어서 내게 다가온 '리쌍'의 음악은,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리쌍의 두 멤버. 길이와 개리는 그 조화가 완벽하다. 길이가 음이라면 개리는 양이다. 텐아시아의 인터뷰에도 나왔듯이 길이는 어두컴컴한 지하실 습기찬 방구석이라면(길이는 지하실에 살았다), 개리는 땡볕에 찌고 추위에 얼음이 어는 옥탑의 단칸방이다(개리는 옥탑방에 살았다). 개리의 랩이 예리한 칼날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면, 길의 목소리는 슬픔으로 분노를 녹여버린다.

길의 세심한 프로듀싱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버릴 줄을 안다. 몇개의 단순한, 그러나 강력한 선율은 그 강렬함으로 비어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음악안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또한 리쌍 그들은 자신을 낮추고 자신들을 뒤로 감출줄 안다. 객원으로 참여하는 개성강한 보컬-정인이나 알리의 화려한 보컬-들을 띄어줌으로서 리쌍은 오히려 삼위일체로 부활한다. 대단한 용기이다. 이는 그들이 이 세상을 얼마나 겸손하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고난과 가난의 젊은 날을 거쳐 이제 그들은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들의 미덕은 소외된 자로 살아오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 긍정의 바탕위에 '무조건 삽질'로 대들었던 것에 있다. 리쌍, 그들의 음악은 세상에 이렇게도 개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정말로 서태지가 뮤지션들을 죽여버린 이후에 내게 처음으로 찾아온 아름다운 뮤지션들이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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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面敎師

소선재에서 2012.02.19 15:30

반면교사는 마오가 처음 쓴 말이라 한다. 반면, 타산지석은 그 출처가 시경.

어머니를 보면 평생을 저리 살다 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머니의 삶에 문제는 없는가? 어찌 삶에 문제가 있겠는가? 그 어느 누구의 삶에도 문제는 없다.

다만, 스스로 불화의 씨앗을 자처하니, 타인에게는 고난을 안겨주고, 자신에게는 고통을 초래한다.

이로써 반면교사로 삼으니, 어머니의 삶도 그것으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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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많은 갈등은, 왜 나를 몰라주느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아내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억울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왜 나를 인정하지 못하느냐, 나를 왜 몰라 주느냐,이고, 역지사지해보면 그건 아내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를 돌아보면, 나 역시 아내를 알아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아내에게는 아내 나름대로 이런 저런 억울함이 있을 터이고.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남이야 남이니까 그렇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특히, 부모, 자식, 배우자가 나를 알아주지 못하면 그 서운함은 더욱 상처가 된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할 게 아니라,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함을 신경쓸 일이다(논어)'하였다.

남은 나를 알아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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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

소선재에서 2012.02.19 15:10

아무리 돈 많이 벌고 살아도 마음이 편치 않은 곳이 있는 법이다.

http://news.hankyung.com/201202/2012021604397.html?c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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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와 산지도 만 7년이 다 되어간다. 7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길었던 시간이다.

많은 경우 시간이 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 그렇다.

초등학교때 했던 걱정과 고민과 불안들은 어른이 되면 없어진다. 그것은, 초등학교때의 걱정과 고민과 불안이 해결이 된 것이 아니고, 어른이 되면서 그냥 소멸하는 것이다, 라고 오쇼가 말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문제들은 답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멸로서 해소가 되는 것이다, 라고 나는 이해를 한다.

신부가 강론중에 신자들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그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살고 있다, 하시는 분 계신 가요?"

나이가 아주 많은 할아버지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말했다.

"나도 옛날엔 미워하는 사람 많았어요."

사람들은 한 평생을 거쳐온 노인의 지혜를 기대했다.
"나도 젊을때는 미워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데 내 나이가 아흔 둘이 되니까, 걔들이 다 죽었어..!! 다 먼저 죽어서 지금 미워할 사람이 없어."

컬투쇼에 나온 독자사연을 강가님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역시, 시간이, 답이다. 문제는 해결이 아니라, 해소되는 법이다.

