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이 성과로 내세운 것은 멍청한 사람들,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람들에게 참여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없다고 보여지겠지. 보수주의의 7대 거짓말역시 단순한 사람들에게는 진리가 될 터이다. 멍청하고 단순한 사람들은 1+1=2 거기서 끝나니까.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16516.html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성과로 민주주의 발전, 복지예산 증가, 사회적 투명성의 진전, 복지를 통한 성장과 분배를 통한 성장 등 성장전략에 대한 새로운 가치 제안을 꼽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이런 가치들이)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 확산이 안 된 것이 아쉽다”며 “경제나 정치 모두 짧게 볼수록 망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현실을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은 “현 정권이 제도를 바꾸지 않고 규범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기관을 동원해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려는 마인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위험한 태도일 수 있다”며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특히 △세금을 감면하면 경제가 성장한다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생긴다 △성장을 하면 모두가 잘산다 △정부가 작아져야 국민들이 잘산다 △규제를 풀어야 국민이 잘산다 △민영화하면 공공요금이 내려간다 △시험 잘 치는 사람이 똑똑하다를 ‘보수주의 7대 거짓말’로 꼽은 뒤 “이것은 강자의 논리이며, 보수 언론의 논리이자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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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hani.co.kr/duck/16414

강남이 고향으로 강남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으로서, 그 고향과 학교와 그 인간들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몇가지를 스크랩해 본다.


-상략-

아줌마들은 내게 말했다. 교육에 올인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는 '돈'과 '부지런함'이라고.

(그들은 나를 경계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현재 추진되는 여러가지 교육정책들에 대해서도 담당기자인 나보다 훨씬 더 박식하게 평가했다.)

"강남 아줌마들은 두가지 부류다. 결혼할 때 40평대 이상 아파트를 장만해 결혼하고, 당장 남편이 직장에서 짤려도 속된 말로 먹여살려 줄 시댁이나 친정이 있는 사람과, 똑똑한 남편 만나 열심히 돈도 모으고 나름 여유를 즐기는 생활을 하지만 남편이 직장에서 짤렸을 경우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

아줌마들은 자신들을 대부분 '후자'라고 칭했다. 시댁이나 친정이 잘 살아 물려받을 재산이 빵빵하다면, 그래서 먹고 살 걱정이 없다면 교육에 그렇게까지 올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시댁이나 친정이 잘 살면, 애가 공부를 못할 경우 외국에 데리고 나가서 좀 살다오면 된다. 아이가 한국에 적응을 못하면 그대로 외국에 두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노후도 준비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 현재의 생활도 꾸려야 하는 '진짜 아줌마들'이라는 거다.

남편이 한의사인 한 아줌마는 병원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나름의 고민이 있고, 남편이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아줌마는 환율이나 경제한파가 두렵다. 대기업 중견간부 남편을 둔 아줌마 역시 '명예퇴직'이 닥쳐올까 두려워 하는 건 매한가지다. '연봉 1억 이상'이 의미하는 것은 (그들 말로는) 부유한 사람과 중산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 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정말 부자인 사람들에겐 '연봉'이란 의미없는 단어라는 것이다.

 

-중략

"개나 소나 다 특목고 가고 자사고 가고 그런다면, 그것도 상향 평준화 아냐? 공부 잘 하는 상향 평준화라는 게 아니라 학력등급 평준화란 말이지."

"강남 아줌마들 뿐 아니라 아이 가진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자신의 아이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서 좀 더 수월하게 대학관문을 뚫는거야. 모든 학교가 특목고 자사고가 된다고 하면 결국 거기 나온 애들은 또 한정된 자리(명문대든 명문직장이든)를 놓고 싸워야 하는 셈이 되지. 결국 교육엔 뾰족한 해법이 없어."

"우리가 애들 교육에 올인 하는 게 바로 그 이유야. 어떻게 교육정책이 바뀌든 우리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게 만들려는 거지."


-중략-

하지만 아줌마들에게 학교선생은 또한 관리의 대상이기도 하다. 역시 제도권 틀 안에 견고한 똬리를 틀고 있기에 절대 밉보여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 불려가면 굽신거려야 하고 때 되면 선물이라도 챙겨야 한다는 거다.

 

아줌마들은 아이들의 이성친구 관리도 한다고 했다. 아이가 연애를 시작한 것 같으면 우선 상대가 누구인지 면밀히 파악을 해야 한다는 거다. 자칫하면 아이가 공부에선 완전히 멀어지기 때문에 상대 이성친구가 공부는 잘 하는지, 가정환경엔 문제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거다.(아줌마들 가운데 한 명이 아들이 여친이 생겼다며 의논을 해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그렇지만 아줌마들에게도 불안함은 늘 상존한다.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 어쩌나, 이 사회의 주류가 되지 못하면 어쩌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 어디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독려한다고 했다. (아이큐 100만 넘으면 학원이나 과외로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 지점에서 나왔다)

불안을 떨치기 위한 방법, 그 댓가, 그것이 바로 그들에겐 '사교육'인 것이었다.

"강남불패. 그 말은 돈을 쓸 수 있는 능력, 교육에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야. 쓴 돈이 얼마인데...내 아이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거지. 서로에게."

 

아줌마들은 늦둥이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들도 했다.

이제 다시 아이를 낳는다면, 시행착오같은 것 없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첫째는 너무 다그치기만 했던 것 같고, 둘째에겐 어느정도 자유를 줬더니 다시 다잡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아줌마들은 늦둥이를 낳는다면 이젠 그런 시행착오 없이 잘 키워낼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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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용어로 얘기하자면, 발심을 했다고 하는데, 어쨌거나 수행또는 명상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틱낫한스님이 유명하다니까, 그럼 나도 남방불교의 위빠사나를 해 봤다가, 누가 그렇게 걷는다고 뭐가 어떻게 되겠냐고 하면 그러게 안 그대로 그런 것 같았는데 그런 가 보다 하고, 여기 저기 백화점 진열장 구경하는 사람마냥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www.zen.co.kr 에서

질문 : 명상을 하여 실생활속에서 어떤 열매를 맺고 계시는지가 궁금합니다. 명상을 하는 시간이외에 생활속의 여러 경계와 직접 대면하여 일어나는 자기 내면의 온갖 움직임들을 어떻게 대면하시는지 솔직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명상을 할때는 가라앉는데 조금 지나고 나면 도로 온갖 습관과 자기합리화, 이런 것들에 함몰되어 버리는 제모습을 확인하면서 명상을 꾸준히 하면 생활속에서 이런 경계가 일어나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오는 것인지 의문이 들어 질문을 올립니다.
 
오지 않는 손님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본인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마하리쉬니, 니사르가다타니  ...그런 이들이 해놓은 말 그런것들은 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이야기 같고 어차피 말이란게 각자 의식으로 받아서 왜곡해 버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명상의 효과로 가라앉은 느낌속에서 꽤 여러날 지내본적도 있었는데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으니 도로 원위치 되어 버리더군요.  제가 지니고 있던 문제점들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채 저를 괴롭히는 것을 다시 대면해 보니..허망하기까지 했습니다...  좋은 말씀 기다립니다.




명상을 오래 해 오신 분들께 묻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끼어들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껏 제가 해온 것이 명상인지도 잘 모르고 있는 처지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수행이랍시고 30년 가까이 헤매왔으니 그동안 제가 겪은 체험으로 조금 위안을 드려도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남깁니다. 
말씀하신 내용에 너무나 공감합니다. 질문하신 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행자들이 겪는 일이고, 저 역시 정확하게 똑같은 절망을 겪었습니다. 그 절망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 스승님들께 대들고, 무엇인가에 완전히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적어서 제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대신에 제가 그런 문제를 겪고 있을 때 제 스승님께서 제게 해주셨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수행(?) 20년 만에 절망에 몸부림치면서 스승님께 대들듯이 질문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네게는 아무 문제도 없다. 다만 '내게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다.'는 그 생각이 문제이다. 그 생각만 제외하면 너는 아무 문제도 없다."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문제가 일시에 제거된다는 기대감은 완전한 착각이다. 깨달은 사람도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다만 그 문제가 이차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다를 뿐이다. 가령, 분노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수행자들은 그 문제를 어떻게 다른 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분노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이다. 왜 그러는가? 분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분노를 문제시함으로써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분노가 일어날 때에는 딱 거기서 멈추어라. 분노가 일어남을 알고, 그 분노를 받아들여라. 그 분노에 대해 명상하거나 주시하려고 하지 마라. 그런 노력들 전부가 억압에 불과한 것이며, 여기서 이차,삼차의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받아들여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마라. 자신을 더 나은 인간으로 개량하려고 하지 마라. 그것이 모든 문제의 씨앗이다." 

제가 물었습니다. 
"분노라는 것이 네가티브한 감정인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스승님이 말했습니다. 

"아니다, 분노는 네가티브도 아니고 포지티브도 아니다. 바다에 일어나는 파도가 네가티브인가 포지티브인가? 파도는 그저 일어났다가 스러지고, 다시 일어났다가 스러질 뿐이다. 그것을 네가티브로 보는 것은 네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거부하고 고치려 하기 때문에 네가티브하게 보이는 것이다." 