7년을 외국에서 지내면서, 먹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어제도 고민이었다. 오늘 저녁반찬은 무얼하나?

냉장고문을 몇번씩 열었다 닫았다해도 마땅한 반찬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국수를 삶았다. 7년을 부엌일을 해도, 아직도 손은 느리다.

고추장에 식초와 설탕을 넣고 비빔장을 만들고, 곯아가는 양상치를 씼어서 썰고, 물이 너무 많은 레바니스 오이를 반을 잘라 채썰고, 풋고추도 하나 썰었다.

아이둘에게는 매운 국수가 버거우니, 간장에 참기름을 뿌려주었다. 큰 아이는 미식가답게 국물을 넣은 국수를 원했다. 오뚜기 국시장국 멸치맛을 끓여줘야했다. 잔치국수에는 파가 들어가야 한다. 파를 썰었다. 아~ 김도 구워야 한다. 허기가 심해져서 손에는 점점 힘이 빠져간다. 눈치빠른 아내가 김을 구웠다.

큰 아이에게 국물을 부워주고 나서야, 계란 지단이 빠졌다는 걸 알았다. 계란지단없이 잔치국수를 먹다니, 역시 난 해탈한 것이 틀림없다, 라고 생각했다.

외국생활 7년째. 아직 먹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소되어 가는 중이다,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설겆이할때 그릇을 집어던지지 않는다. 그릇을 집어던지고 싶어지면 설겆이를 그만한다. 아내는 그 설겆이를 이어서 한다.

인생의 많은 문제는 해소되어가는 중이라 생각한다. 해소되어 가고 있는데, 굳이 해결할 필요는, 없다, 라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오늘 저녁은 또 무얼 해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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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의 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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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 |추천 0 | 2011.10.26. 13:25 http://cafe.daum.net/........................../71eI/1691


인간승리라 하면, 대개,

 

1. 실력좋은 놈이 있다.
2. 잘 나가다가 좌절한다.
3. 불운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다.

 

요런 공식이다. 소위 아키타입이라 하는 신화가 그렇고, 모든 이야기가 그렇고, 모든 드라마가 그렇고, 모든 영화가 그렇다. 왜 그럴까? 왜 그렇긴 있어 보이잖아. ㅋㅋ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야매'는 바로 재기. 사람들은 재기를 해야 인간승리인줄 안다. 하지만, 굳이 스티브 잡스처럼 재기에 성공하지 않아도 인간은 승리할 수 있다.

 

여기 인간승리의 표본이 하나 더 있다.

 

김병현. 비케이 킴. 메이져 리그의 언히터블 피처. 마구 제조기.

 

세계최고였던 20대를 뒤로 하고 이젠 후보로 벤치나 지키는 신세.

 

하지만, 그는 지금에서야 진정한 인간승리의 길로 접어들었다. 굳이 재기하지 않아도 그는 행복이라는 길로 들어섰다. 이건 다 마누라 덕분이다.

 

김병현, 빨랑 면사포씌워주고 엎드려서 절해라.

 

야구선수 비케이 킴의 진정한 승리. 나는 너의 팬이다. 땡큐.


 

1. 라쿠텐 김병현 인터뷰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general&ctg=issue&mod=read&issue_id=531&issue_item_id=7195&office_id=380&article_id=0000000074

 

 

2. 이치로가 얘기하는 김병현투수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105/read?bbsId=G001&articleId=1895470&itemId=10135

 

http://mlbpark.donga.com/bbs/view.php?bbs=mpark_bbs_bullpen09&idx=661494

 

3. 눈감고는 못보는 김병현의 엄청난 마구

http://blog.naver.com/west22/150088807537

 

http://sports.media.daum.net/worldbaseball/news/mlb/breaking/view.html?rMode=view&allComment=T&commentId=104363193&cateid=1071&newsid=20111021163404722&p=poc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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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또 새해를 맞는다. 바깥에서 보는 한국의 새해맞이 풍경은 조금은 유난스럽다. 해돋이를 보려는 해맞이 인파가 그것이다.

12월 31일 자정이 되기 전 서울의 종로거리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앞이나 똑같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월 1일이 되는 순간 시드니의 하버브릿지에서는 요란한 불꽃놀이가 시작되며 새해를 축하한다. 같은 시간 한국에서는 보신각의 종이 서른 세번 울린다. 이 보신각의 종소리는 결코 새해를 맞는 것이 아니다. 묵은 해를 보내는 제야의 타종이다. 1월1일 0시가 되면 새해를 맞이하지 않고 묵은 해를 보내는 종을 친다. 그렇다면, 새해는 언제 맞이하는 것일까?
 
한국의 새해는 1월 1일 영시가 아니라 아침시간, 즉 일출과 함께 시작한다. 한국의 새해는 해가 떠야 비로소 새해이다. 방송국의 카메라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람들은 뜨는 해를 보러 바다로 산으로 급기야는 교통정체에 도로 위에서 새해를 맞게 된다. 해가 뜨지 않으면 그것은 새해가 아니고, 아침이 아니면 그것은 새날의 시작이 아니다. 자정이 넘어가면 새로운 날이 되고, 12월 31일이 끝나면 바로 새해가 되는 서양과는 다르다. 미묘하나, 분명히 다르다.
 
이렇게 설명하는 역사학자가 있다(출처는 김대근씨이다). 우랄산맥 근처 알타이지역에 태양을 숭배하는 무리가 있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쫓아 동쪽으로 동쪽으로 이주하여 한반도에 정착했다. 나라 이름을 아침해가 선명하다해서 조선이라 했다. 우리가 고조선이라 부르는 그 조선이다. 한반도에 정착한 사람들 중 일부는 또 동쪽으로 일본열도로 갔다. 해의 근본이라 일본이라 했다. 삼족오는 그들의 상징이었다.
 
대학시절 엠티를 가서는 밤새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다음날 새벽 일출을 보러 꾸역꾸역 기어나가는 이들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산에 올라가도, 나 역시 그랬듯이, 특별한 날이 아님에도 일출을 보러 꼭두새벽부터 천황봉으로 대청봉으로 기어오르는 이들이 아직도 많음을 알고 있다. 한국의 지명, 성산의 일출봉이나 여수의 향일암이나 포항의 영일만이나 하다 못해 이름없는 동해 바다 어디를 가도 아침잠을 줄여 일출을 봐야만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고 많음을 나는 알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한국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 일출을 집단적으로 즐긴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하였다. 호주의 시드니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아침잠을 설치며 낚시를 가고 골프장에 가는 사람은 봤어도 일부러 일출을 보러 간다는 사람은 아직 만나 보지 못했다.
 
1월 1일 일출을 보러 어둠속에 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왜 일출을 보러 가는지 묻는다 치자. 여러분들도 한번 자문해보자. 답변은 아마도 옹색할 것이다. 누군가의 답은, '한민족은 태양의 후손이요, 태양의 기상을 타고 났소'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파라오의 후손인 이집트사람들과 우리는 배다른 형제가 되는 것인가? 그나마 말이 되는 답은 '새해의 첫날이니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새해가 되었으니 해맞이를 하러가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또 묻겠다. 왜 새해의 첫날에 해맞이를 해야하는가?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 답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가 하는 많은, 거의 모든 행동에는 사실 이유가 없다. 그것이 포유류 영장목에 속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본능에 따르는 것이든, 아니면 집단의 전통과 문화에 의해 무의식에 저장된 채로 행하는 의식이든, 사실은 내가 하는 것이 내가 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하는 생각이 사실은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닌 것이다.

호주를 후진국이라 생각하는 나의 어머니는 호주에 와서 딱 하나 하고 싶은게 있으셨다. 그것은 해돋이를 보러가는 것. 나는 늦잠꾸러기라 한번도 해돋이를 보여드린 적이 없다. 나의 아이들은 1월 1일에 해돋이를 보러 갈 것인가? 한국에서 자라면 그리 될 것이고,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면 그리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하는 말과 생각과 행위가 사실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이것이 붓다의 연기법이고, 제법에 무아가 아닐까. 깨달음이 있다면 이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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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새해이다. 이번엔 2011년이 묵은 해가 되고 2012년이 새해가 된다.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낯설은 모습은 신년맞이에도 예외가 아니다.
 