"어떻게 라고 묻지 마라. '어떻게 받아들입니까?'하는 질문이 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것이 마음의 장난이고 말장난인 것이다. 내가 '받아들여라.'하고 말하는 그 순간에 그저 받아들여라. 멈추는데 무슨 방법이 필요한가? 잘 달리기 위해서는 방법이 필요하지만 멈추는데 에는 아무 방법이 필요 없다. 그냥 멈추면 된다. 너의 '어떻게?'라는 질문은 달리기의 연장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요구한다. 멈추어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깨달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서 일시에 부정적인 것들이 초토화되고 평화가 찾아오는 게 아니다. 그런 깨달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깨달음이라는 말 대신 '이해'라는 말로 대신한다. 차근차근 이해하여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이해했음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소위 깨달음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과 같다. 자신이 젖어가는 줄도 모르다가 어느 날 문득, 자신이 흠뻑 젖어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너무 조급하게 서두른다. 앎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속 실수하고, 망각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점점 더 실수가 줄어들고 망각하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세상의 거의 모든 명상법을 해보았고, 여러 스승들에게 헌신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내가 전혀 변화하지 않았음을 깨닫고는 절망했다. 모든 것이 주워들은 이야기일 뿐 실제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스승이 내게 그토록 '멈추어라!'하고 외쳤음에도 나는 계속 줄달음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절망했다.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게 없었다. 그 후로 나는 정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나는 서서히 '받아들임'의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다. 그 전에 내가 한 수행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는 몸부림이었다. 이제 나는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니, 그렇게 결심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절망한 나머지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갔다. 나는 아무 변화도 바라지 않았음으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서서히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전에 내가 한 모든 것들은 나 자신을 미워하고 뜯어 고치려는 무모한 짓이었다. 이제 나는 내 모습 전부, 심지어 나의 문제들까지 포함하여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받아들일 때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표현되는 방식일 뿐,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가고 어느 날 문득 나는 내가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깨달음이라는 단어로 부르건 뭐라고 부르건 상관없다. 하지만 내게 깨달음이란 순간의 체험이 아니라 '이해'였다." 

*********************** 

제게는 이 말씀이 많은 것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아직도 계속 실수하고 망각하면서 살지만 그것에 대해 허망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처음부터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어떤 것을 문제시 해놓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끝도 없는 투쟁이 일어날 뿐입니다. 
(이것이 마음이 먹고 사는 방식이긴 하지만요)   
참으로 말장난 같습니다만, 이 외에 달리 말할 방도가 없군요.  
모든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허망함을 느끼시면 그 허망함을 받아들이시고 편하게 대하시는 게 좋습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런 과정을 통하면서 
님은 서서히 나아가고 계시는 중입니다.  
제 경험으로 장담합니다.^^ 
받아들이는 것이 처음에는 대단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이것은 우리 마음이 그렇게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받아들임도 반복해서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레 몸에 배게 되고, 
그러면 별다른 노력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때가 올 겁니다. 
부디 편해지시기를 빕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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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mmunity.hani.co.kr/board/view.html?board_id=cm_health2&uid=11

보기 드문 의사다. 이런 의사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생각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과식과 간식을 하지 말라는 말은 맞지만, 오래 씹거나 물을 많이 마셔라라는 말은 사람나름이다. 특히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안 좋은 사람도 있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시키는 것. 어디 서양의학뿐만이랴. 중생의 어리석음이 그렇지.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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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의 홈페이지에 있는 정강정책이다. 내가 지금까지 본 정당의 정강정책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2002년 대통령선거당시 사회당의 것이었다. 대통령후보는 인하대 김영규교수였나? 였던 걸로 기억한다. 내용과 표현 모두 모조리 마음에 들었으나, 나는 '노무현'을 찍었다. 과연 내가 선호하는 정강정책만으로 투표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것인가? 의심스럽다.

현재 시스템하에서는 사회당이나 녹색당같은 같은 군소정당들은 원내에 진출하기가 어렵다. 진보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2~3%정도의 고른 득표율을 보였는데 결과는 국회의원 제로다. 역구에서 1등을 하지 않는 이상 이 정도의 정당득표율로는 원내진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도 3%인데 그렇다면 299명의 국회의원중에 최소한 4~5명은 되어야하는거 아닌가? 3%는 안 쳐준다는 거다. 떼거지들.

생각난김에 딴나라당의 정강정책을 보고 싶은데 접속이 안 된다. 잘 된건지도 모른다. 괜히 봤다가 혈압만 오를 수도 있으니까.



 

진보신당의 정강정책


제정: 2008년 3월 16일 창당대회


기본 정책 비전


1. (궁극 목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남성 지배 체제와 생태 파괴 문명을 극복하고, 평등 ‧ 평화 ‧ 생태 ‧ 연대의 새 세상을 건설한다. 이를 위해 삶의 모든 영역으로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소유와 권력, 지식과 권리의 온갖 차별을 철폐한다. 개인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고 인간의 풍부한 가능성의 실현이 지구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가 건설할 대안 사회의 원칙이자 이상이다.


2. (정치 민주화의 지속과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대의 민주제 자체를 더욱 민주화하며, 동시에 대의 민주주의를 넘어선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꽃 피운다. 국회 ‧ 지방의회 선거에 비례대표성의 원리를 강화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소환제를 실시하며, 대중이 직접 발의하고 토론하여 결정하는 참여 자치의 영역을 확대한다. 


3. (사회연대 ‧ 평화 ‧ 녹색 국가의 지향과 국가기구의 민주화) 자본국가 ‧ 안보국가 ‧ 토건국가의 역할에 충실한 중앙정부의 구조와 기능을 사회연대국가 ‧ 평화국가 ‧ 녹색국가의 방향으로 바꾼다. 그러자면 국가기구를 철저히 민주화하는 게 우선이다. 국가정보원 등 억압적 국가기구를 폐지하고, 군과 경찰, 검찰, 고위 관료 등 국가기구 전반에 대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한다. 반면 복지와 민생, 평화와 안전 영역을 중심으로 국가 기능과 역량을 늘린다.

   

4. (지역 정치를 대중 참여와 자치의 장으로) 기존 민주제를 더욱 심화 ․ 확대하고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첫 출발점은 지역 정치다. 조례, 예산, 발전계획 등의 결정 과정 전반에 주민 참여의 길을 열고, 교육, 안전 등의 영역에서 주민 자치를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민주주의의 건강한 토대가 될 협동과 연대의 대안 공동체들을 일궈나간다.  


5. (한반도 평화 실현과 진보적 통일)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배 전략과 북한의 핵 개발이 한반도 평화 실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포로가 된 남한과 낡은 국가사회주의의 틀에 갇힌 북한의 현실이 한반도 민중의 삶을 이중으로 옥죄고 있다. 지금 가장 급한 과제는 핵 폐기와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통해 평화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남북 상호 군비 축소를 추진한다. 그리고 남북한 민중 모두의 삶을 개선하고 민족국가의 좁은 틀을 넘어서는 진보적 방향에서 통일을 향해 나아간다


=> 이 부분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주사뽕쟁이(움베로토님의 표현임)들에게 학을 뗀 부분으로 보인다. 지금 가장 급한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그것을 위한 군축이다. 두말할 것 없잖은가? 지금 휴전선에서 서로 총 겨누고 있고 그 앞엔 크레모아 줄줄이 있고, 더 그 앞엔 지뢰있고, 지금도 바로 '누르고 던지고 쏴라'고 몇십만명이 훈련받고 있는데. 그리고 이젠 민족주의 타령좀 그만하자, 좀. 신물이 넘어온다. 정말로.



6. (진보적 동아시아 공동체와 국제사회를 향하여) 동아시아에 불붙고 있는 호전적 ‧ 국수적 민족주의에 맞서 지역내 각국의 민주 진보 세력과 연대한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수단인 일체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중단하고, 동아시아 여러 나라 사이의 대안적인 경제 ‧ 평화 협력 체제를 향해 나아간다. 또한 국제 사회에서 핵무기 철폐, 기후변화 대응, 재생가능에너지 개발, 남반구 민중 지원 등 녹색 평화 외교에 앞장선다. 

=> 역시 주사뽕쟁이들 민족주의자들과 결별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7.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경제의 민주화) 사적 소유와 시장 경쟁이 지배하는 경제 체제의 결과는 항상 부유한 소수와 가난한 다수 대중 사이의 양극화다. 신자유주의는 그 결정판이다. 그 대안은 경제 활동의 모든 영역에 노동자, 농민, 소비자 등 다수 대중의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것뿐이다. 사적 소유 대신 다양한 사회적 소유가, 시장 경쟁 대신 대중의 필요와 참여, 협동과 연대에 따른 사회적 조절이 지배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이 목표를 지향한다. 


8. (재벌 지배 구조의 해체) 재벌 일가 ․ 지주회사 등에 의한 회사제도의 오남용을 규제하기 위해서 출자총액제 등을 유지 ․ 강화한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엄격히 분리하여 재벌의 금융 지배를 막는다. 또한 경제 민주화를 촉진함으로써 재벌 일가 등에 의해 소유 ․ 지배되는 대기업을 사회적 연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대안 기업으로 전환한다.


9. (대기업에 맞선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 고용의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 때문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고통은 고스란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몫이 된다.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하도급 구조를 시급히 개혁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할 금융 및 기술 혁신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협동조합,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사회적 기업 등 대안적 소유 ‧ 지배 구조를 갖춘 중소기업들을 적극 육성한다.