12월 31일 자정이 되기 전 서울의 종로거리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앞이나 똑같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1월 1일이 되는 순간 시드니의 하버브릿지에서는 요란한 불꽃놀이가 시작되며 새해를 축하한다. 같은 시간 한국의 풍경은 조금 다르다. 보신각의 종소리는 묵은 해를 보내는 제야의 종소리이다. 같은 시간에 서구에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축포가 퍼지고, 한국에서는 지난 해를 떠나보내는 종소리가 퍼진다. 한국에서는 먼저 묵은 해를 보낸다고? 그렇다면, 새해는 언제 맞이하는가?
 
한국의 새해는 1월 1일 영시가 아니라 새벽시간, 일출과 함께 시작한다. 한국의 새해는 해가 떠야 비로소 새해이다. 방송국의 카메라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람들은 뜨는 해를 보러 바다로 산으로 급기야는 교통정체에 도로 위에서 새해를 맞게 된다. 해가 뜨지 않으면 그것은 새해가 아니고, 아침이 아니면 그것은 새날의 시작이 아니다. 자정, 미드나잇이 넘어가면 새로운 날이 되고, 12월 31일이 끝나면 바로 새해가 되는 서양과는 다르다. 미묘하나, 분명히 다르다.
 
혹자는 이리 말한다. 우랄산맥 근처 알타이지역에 태양을 숭배하는 무리가 있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쫓아 동쪽으로 동쪽으로 이주하여 한반도에 정착했다. 나라 이름을 아침해가 선명하다해서 조선이라 했다. 우리가 고조선이라 부르는 그 조선이다. 한반도에 정착한 사람들 중 일부는 또 동쪽으로 일본열도로 갔다. 해의 근본이라 일본이라 했다. 삼족오는 그들의 상징이었다.
 
나는 한국에 있을때, 엠티를 가서는 밤새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다음날 새벽 일출을 보러 꾸역꾸역 기어나가는 이들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산에 올라가도, 나또한 그랬듯이, 특별한 날이 아님에도 일출을 보러 꼭두새벽부터 헤드렌턴을 켜고 천황봉으로 대청봉으로 기어오르는 이들이 아직도 많음을 알고 있다. 한국의 지명, 성산의 일출봉이나 여수의 향일암이나 하다 못해 동해 바다 어디를 가도 아침잠을 줄여 일출을 봐야만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쎄고 쌨음을 나는 알고 있다.
 
한편, 여기 사람들과 별 교류가 없는 탓인지 몰라도 호주인들이 일출을 즐긴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시드니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아침잠을 설치며 낚시를 가고 골프장에 가는 사람은 봤어도 해돋이를 일부러 보러 간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동포들에게 묻고 싶다.
 
"왜? 왜? 해를 맞으러 가는 것입니까?"
 
누군가는 답할 것이다. '한민족은 태양의 후손이요, 태양의 기상을 타고 났소' 그렇다면 파라오의 후손인 이집트사람들과 우리는 배다른 형제가 되는 것인가? 누군가는 답할 것이다. 일출의 기를 받으면 여러모로 좋대요. 아~ 그래서 밤을 새서 술마시는 것일지도.
 
나는 생각한다. 해돋이를 보러 가는 건 이유가 없다고. 해돋이를 보러 가는 건 옆집 철수가 가기때문이고 옆집 철수가 가는 건 그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랬기 때문이고, 그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호주를 후진국이라 생각하는 나의 어머니는 호주에 와서 딱 하나 하고 싶은게 있으셨다. 그것은 해돋이를 보러가는 것. 나는 늦잠꾸러기라 한번도 해돋이를 보여드린 적이 없다. 나의 아이들은 해돋이를 보러 갈 것인가? 한국에 살면 그리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두가 해돋이를 보러 가니 말이다. 그것이 바로 몇천년동안 변하지 않은, 해돋이를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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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