10.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와 경영 민주화) 개발주의 시대의 산물인 한국의 공공부문에 많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유화(민영화)가 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물, 전력, 가스, 교육, 통신 등 기간산업과 공공재, 사회서비스는 공공부문을 통해 공급해야 한다. 공공부문 관료주의와 여타 문제점의 해결책은 사유화가 아니라 경영 민주화다. 물 산업 등 공공부문의 사유화는 반드시 저지한다.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 기관의 관료적 통제를 해체하고, 공기업 노동자와 이용자 등이 참여하는 말 그대로 ‘공공’적인 지배 구조를 마련한다.


11. (금융의 사회 통제에서 사회의 금융 통제로)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근본 원인인 금융 자본의 과도한 성장과 지배에 족쇄를 채워야 한다. 일단 은행의 추가 사유화를 저지하고, 은행의 소유 및 지배 구조에서 공공성을 강화한다. 금융 감독 기구를 민주화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여 금융의 기능이 장기적 산업 발전과 서민 생활 안정이라는 목표에 종속되도록 한다. 사회보장적 성격을 갖는 정부 차원의 공적 금융을 활성화하여 사채 시장을 축소해나간다. 투기 자본의 국제적 이동은 엄격히 규제한다.  


12. (산업 정책의 복원과 미래 산업 육성) 신자유주의로 해체된 국가의 산업 정책 능력을 되살린다. 특히 미래 성장 산업인 친환경 ‧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고부가가치 부품 및 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들을 공적 기술 혁신의 파트너로 삼아서, 지역사회와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 


13. (소득 재분배에 기여하는 조세-재정 정책) 부유층과 고소득자, 고수익 법인을 중심으로 증세하고 누진 과세를 강화하며 조세 투명성을 높인다. 늘어난 국가 재정은 사회복지 예산으로 투입하여 복지 지출을 대폭 확대한다. 복지 지출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 규모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재정 구조도 복지 예산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이를 통해 소득 양극화를 완화 ‧ 해소한다.  


=> 군축다음으로 맘에 든다.  제발 빨랑 이리되서 국가 해체의  전단계로 갔으면 좋겠다.


14. (모든 정책과 실천에 녹색의 관점을) 생태주의의 문제의식은 결코 환경이라는 특정 부문으로 한정될 수 없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전통 좌파의 가치(평등)와 함께 새로운 좌파의 가치(생태, 평화, 연대)를 실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치 ‧ 경제 ‧ 사회 각 분야의 정책과 실천에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 도시와 농촌의 새로운 만남, 풀뿌리 대안 공동체 육성 등의 문제의식을 녹여낸다.   


15. (토건 국가의 개발 광풍을 넘어 지역 자립형 사회로) 토건 국가의 개발주의가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해왔다. 새만금은 그 가장 최근 사례 중 하나며, 이제 우리 앞에는 대운하의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며 자연만 짓밟아놓을 뿐인 개발주의의 광풍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대신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역량을 실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자립형 사회를 지향한다. 우선적으로 지역의 복지 설비와 역량을 확충하여 살만한 지역 공동체를 만든다. 


16. (반핵 원칙과 에너지 전환) 핵 발전은 그 엄청난 위험성과 지속 불가능성 때문에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없다. 핵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화석에너지 중심 체제의 대안으로 태양열,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체제를 구축한다. 더불어 중앙집중형 에너지 수급 체계를 지방분산형 체계로 전환하고 자동차 도로 중심 교통 체계 등을 바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17.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일자리 확대를 위한 연대) 실업 ‧ 불안정 고용의 확대와 노동계급 내 차별과 분열의 확대는 신자유주의의 가장 커다란 해악 중 하나다. 노동계급 연대와 전 사회적 연대를 통해 이러한 차별과 분열을 극복하고 자본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 임금, 숙련, 일자리, 복지의 연대 전략을 추진하여 비정규직 ‧ 중소기업 ‧ 여성 노동자의 소득 수준을 높이면서 동시에 비정규직 악법과 불안정 고용을 철폐해나간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안정된 일자리를 새로 만들고 그 일자리를 함께 나눈다.  


18. (노동자를 생산 활동의 주인으로) 노동자의 노동 기본권에는 어떠한 예외도 있을 수 없다. 공무원, 특수 고용직, (청년) 실업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한다. 이주 노동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삶과 연관된 어떠한 쟁점이든 단체 교섭과 사회적 문제 해결의 의제로 제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노동계급의 연대를 강화하며 노동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초기업 단위의 노동조합 활동과 교섭을 보장하고 장려한다. 노동자가 생산 현장의 주인이 되는 노동자 자주관리를 지향한다.


19. (대안 농업으로 농촌을 복구) 신자유주의의 농업 말살에 맞서 농업과 농촌이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막는다. 식량자급률 법제화와 목표소득 직불제, 농지공개념제가 그 주요 수단이다. 나아가 대안 농업을 통해 농업과 농촌을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린다. 농업협동조합을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바꾸고, 친환경 유기 농업 중심으로 전환한다.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을 매개로 도시와 농촌 사이의 협력 체제를 만든다. 도시와 농촌의 분리를 넘어서는 대안적 생활양식을 발전시켜 농촌에 다시 젊은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20. (가부장적 가족 중심주의를 넘어 다양한 가족 구성의 권리 보장) 아직도 온전히 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부장제는 가족 내에서 여성, 노인, 어린이를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시켜왔다. 또한 소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이성애에 기초한 혼인과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보호하면서 그 외의 형태로 이루어진 친밀한 관계는 ‘비정상’으로 왜곡하고 있다. 우리는 가족 내에서 소수자일 수밖에 없었던 여성, 노인, 어린이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기존의 가족관련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다. 또한 ‘정상가족’에게만 한정되어 왔던 사회적 보장을 성소수자, 장애인, 비혼자, 동거가족 등 다양한 소수자의 관점에서 다시 재구성하고자 한다.


21. (모든 정책과 실천에 여성의 관점을) 여성주의의 문제의식은 단지 여성만의 관심사일 수 없다. 여성의 관점은 정치 ‧ 경제 ‧ 사회 모든 분야의 정책과 실천을 관통하는 가치이자 원칙이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신자유주의의 최대 희생자인 일하는 여성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다. 여성 노동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으며,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과 사회화를 추진한다. 임신, 출산 등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며, 여성을 소외시키고 상품화하는 문화적 요소들을 제거해나간다. 또한 여성의 정치 참여를 촉진하고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할당제를 적극 활용한다. 


22. (도시 빈민과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 보장) 광범한 도시 저소득층이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에는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 상당수의 영세 자영업자, 노인, 장기 실업자 등이 포함된다. 생계형 노점상의 생존권,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게 급선무다.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형마트를 규제하며, 금융 이용, 상가 계약 등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조리를 혁파한다. 또한 저소득층의 4대 보험료를 긴급 지원한다.   


23. (장애인, 성 소수자 등의 차별 철폐)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장은 결코 ‘시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가 인권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보여주는 보편적 지표다. 따라서 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소수자 인지적 관점이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공교육과 공공시설, 직장에서부터 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을 철폐하고, 이를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해간다.  


24. (1가구 다주택 소유 해체와 공공주택 확대) 주택 소유의 심각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자산 재분배 정책을 펼친다. 우선 1가구 다주택 소유를 단계적으로 금지한다. 신규 건설과 공공 매입을 통해 중앙정부나 지자체 소유의 공공주택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축소하고 주택의 상품적 성격을 크게 약화해,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도 안정된 주거 생활을 누리게 한다. 공공주택이 확대되기까지 과도기에는 민간 임대주택의 세입자 권리를 철저히 보호한다. 


25. (입시와 학벌 지옥을 넘어 인간과 시민을 위한 교육으로) 학벌 권력, 대학 서열 체제 그리고 입시 경쟁의 결합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에너지(사교육비 등)가 낭비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입시 전쟁을 끝내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를 실시한다. 대학 서열 체제는 평준화 체제로 바꾼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국공립 비중을 높이고, 국공립 대학을 전국적으로 통합한다. 등록금을 낮추면서 대학까지 무상 교육을 확대해간다. 입시 경쟁으로 왜곡된 초중등 교육 내용을 바꾸고, 교육 관료가 아니라 학생 ‧ 교사 ‧ 학부모 ‧ 지역사회가 학교의 주인이 되도록 교육 자치를 확대한다.

   

26. (무상 ‧ 공공 ‧ 예방 의료) 한국의 의료 체계는 이미 사적 의료 자본의 이윤 추구 행위가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도 건강보험제도마저 허물어뜨려서 의료를 완전히 돈벌이로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를 해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보장성을 확대하여 무상의료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반드시 공공 의료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지역별로 거점 공공 병원을 신설하고, 보건소의 기능을 강화한다. 이러한 공공 의료 체계에 주치의 제도를 결합시켜 예방 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27. (21세기 한국 현실에 맞는 보편적 복지의 실현) 4대 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골간으로 하는 한국의 복지제도는 치명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엄청난 규모의 복지 사각지대의 존재다. 복지 개혁의 긴급한 과제는 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다. 우선 저소득층에게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동시에 복지제도 전반을 근본적으로 손보아야 한다. 청년 실업과 장기 실업에 대한 대책으로 실업 부조를 도입하고, 기초연금을 보편적 연금으로 확대하면서 그 비중을 높인다. 또한 보육, 간병, 노인요양 등의 복지 서비스를 공공적 방식으로 공급한다. 나아가 모든 시민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제도를 추진한다.     


28. (문화 사회 건설)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만큼 새롭게 확보하는 자유시간은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소비 일변도의 생활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시간의 확대는 곧 모든 사람이 창조 행위의 주역이 되는 문화 사회의 건설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자면 누구나 문화 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민주주의의 정착이 필요하다. 누구나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할 권리를 누리도록 보장한다. 공공 도서관 등 지역 주민이 참여할 문화 공간을 확충한다. 한편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강요하는 획일화에 맞서 문화 다양성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선다.


29. (정보통신이 열어놓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 실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감시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통로와 공간을 열어놓기도 한다. 이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시켜야 한다. 국가와 자본의 감시나 프라이버시 침해를 제도적으로 방지한다. 정보통신 접근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이버 공공영역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언론 독점을 강화하려는 시도들을 저지한다. 또한 오픈 소스 운동 등을 통해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공유 개념에 주목하여 지식과 정보의 민주화 ․ 사회화를 추진한다.  


30.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대중의 참여 관리) 과학기술 영역에서도 권력과 자본의 지배는 어김없이 작동하며, 그 후과는 대중의 삶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맞서려면 과학기술 개발 과정에 노동자 ‧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 공익 연구 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한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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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www.zen.co.kr 에서 퍼온 글이다. 쉽게 접하는 유치한 상담사례같지만 읽어보면 약간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 질문을 올린 사람은 20대의 어린 남자인듯 한데, 굉장히 현명하다. 질문에 대한 첫번째 두번째 답이 사실 기대이하임에도 질문자는 우선 고맙다는 인사부터 하고 그리고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 네번째의 훌륭한 답변과 그에 대한 질문자의 받아들임은 보는 사람까지도 감동을 느끼게 한다.

이런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역시 질문자가 현명하였기에 가능한게 아니었나 싶다. 역시 지혜의 힘은 강하다.




성문제가 고민입니다
익명       2008.10.07   조회 : 330


익명게시판이라 용기를 내어 써봅니다.
여친을 사귄지 일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결혼까지 생각할 나이지만 성문제가 심각합니다.
여친은 섹스를 기피합니다.
일년 반 사귀면서 섹스는 딱 두번이었고
그것도 제가 구걸하고 여친이 인심쓰다시피해서 관계를 가졌습니다.
관계 후에 굴욕적인 기분이 들더군요...ㅠㅠ
저는 여친을 사랑하고 여친도 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섹스문제로 서로가 지친 상태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사이에 섹스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친이 그걸 거부하고 저를 수준낮은 인간으로 보는 눈치여서 많이 괴롭습니다.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둘의 관계가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태로 결혼까지 하면 정말 괴로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여친의 마음을 돌려서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좋은 말씀 부탁드리며 미리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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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반님들이 남겨주신 의견입니다 (10개)
  ♡도반 2008.10.07 01:43     
ㅎㅎㅎ~ 죄송합니다만, 행복한 고민을 하시는 님이 (진심으로) 정말 부럽습니다.
솔찍 저같으면 헤픈 여자보다는 이렇게 몸을 아끼는 여성에게 더 끌릴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정상적으로 건강한 님의 성적 욕구불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여친도 성적의욕이 충분히 있을텐데 다만 그 통로 길을 못 찾으신 것 같네요.

쉽게 얻어지는 건 그 가치를 못 느끼는 것 아시잖아요. 
그러니 이걸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이 얼마나 좋은 스릴입니까? 
서로 결혼까지 생각하고 계신다니, 평안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잘 리드해 보십시요. 

서로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좋은 관계가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아~ 이런 연애 시절의 젊음이 너무 부럽다~ ㅎㅎㅎ~)

  ♡도반 2008.10.07 09:00     
주도권을 여친에게 잡혔군요.
남자가 정이 약해서 쉽게 여자에 마음이 동하는 상태라 보여집니다.
원래 정이 강하면 겉으로는 여자를 밝히는 것 같아도 마음의 중심은 자기안에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남자에겐 여자가 때가 되었다 싶을때 스스로 몸을 허락하기 마련입니다.
여자친구를 존중한다면 그녀가 허락할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그것을 못참는것은 님께서 느끼는 바대로 비참한 일입니다.
가정의 주도권은 남자가 잡아야 남여모두 사회적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우위에 있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입장에서 남자가 리드할 수 있는 
상태가 좋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도 정을 강하게 단련하시어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십시오.
결국 결혼한 후일지라도 지금의 여친에게 마음이 동했던 것처럼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동하여 바람을 피우게 되는 것입니다.
여친은 그 부분을 동물적으로 감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 자기 수양을 게을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도반 2008.10.07 13:27     
질문한 사람입니다.
위에 두분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상황을 좀더 설명드리자면....아, 이거 되게 쑥스럽네요....
제가 색을 밝히는 편도 아니고 건강한 20대말의 남자로 보통의 성적욕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친은....뭐랄까?....성에 대한 태도가 굉장히 차갑습니다. 
정신적인 사랑만이 진짜고 육체적인 건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게 보통 연애관계처럼 밀고 당기고 그런 거라면 저도 좋겠는데요,
그런 게 아니고 도가 좀 지나칩니다. 그냥 싹 무시하고 뭉개버리니...
자존심 상하는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뭐랄까?....그런 거 있잖아요. 
여친이 너무 고상하게 굴어서 제가 괜히 질낮은 인간으로 추락하는 기분...
이게 은근히 짜증나는 일입니다. 
쳇, 그래, 나는 저질이다. 너는 화장실도 안 가고 이슬만 먹고 사냐? 
그런 마음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저도 말이 똑바로 안나오고 자꾸 비꼬게 되고요,
그럴수록 여친은 저를 더 수준낮은 인간으로 보는 것 같고...
친구들이 여친이랑 며칠씩 휴가도 같이 가고 그러는 거 보면 부러운 생각만 듭니다.
제 여친한테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거든요.
데이트해도 밤 열시 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귀가하고요
뽀뽀라도 한번 할라치면 엄청 기회를 노리고 눈치봐가면서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열 번도 안 되네요...ㅠㅠ
얘기를 나눠보면 둘이 마음은 정말 사랑하는 것 같은데 왜 자꾸 이런 식으로 관계가 틀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답답하기만 하네요.  

  ♡도반 2008.10.07 14:46     
젊은 남성의 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또한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여친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구요.  

그런데...여기서 잠깐 멈춰서 (숨도 세번 정도 깊게 들이내키시고)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십이요.  

[1] 앞으로 님도 결혼을 하면 딸을 낳을 수도 있는 데, 
그 보석같은 따님의 이런 상황의 (성)교육을 어떻게 하실 것 같습니까?
(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여친의 마음도 이해하실 수 있게 
님의 생각이 약간은 열리게 자극이 되기만 바랄뿐입니다.)

[2] 혼전에는 주로 장점만 느꼈던 사랑스런 연인이
결혼 후에 한 이불속에서 생활하면서 서서히 신비감은 사라지고
단점이 더 많이 보이는 게 많은 결혼생활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시려면...
지금같은 고민도 상대방의 마음을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 바꾸려기 전에 
님께서 먼저 절충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의 훈련을 하셔야 할겁니다. 
그게 바로 화목한 가정의 뿌리거든요. 

[3] 인간의 모든 근심 걱정은 욕망에 씨앗을 두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런 욕망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 까지 힘들 게 만들게 되구요.  

물론 결혼을 앞둔 남녀가 서로의 동의하에 건강한 성생활을 하는 데 굳이 
나무랄 일은 아닌 것 같지만, 현재 여친께서는 성관계에 마음을 100%
열지 못하고 있는데, 강요하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기에
원만한 관계를 위해 님의 욕망을 조절하는 편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농담같지만, 자주 샅샅이 정복하는 산은 흥미를 잃기가 쉬워요~
솔직히 결혼후엔 아마 이런 고민보다 체력을 쌓으셔야 감당(?)하실 
걱정을 하셔야 할겁니다. ㅎㅎㅎ~

대장부가 한마음 내셔서 조바심 놓으시고!!! 
진정하게 사랑하는 여친이 긴장되지 않게 잘 배려해서
앞으로 꼭 결혼 성사되길 기원합니다. 

  ♡도반 2008.10.08 09:30     
저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말씀드리고 싶네요.  님의 여친이 육체관계를 거부한다고 할때 님께서 여친은 고상하고 자신은 저열한 존재로 취급받는 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셨는데 그러한 느낌이 왜 일어나는가 자신을 살펴보신다면 님의 여친과의 관계가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의 심리라는것이 일단 자기중심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자긴의 생각, 주관에 방해되고 반대된다 싶은 대상을 대하면 자기중심적으로 합리화하기 위하여 모든 생각과 심리작용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나는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관계를 원하는데 그걸 거부하는 너는 그렇게 고상하냐  그런 느낌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면 그속에는 무시당했다는 데 대한 자존심이 올라온 것임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자기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상대방을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상으로 보기보다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상대의 생각과 느낌까지 존중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지요. 

 여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아무리 자유분방한 여성이라 해도 결혼전이라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자유롭고 편하게 상대해줄 수 있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가정에서 딸들에게 시키고 있는 교육적인 영향도 만만치 않지요. 여친이 관계에 응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심정적인 부담을 안겨준 것입니다.  그런 부담과  남자친구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것인가 말것인가로 갈등하는 심리적 부담과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님의 여친의 마음은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것 같네요. 님의 여친이 정말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플라토닉 러브에만 집착하는 유형이라면 처음의 요구에도 절대 응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보통의 여성인데 님의 여친을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은 님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님의 욕망에서 상대를 바라보기에 그러한 느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문제를 먼저 바라보는 것이 문제를 명상적으로 해결하고자 다가가는 기본입니다.  상대의 문제는 아주 잘 보이고 잘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것의 대부분은 자신의 욕망이나 자신의 자존심이 창조해낸것입니다. 그러니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것이지요. 이런 것을 이해하고 상대를 대할 수 있다면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상대에게 자신에게 맞춰달라고 하는 요구를 할 수 있을까요?

남성들의 욕구는 자존심과 하나로 뭉쳐있으니 자신의 욕망을 거부당하면 자존심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이해하는 쪽으로 다가가신다면 앞으로의 결혼생활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성적차이점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생활을 해나갈 바탕이 될꺼라고 생각됩니다. 

한번 허락했으니 두번은 어떠랴  이건 정말 상대를 성적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처사입니다.  님과의 관계를 허락한것도 님께 대한 신뢰가 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허락한 것에 대한 역작용으로 그만큼 불안도 함께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법이지요. 이런 복잡한 여심을 님께서 이십대의 나이에 이해하시기에는 무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들의 속성상 한번 맛을 보면(?)  더 참기가 힘들꺼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래서 그런 고민도 하시는 것이지요.  이렇게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님의 공부꺼리로 삼으시길 바라면서  딸키우는 엄마로서 여친 아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데이트하시길 ....힘들지만 님께서 여친을 아끼려고 혼자 무지하게 노력한다는 것은 여친이 말로 표현안해도 너무나 잘 알것입니다. 그 답례는 결혼이후에  남편에 대한 존경과 감사로 나타날 것입니다... 신뢰받을 수 있는 남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도반 2008.10.08 10:58     
너무 여성입장에서 쓰여졌습니다만 님은 지극히 정상적인 남자입니다. 
그리고 남자가 원래 좀 어리석습니다. 
현명한 여자는 남자의 그런 측면을 내면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남자의 욕구를 두려워하는 나머지 지나친 자기방어를 하게되어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죠. 
여자의 기량은 "받아들임"입니다. 자기가 선택한 남자를 좋은 점만 받아들이고
자기에게 불리하고 더러운 부분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여성으로써 아직 미숙한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의 미숙함이 만들어내는 젊은날의 통과의례라 보시면 될것같습니다. 
현명한 해결을 원하신다면 상대가 변하길 바라기보다는 자기가 변하는 것이겠지요. 

님의 건투를 빕니다. 

  ♡도반 2008.10.08 19:58     
질문 올린 사람입니다.
답변주신 글들을 몇 차례 차근차근 읽어보았습니다.
너무나 소중하고 지혜로운 조언들을 주셔서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코끝이 찡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말씀을 되풀이해서 읽는 중에 제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자기 욕망만 중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상한 체 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의 모습도 실제로는 그만큼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저를 향한 사랑의 마음이 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방금 통화해서 여친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갈등이 봄눈 녹듯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모두 여러 선배님 덕분입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깊이 사랑하겠습니다.

  ♡도반 2008.10.08 23:26     
단숨에 단물을 다 빼먹어 버리면 긴장감과 신비로움을 잃어 버리게 되니
여친께서 이 점은 리드를 잘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대장부 님께서도 정말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렇게 마음 한번 바꿔 생각하면 괴로움의 원인도 없어지는 걸 느끼셨으니
이번 고민으로 정말 큰 지혜를 깨달으셨고, 앞으로 행복한 가정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도반 2008.10.09 04:13     
질문 올리신 분께서 이십대의 나이시지만 무척 현명하고 지혜롭게 문제를 대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본인 스스로 이기적인 사람이었음을 아셨다고 하셨는데  그렇다고 자책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세상에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테니까요.  모든 인간에게 욕망이란 문제는 해당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남성여성 가리고 구분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욕망의 뿌리는 결국 살고자 하고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에서 비롯되어지는 것이니까요.

욕망이 일어난다고  스스로를 탓할 이유가 없지요.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욕망을 두려워하지말고 대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성의 성적욕구라는 것은 강하게 겉으로 드러나기에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지 사실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자기안에서  무수하게 일어나는 온갖 욕망이라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까지  얼마나  강한 이기심과,  시기 질투, 욕심, 이런 것들에 얽혀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지요.

욕망자체가 더럽고  거부해버리고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욕망이 더럽다고 생각한다면 인간존재 자체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은  출가하여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을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횅위를 하지 않으면  성스럽고  행위를 하면 더럽고  이런 고정관념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섹스를 하지 않는다 하여 욕망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우엔 다른 쪽으로  더욱 강하게 표출되는 욕망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성욕이라는 것은 인간의 무수한 욕망중의  한 일부일 뿐인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욕망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자신을 억압하고 자책하는 부담에서는 놓여나게 됩니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부담을 더는 일이 됩니다. 

저의 경험상  여성의 심리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여 겪은 고통이 많습니다.  결혼생활의 가장 큰 문제가  부부간 대화의 부재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말하는 방법과 표현방법은 정말 너무나 다릅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서로  자기문제만 주장하다보면 결국 입을 다물게 되고  이혼까지 가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지요.   
질문하신 분께  두권의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  <여자는 절대 말하지 못하고 남자는 절대 알 수 없는 것>  이 두권인데  저자는 같습니다.  출판사가 기억나지 않는데 제목만 알면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편하게  대하고  그리고  여친의 여성적인 심리와 속성을 이해하고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것 ,  이  두가지가  질문하신 님께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질문하신 분 덕분에  저도 좋은 글 많이 읽을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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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답은 www.zen.co.kr 의 게시판에서 옮겨온 것이다. 이 웹싸이트는 번역가(이자 명상가)인 손민규의 웹싸이트이다.
밑의 질문과 답변은 아마도 최근에 일어난 유명배우(최진실)의 자살을 염두에 둔 것같다.

그 문답의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건 철학의 가장 기초적인 문제 '운명론'과 '자유의지론'에 대한 질문이다. 대답의 수준이 높다. 아마도 손민규의 답변이 아닐런지.

추가. 즉 결국 우리가 - 일반 사람이 - 생각하고 상정하고 있는 '자유의지'란 결국 자유의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말해지는 자유의지는 조건에 의존하는, 즉  연기법에 따르는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What the Buddha Taught'는 설명한다).

이걸 사람들이 알아야할 텐데. 이해하기 어렵고 또 설명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깨닫기 어려운 문제다.











자살도 운명인가요?
익명       2008.10.11   조회 : 50


 
라마나 마하리쉬는 수저드는것까지 미리 정해진 운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자살도 운명이란 말인가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 아니란 말인가요?
 
물론 일반적으로 운명과 마하리쉬가 말하는 운명이 좀 다르겠지만...
 
반면에 니사르가다타는 운명이란 없고 다만 모든것은 단지 우연에 의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입장으로 말했습니다
 
즉 실체가 없는 꿈같은 일이 이세상의 일이란 것이죠
 
결론은 같은데 과정이 다른거죠..



도반님들이 남겨주신 의견입니다 (1개)
  ♡도반 2008.10.12 14:22     
자유의지라고 하는 것은 오직 "무시"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운명의 무게에 휘둘려 지치고 힘들어 자살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유가아니라 속박입니다.

마치 개에게 밥먹으려고 할때마다 전기쇼크를 가하게되면 
전기쇼크가 가해지지 않을때조차 밥을 먹으려하지 않게됩니다만
그 개의 입장에서는 밥먹지 않는 것을 자기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선택의 자유입니까? 먼저 속박당하고 그것을 자기합리화 한 것일 뿐입니다.
개에게는 인간만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나타남은 우연에의해 나타납니다만 시간이란 요소를 인정하는 한
그것은 운명(필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 무엇이 아무것도 없던 지구에 인간이라고 하는 복잡한 지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미리 프로그램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우연"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인간이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은 그것이 
어떻게 되었든 합당한 인과관계를 가지게끔 되어진 "필연"인 것입니다.

니사르가다타는 전체의 관점에서 나타남이 우연임을 말한 것이고
라마나마하리쉬는 부분의 관점에서 나타남의 필연성을 말한 것입니다.
그 둘은 같은 이야기입니다.

자살이 올바른 자유의지로 인한 선택이 되기위해서는
충분히 자기의 운명의 책임을 행복하고 조화롭게 완수한 이후에 
마치 열심히 일한 사람이 집에돌아와 이제 그만 잠을 자려는 평온한 마음에서 
선택하는 것입니다.

"배신당해서"라던가 "재산을 사기당해서"라던가 하는 얼핏 당연해보이는 자살동기조차도
결국은 자기의 욕심때문에 뭔가에 집착해서 생긴 "속박"일 뿐입니다.
그것을 자유의지로 미화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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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어얘기를 보고 있자니 남의 얘기가 아니다. 영어잘하는 내 동생은 과연 어떻게 느끼는지? 밑의 링크따라 시리즈를 다 볼 일이다.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3739

미국에서의 이야기는 아주 간단히 하고 인수위얘기로 넘어갈 요량이었는데 싣니보이가 눈치를 채고 코를 걸었다. 정말 하기 싫은 얘기인데.. 아 띠바. 근데 괜찮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해외 이민자들의 공통된 아킬레스건, 밝히지 못하는 비밀, 끙끙 앓는 속병이니까.

6. 삼십대 중후반. 미국에 왔다.
온지 일주일정도만에 혼자서 Social Security 사무국에 갈 일이 있었다.

며칠전 신청했던 소셜시큐어리티카드의 넘버가 먼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무뚝뚝하게 생긴 뚱뚱한 흑인여자.. 번호를 미리 알려줄수 있겠냐고 했더니 그 여자가 퉁명스럽게 짧은 영어를 내뱉는데.. 근데 그걸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듣기에는 ‘대리벗?’ 이었다. 대리벗? 대디버드? 아빠새? 이게 무슨 소릴까? 번호를 알려달라는데 왜 아빠새냐고 묻는걸까? 몇번이나 아임쏘리를 반복했지만 그 여자는 여전히 ‘대리벗’이었다. 혹시 래리버드? 이년이 착각을 해서 내 이름이 래리버드냐고 묻는건가? 마이네임이즈.. 대기석에 앉아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웃으며 쳐다본다. 아 이 띠바뇬.. 미국 공무원들 다 친절하다더니..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거나 다른 말로 설명을 해줘야지.. 결국 그 여자가 귀찮고 한심하다는 듯 표정으로 종이에 써준다. 그건 놀랍게도 “Date of Birth” 였다. 단 세단어로 구성된 영어를 난 전혀 못 알아들었다. 놀멘놀멘 여행다닐때의 영어와 현실영어와는 천지차이가 있다는 걸 처절하게 깨달았다.

크게 기가 죽었다. 고주몽에게 물어봤다. ‘넌 얼마나 지나서 귀가 열렸냐?’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미국에 왔던 친구다. ‘종일 햄버거가게에서 일하고 남는 시간 티비보고 했더니 한 육개월쯤 지나니까 귀가 열리더라. 근데 넌 지금 나이가 많으니까 한 이년은 걸릴거다.’ 어린이 대상 교육방송을 보는 게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텔레터비 같은 유아용, 취학이전 어린이용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영어를 배우러 Adult School에 갔다. 선생 한명이 내게 유아용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그걸 설명하랜다. ‘버터플라이 이즈 플라잉..’ 텔레터비에서 보고 들은대로 했다. 오케이.. Beginner Class로 가라고 한다. 그 교실로 갔다. 근데 그 반, 맨 노인네들 투성이었다. 선생이 종이 한장을 주면서 내용을 기입하랜다. 신상정보 같은 것들이었다. 이름 나이 학력 주소.. 그걸 읽어보던 선생이 다시 내게로 온다. 4-year college졸업한 거 맞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다른 반으로 가야한다며 날 다른 반으로 보냈다. Intermediate Class였다. 중간반.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실력으로는 초심자반인데, 꼴에 학력은 높으니 중간반에 넣어준다는 거 아닌가. 
초심자반 교실로 들어서는 날 신기한 듯 쳐다보던 노인네들의 눈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한 삼년정도 열심히 하면 영어 잘하겠지. 삼년이 지났다. 영어는 여전히 안된다.
삼년이 더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그래서 삼년이 또 지났다. 근데 여전히 안된다.
그래 또 삼년이 더 지나면 나아지겠지. 삼년이 또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안된다.
(구체적인 과정과 내용들은 생략한다. 차마 알리기 어렵다.)

물론 지금도 처음처럼 그렇게 안된다는 건 아니다. 먹고사는 일에 관련된 영어는 그런대로 문제없이 하면서 산다. 문제는 자기가 익숙한 영어에서 벗어났을 때 발생한다.

① 재작년 오피스를 이사하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의 일이다.

일하는 일꾼들에게 이런저런 작업지시를 해야 했다. “여기에 구멍을 드릴로 요만하게 뚫어서 저쪽에서 온 선을 이리로 뽑아내고 일단 마무리를 한 다음 이것과 연결할 수 있게 준비를 하고, 다시 한쪽 끝을 다시 구멍을 집어넣어 저쪽으로 보내 거기서 다시 똑같이 작업하고, 벽의 마무리는 구멍이 요만한 커버를 사다가 막아야 한다.” 근데 이 얘기가 영어로 그럴듯하게 안되는 것이다. and 와 then이 무지하게 들어가는 짧은 영어.. 스스로 놀랐다. 이런 걸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아직도 문제가 있다니.. 근데 허긴 이런 영어 미국에 와서 처음 해보는 거였다. 한번도 안 해본 거라 당연히 안되는 거였다.

② 작년 씨애틀에 갈 때 중간 기착지 공항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사람의 줄이 짧은 식당을 찾아 섰는데 이름이 생소한 샌드위치 샾이었다. 샌드위치 가게가 원래 주문이 복잡한건 알고있었지만 설마 바쁜 공항내에 있는 곳에서 Custom Order가 있을리는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내가 빵 종류부터 선택해야 했다. 어쩐지 줄이 짧더라니.. 그러나 이미 늦었다. 주문하려다 말고 쪽팔리게 다른쪽으로 갈 수는 없다. 빵종류가 뭐뭐 있느냐고 물었더니 점원 년 무지하게 짜증난 얼굴이다. 마지못해 몇가지를 불러준다. 빵 문화권이 아닌 내게는 아무리 종류를 불러줘야 생소하긴 마찬가지. 다행히 귀에 들리는 게 하나 있길래 그걸 골랐다. 이번엔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고르란다. 예문을 불러달라고 하면 이년 확 신경질 낼거 같다. 얼핏 떠오르는 ‘페스트라미’를 고르자, 연달아 쏘스를 고르란다. 아 띠바 빵 한조까리 먹는게 왜 이리 복잡해.. 실물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정했다. 그 담엔 그 유명한 ‘레리쎈토메이로’ 다행히 아는 거라 문제없이 넘어갔다.^^ 그때 바로 뒤에서 주문 차례를 기다리던 아짐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다. ‘양이 많아 보인다. 하나만 해서 노나먹자’ 양이 많긴.. 샌드위치 반쪽씩으로 모자라서 옆 피자집에 가서 피자 하나를 더 시켜먹어야 했다.

③ 첫 방문환자와 오래도록 얘기해야 하는 Intake가 지겨워서 그걸 다른 직원에게 맡겼다. 그러길 몇 달..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되어 할 수 없이 내가 다시 해야만 했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앵무새처럼 술술 하던, 판에 박힌 말들이었는데 갑자기 뻐걱거리며 잘 안되는 것이다. 부서진 영어가 사정없이 튀어나온다. 머리속에 꾹 박혀 있었다고 생각했던 건데도 안 쓰니까 단 몇달 만에 술술 새어 나가버린 것이었다.

④ 보험회사의 직원 놈 하나가 우리 케이스에 대해 사사건건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건다. 우리랑 관련된 사무실에 여기저기 공문을 보내고 지랄이다. 혹시나하고 관련 법조문을 꼼꼼히 조사했는데 그놈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아니 사실무근이 아니라 오히려 틀렸다. 근데도 중간에 끼인 변호사라는 작자들이 그놈의 요설에 넘어가 그놈의 말에 동조하기까지 한다. 환장할 지경이다. 법을 한다는 변호사넘이 보험회사 직원 나부랭이의 억지에 넘어가다니.. 근데 난 이걸 그들에게 설명할 재간이 없다. 이게 날 더 미치게 만든다. 한국말로 한다면 단 5분 안에 양측을 설득, 굴복시킬 자신이 있다. 근데 영어로 해야 한다면.. 솔직히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다행히 한 변호사가 끝까지 법정다툼을 해줘서 모든게 그 보험회사 시키의 억지라는 걸 밝혀냈다. 그렇지만 그렇게 법정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우리의 reputation은 커다란 손실을 입고 말았다. 한동안 그 새끼때문에 분을 삭이며 일을 처리하느라 무척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 마음고생의 상당부분은.. 영어를 못한다는 자괴감이었다.


미국에서 살면 영어가 저절로 된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영어는 결코 안된다. 아니 피나게 노력해봐야 영어는 안된다. 뇌에 기록이 잘 되지 않는 나이의 사람들 얘기다. 자기가 꿈꾸던 수준의 영어는 결국 꿈으로 끝난다. 그저 겨우겨우 ‘먹고 사는 영어’만 할 뿐이다. 근데 이 먹고사는 생존영어라는 게 굉장히 제한적이다. 자기의 일터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만 써먹는 영어다. 따라서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갑자기 반벙어리가 된다. 또 더 무서운 것은 아무리 먹고사는 영어가 능숙했다 하더라도 잠시만 멀리하면 곧 바로 먼나라 말이 되어버린다. 이민자치고 영어에 한 없는 사람 없다. 그 넘지 못할 까마득한 벽에 가슴을 짓눌리며 산다. 일년 365일을 그렇게 영어에 짓눌리며 산다.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연령층이 30대중반 이후가 다수라고 볼때 이들 늦은 이민자들의 직업은 거의 정해져 있다. 끊임없이 영어를 연마하고 공부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은 이들 이민자들에게는 애당초 무리다. 후다닥 현장영어만 습득하면 사는 데 지장이 없는 그런 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다. 모든게 다 영어때문이다.

그래도 초기엔 참 열심히들 한다. Adult School에 열심히 다니고, 일부러 적극적으로 미국인들과 대화할 기회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 미국인들의 말이 조금씩 귀에 들어오고 내 의견을 떠듬떠듬 말할 수 있게 된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근데 거기가 끝이다. 아무리 해도 그 이상 발전이 없다. 해도 해도 맨날 그 자리이다. 열개가 새로 들어가서 열한개가 빠져나가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물론 하루 24시간 영어에만 매달린다면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팔자좋은 사람은 없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에 치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영어를 금새 익힌 자식들을 선생삼아 집에서 좀 노력해보고 싶지만 이것들은 부모에게 염장만 지른다. 내 누구땜에 이 고생을 하는데 저 싸가지 없는 것이.. 저게 자식이야 웬수야?

이무렵 현장에서 먹고 사는 영어가 그런대로 해결되는 정도가 될때 사람들은 갈림길에 선다. 영어공부에 더 노력해 볼 것이냐 아니면 그냥 먹고 사는 데에만 매진할 것이냐. (물론 영어가 발전해야 사업이 유지되는 경우는 예외가 되겠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여기에서 영어에의 노력을 거둔다. 아니 노력을 거둔다기보다는 ‘해도해도 안되는 영어를 그냥 포기한다’고 하는 게 맞다. 자기 사업 운영하는 데 지장 없고, 청구서에 문제가 있을 때 전화해서 그걸 해결하고, 쇼핑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고, 어쩌다하는 여행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게 다닐 정도가 되면 영어공부에 더 이상 목을 매달리고 싶지 않다. 너무 지겹기 때문이다. 해도 해도 안되는 영어,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 고급 영어가 꼭 필요하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고용해 쓰면 된다. 게다가 자식들이 자라 어려운 영어를 해결해주기 시작하면 이민자는 더더욱 영어공부와 담을 쌓게 된다.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지가 올 때. 이민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바로 이거다. 한국에서 누가 오는거^^ 처음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너 영어 해봐’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다고 한다. 미국에서 살고 있으니 당연히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줄 알고. 나도 그런줄 알았다. 미국가서 살다보면 영어는 저절로 되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이민자의 99%는 당장 외국 식당에 들어가서 친지들이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찾아서 대신 주문해 주는 것도 힘들다. 식당이나 음식에 관한 영어는 별로 해보지도 들어보지도 않았다. 영어와 문화가 딸려 그 간단해 보이는 것도 은근히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같이 여행이라도 하게 되면 문제는 시리즈로 터진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돌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하던 영어도 점점 더 안된다.

영어가 젤 안되는 때는 어떤 상황에서일까? 네이티브 백인과 대화할 때? 아니다. 영어가 가장 안 될때는 바로 한국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이다. 저 사람은 내가 영어를 꽤 잘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근데 난 아니다. 발음을 하더라도 좀 더 굴려야지, 말을 하더라도 좀 빠르게 해야지, 나 영어 못하는 거 눈치못채게.. 이러다 보면 영어는 더 안된다. 내딴엔 멋지게 말했지만 듣던 상대방이 말똥말똥 쳐다보면서 ‘아임쏘리?’하기 십상이다. 같이 있는 한국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화끈화끈거린다.


영어가 큰 바다라면 이민자들은 바닷가 귀퉁이 손바닥만한 얕은 물웅덩이에서만 평생을 찰싹대다 마무리한다. 주민회의에 나가 열띤 토론을 한다거나, 커뮤니티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전혀 없다. 이들에게 영어는 악몽이며 지옥이며 가슴에 응어리 진 천추의 한이다.

이런 이민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소식이 들렸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간단한 영어회화는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


영어 이야기 1
영어 이야기 1.5
영어 이야기 2
영어 이야기 4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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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서 살기 싫어서 한국갈 생각을 많이한다. 그럴때면 항상 대두되는게 자식의 교육문제. 사랑하는 내 자식을 쓰레기같은 한국교육을 받게 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게 하자니 그럼 여기서 살아야 하고 나는 내 애기를 나와 얘기가 통하는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데, 모국어를 어떤 걸로 심어주느냐도 문제.
아~ 쉽지않은 문제다.





'자식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습니까?
2006/11/01 오 전 7:46 | 요팡생각

자식교육이 뭐길래.. 사람들은 이산가족을 자청하고, 전 가족이 짐을 싸서 미국으로 캐나다로 호주로 떠난다. 이거 자식교육 때문인지, 잘하는 짓인지 한번 보자.


(고등학교의 시설이 이 정도이니 내 자식 보내고 싶기는 하겠다)


먼저 이산가족이다. 다음 네가지 정도의 부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 한국에서 범법행위가 있은 후 돈을 급히 빼돌리고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튄 경우. 현지에서의 생활이 상당히 여유로운데 오래도록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이 부류이다. 이런 사람들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

둘째, 부부간에 불화가 잦아 각방을 쓰면서 사실상 별거를 하고 있었는데, 이혼을 하자니 애들에 미칠 영향도 걱정되고 남의 이목도 있어서 망설이다가 그 탈출구를 애들 조기유학에서 찾은 경우. 믿기 싫지만 애환의 기러기 아빠의 대부분은 이 사례다.

셋째, 집에 돈은 넘치게 많은데 아이가 꼴통이라 한국에서는 대학가기가 애당초 글렀고, 그래서 미국에 가면 최소한 영어는 하지 않겠나라는 막연한 기대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경우. 아이들의 한국 출입이 잦고, 문제는 엄마도 철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엄마부터 탈선하기 십상이다.

넷째, 해외 지사 근무로 1-2년 나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아빠만 돌아가고 엄마와 아이들은 남는 경우. 아이들이 미국교육제도에 적응해서 한국으로 가기 싫어한다는 표면상의 이유이지만 사실 숨어있는 진짜 이유는 복잡한 가정 문제다. 정작 아이들은 친구들이 많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엄마가 나서서 교육을 들먹거리며 아빠만 돌려보낸다. 귀찮은 남편과 꼴보기 싫은 시댁식구들이 없는 미국은 엄마들에게 천국이다.


이거 보슈.. 이런 비정상보다는 그래도 평범한 케이스가 더 많지 않겠소?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면 평범한 가정에, 아이들이 그런대로 학교공부에 따라가고는 있지만 좋은 대학은 어렵다고 느껴지는 경우, 아이들 학자금으로 모아놓은 돈도 조금 있고, 게다가 부모가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선진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서 자기가 희생하면서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

또는 아이가 아직 어릴 때 몇 년만이라도 미국에 가서 영어를 습득하게 하기 위해서 무리를 하더라도 아이와 엄마가 한국을 떠나는 경우.

유학이나 지사근무 나왔다가 가족 전체가 눌러 앉는 경우 등등, 이렇게 정상적이고 교육적인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드물다. 부부가 떨어져서 생활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평범한 부부관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조기유학과 이산가족은 엄마들이 결혼 생활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아이들의 유학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탈출구로 삼아, 나와 사랑스런 내 아이들만 외국에서 살고파서 이산가족을 만든 사례가 가장 많다. 무서운 여자들이다.


물론 부모는 한국에 남고 현지에 믿을 만한 친지가 있어서 아이를 그 집에 보내는 경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건 또 다른 문제들이 야기된다. 지금 해봐야 전혀 믿기지 않을 이야기이므로 이건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시 이야기 한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가족 전부가 이민을 가기도 한다.
아버지가 다니던 좋은 직장을, 그것도 전도가 양양한 상태의 직장을, 아이들 교육 때문에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간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결단코 다 거짓말이다.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사면초가에 몰린 남자들이 아이들 교육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그것으로부터 탈출한다. 아버지들에게도 이렇게 자식교육은 현실도피의 아주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 아무리 젊어서부터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느니, 기회만 닿으면 기필코 선진국 미국에서 살아보고야 말겠느니, 우리 아이들만은 선진교육을 받게 해야 하느니.. 해도 사실은 한국에서 더 이상 발붙이기가 어려워 떠나는 경우가 절대 대부분이다.

식당을 해야하나.. 빵집을 해야하나.. 에이 띠바, 어차피 그런 일 할 바에야 미국에 가서 그런 일 하자. 일석이조 아니냐.. 이렇게 결정한다. 그러나 겉으론 역시 아이들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니 쪽 팔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낙오하고 밀려나듯 떠나는 자기 자신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주입한다. 니네들 교육을 위해서 엄마아빠가 모험을 하는 거란다. 씨바. 아이들만 존나 부담된다. 우리땜에 아버지가 희생하는거래.. 띠바.

아버지들, 치사하다. 밀려 나가면서 핑계는 아이들을 대고 아이들에게 부담만 잔뜩 준다.



그래 좋다. 미국에 왔다. 그러나 미국생활, 결코 만만치 않다.

미국에선 부부가 거의 하루종일 일을 해야 겨우 먹고 살고 아이들 교육시킨다. 남편만 나가서 일하고, 부인은 정원 넓은 예쁜 집에서 가사 돌보고 아이들 챙기고.. 이건 미국생활 십년이상 지나 운 좋게 자리를 잡은 후에나 가능할까 말까한 소설 같은 이야기다.

또, 죽을 때까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언어 장벽은 상상 이상으로 인생을 짓누른다. 반벙어리신세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되겠지.. 웃기는 얘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말만 잊어먹고 영어는 하나도 발전이 없다. 영어만 좀 잘 했어도.. 매일매일 매시간 매시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분을 삭인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이민초창기, 한국에서의 폼잡기 좋아하던 생활습관은 좀처럼 버리기 어렵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이민가정들이 미국에 오자마자 소위 ‘폼나는’ 집에 들어가고 ‘폼나는’ 사업체를 찾는다. 누가 한국에서 와서 내가 뭐하는지 보게 될일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미국생활에 도움과 조언을 주던 사람들과도 슬슬 부딪히기 시작한다.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싫다. '난 너하곤 틀려'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다. 고립의 시작이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온건데 엄마라도 꼭 집에 남아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경제적으로 무리가 되는줄 알지만 엄마들은 집에 남는다. 결국 한국에서 가져온 돈을 모두 소진하고 난 다음에야 현실을 깨닫는다. '아 그때 그 사람 말이 맞는구나..' 그러나 늦었다.


자.. 이제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시급해졌다. 이제서야 내가 내 몸을 던지게 되었다. 좀 일찍부터 이렇게 했더라면.. 후회하지만 소용없다. 먹고 살기 바쁜 부부가 하루종일 집을 비우다 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해 진다. 당연히 가정교육이 실종된다.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아이들을 야단치기도 미안하다. 가정교육이 없으니 아이들은 비뚤어지기 십상이고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한다.

미국 문화를 전혀 모르고 영어까지 전혀 안되니 점점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가 없다. 눈이 뒤집혔을 때 고함 지르고 매를 드는 것에만 익숙한 부모는 가끔 경찰서로 끌려가기도 한다. 거기 한번 다녀오면 부모자식간은 거의 끝장이다. 몇대 맞았다고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는 자식을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용서는 물론 이해도 안된다. 이 천하의.. 그러나 가정교육이 결핍되어 정상적 사고가 결여된 이민가정의 어리버리 아이들은 야만적으로 매를 드는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해 콩밥을 먹인 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영어도 못하고 소리만 지르는 부모를 점점 더 무시한다. 툭하면 '내가 누구때문에 여기와서 이 고생을 하는데..' 넌덜머리가 난다. 한국식 사고방식과 자식교육의 망령에 계속 쳐져있는 부모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결국 부모를 적대시하게 된다.

가장 눈꼴 사나운 것중의 하나는.. 별로 미국에 오래 살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집 아이들이 더욱 미국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을 흉내낸다. 갈수록 한국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꼴보기 싫은 부모와 외계인처럼 지내기 위해서이다. 부모자식간이 딴게 아니다. 그저 웬수지간이다.



아무리 핑계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식교육’이 미국땅에 오게 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인데, 이건 자식교육을 오히려 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식교육 때문에 미국 오겠다는 사람 있으면 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릴겁니다’
이 탄식은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험한 사람들의 십중팔구다. 당신 주변에 미국에 이민가서 교육 잘 받고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사회생활하는 가정이 있으면 그게 십중일이다. 아무리 힘들어 보여도 한국에서 일정부분 교육을 해결하고 철 들었을때, 꼭 '보내야 할 아이들'만 유학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어쩌랴 벌써 미국에 온걸..
아이들 빗나가지만 않았어도 일단은 대성공이다. 미국생활 삼사년안에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초조해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집 경우는 남들하고 다르다는 생각을 빨리 버리고 생활전선에 하루라도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 아이가 혼자서 집에 있을 나이가 되었다면 엄마도 무조건 나가 일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에 적응하고 미국을 알아 간다. 집에만 있으면 죽을때까지 미국을 모르고 겉 돌다가 만다. 우울증에 괴롭힘을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이들 교육? 둘째 문제다.
우선 미국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근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다 잘 풀릴거니까.. ^^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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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LA에 사시는 분이 쓴 글이지만, 미국LA를 호주시드니로 바꿔도 과히 틀린 것 없으리.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766

요즈음 들어 충격적인 존비속 살해사건이 이곳 LA지역 한인사회에서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 아버지가 가족을 살해하고 자기도 같이 자살한 사건들인데, 지난 3월 이후 한달여 사이에 4건이나 발생, 총 10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미성년 자녀가 5명 희생됐다.

이런소식을 연달아 들으면서 이거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
내가 주변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한국남자들이 그런 끔찍한 짓을 감행하고 있게 때문이다.

그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게 되었을까?
이민사회에 영원히 적응하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이런 방황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첫째, 몰락한 지위와 빼앗긴 주도권
아버지라면 꼼짝 못하던 어린 자녀들이 미국식 교육을 받으면서, 남편이라면 꼼짝 못하던 순종적 아내가 미국사회에 젖어 들면서, 한국에서 누리던 가장의 지위는 순식간에 몰락하고 만다. 한국식 가부장제에 익숙하던 한국남자들은 이렇게 리버럴하게 재형성되는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 미국사회에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영원한 언어장애인으로 밖에서 고생하던 남자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이다. 갈수록 가족들과의 관계는 소원해 진다. 점점 혼자만 외톨이가 되어버린다. 한국남자들은 일이 끝나도 쉴 곳이 없다. 게다가 여성도 일을 하는 이민사회에서 야금야금 가정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여성에 대한 심리적 위축감으로 그 박탈감은 더욱 심해진다.

둘째, 자신감 상실, 강박관념과 불안감
한국과 같은 수준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남성들은 그들이 가졌던 최소한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한다. 한국서 소위 잘나가던 직업을 가졌었던 남자들이 미국에 와서 페인트공에 정원사로 일하며 겉으로는 ‘미국에 직업의 귀천이 어딨나’ 하면서도 심리적으로는 심한 박탈감에 고통받는다. 영원히 주류사회에 정착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도 더해진다. 남들 말리는데 유난 떨면서 미국까지 왔으니 꼭 성공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은 최소한의 휴식마저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다.

셋째, 꽉 막힌 의사소통의 출구, 탈출할 비상구가 없는 고립
사회적 네트워킹의 부족,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언어 장벽 등으로 기인한 심리적 고립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남자들의 이민생활은 답답함 그 자체이다. 특히 소주잔 한 잔 기울이며 답답한 속마음을 툭 터놓을 친구조차 찾기가 쉽지 않다. 섬처럼 완전히 고립된 이민사회에서 또 다른 고립감이다. 소통이 단절되고 사회적 관계가 사라진 한국남자들은 사회적 기형아가 되어간다.

넷째, 군중속의 고독감
사회적 단절감을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골프모임, 종교모임, 동문회 등 다양한 경로를 찾아 다니며 표면상 나름대로 소통의 통로를 찾는 듯 보이지만 한국남자들은 늘 공허하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나이 들어 억지로 형성한 그 모임이란 것에서 애당초 건전하고 즐거운 사회적 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 모임에서 얻는 상대적 박탈감은 또 하나 스트레스 제공원이 된다. 참석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참석하면 기분이 더욱 나빠진다. 그러나 도태되는 느낌이 싫어 다음주에도 또 모임에 참석한다.

다섯째, 경제권 상실과 배신감
그런대로 경제 사정이 좋을 때는 부부간의 문제나 가족간의 사소한 문제가 봉합되다가도, 경제사정이 나빠진 때에 한 번 악화를 걷기 시작하면 가족의 붕괴는 걷잡을 수 없이 이뤄진다. 아이들은 엄마와 만 대화를 하려 하고 아버지는 집안에서조차 늘 이방인이며 외톨이다. 돈 못 벌어서 무시당한다는 심리적 열등감과 배신감을 힘의 과시로 위장하려 물리적 폭력을 집안에서 행사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물리적 힘의 행사는 곧바로 철창행.. 가족관계는 영원히 끝이다.


미국 속 한국남자들은 이런 고통스런 현실을 피해 매일매일 한국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어린 시절, 젊은 시절 꿈이 있고 친구와 가족과 낯익은 풍경들이 있는 고향으로의 귀향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다.
가면 뭘 먹고 사나, 실패하고 돌아온 나를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아이들 학교는 어떻게 하나..
알카트레즈 탈출보다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들은 또 다시 매일 좌절한다.

불안감과 강박관념, 탈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 절망, 자격지심과 열등감, 그리고 참기 어려운 배신감과 고립감 그리고 매일매일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죽일놈의 좌절.

미국 속 한국남자들은 서서히 정신적 공황상태로 빠진다. 이런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어느 날 개인의 실패를 절감하거나 가족들의 배신에 격분하는 순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극단적 절망에서 동반자살을 감행하거나, 복수심에 가족을 살해해 버리는 것이다.

미국 속 한국남자들.
씨바 이렇게 산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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