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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0.11 [나의詩]로그인
  3. 2008.10.11 [나의詩]詠 自由
  4. 2008.10.11 [나의詩]시드니가는 길
  5. 2008.10.10 [나의詩]불면
  6. 2008.10.10 [나의詩]단풍(丹楓) 外
  7. 2008.10.10 [나의詩] 독도에 서다 外
  8. 2008.10.10 [나의詩]구우골

기 념 사 진
-
백석의 '고향' 변주하여

 

나는 결혼을 앞둔 어느 날

곧 아내가 될 애인과 함께 사진관에 들렀다.
사진관은 길모퉁이건물 4층 후미진 곳의 낡은 문안에 있어

흡사 몇십년을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입구에 전시해놓은 사진하며

빛바랜 액자와 사진속의 사람들 모습하며

모다 한참 지난 모습들이었다.

 

사진관 주인은 우리를 보고

검은 차양앞에 이렇게 모로 앉으라 하고는,

고개를 이래라 머리를 저래라 한참을 시키고나서

조명을 번쩍거리더니 사진을 네방 찍었다.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보여주며

어떤 사진으로 하겠냐고 묻는 즉,

나와 나의 애인은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그 사진속

나와 내 애인은 사진관 자세로 앉아,

나를 보며 웃고 있었는데,

둘의 지나간 시간과

그리고 앞으로의 알지 못하는 미래가 그 미소속에 다 있었다.

 

그 사진속 연인의 모습을 보자

가슴은 먹먹해지고 눈물은 시큰거려

나는

내 아내를

바로 볼 수가 없었다.

 

 

                                                       2005. 3. 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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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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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사랑을 하리라 마음먹었던 때가 있었다
그 사랑에게 다가가기 위한 현관 앞,커서가 깜박인다


사랑을 하기 위하여 나는,
나의 사랑을 원하는 사랑을 찾아야 했고
입력오류 - 존재하지 않는 ID입니다


그 사랑이
나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 다시 시도하시겠습니까?


내가 먼저
그 사랑을 사랑해야 했다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면 비밀번호찾기를 눌러주세요


이윽고 그 사랑이
나의 사랑을 사랑하려할때에
김태경회원님 최인선닷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는 그에게
그리고 그 또한 나에게
로그,
인 .
되었다



마치 내가 사랑을 하리라 마음먹었던 것처럼




                                                  2005. 1. 12 
                                         백년後에 추억하며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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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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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背   寂   降   一    詠

      後   寞   下   虎    自

      遺   天   於   不    由

      吼   地   山   食

      見   流   求   三

      夕   鮮   食   日

      陽   血   糧   後

 

영자유                     자유를 읊음

 

 

일호불식 삼일후       한마리 호랑이가 삼일을 먹지 않은 후에

강하어산 구식량       산에서 내려와 먹이를 구한다

적막천지 유선혈       적막한 천지에는 선혈이 흐르고

배후유후 견석양       등뒤로 포효를 남기고, 석양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내가 지은 최초이자 최후의 한시가 되겠다.

이 시를 통해 비로소 나는 일호님이 되시었다(10년 전 작품)

 

Posted by 일호 김태경
,


시드니 가는 길

 

아침밥,

김치에 된장국 후루룩 먹고서는

길 모퉁이 골목에 나 앉았다

 

분주한 아침이 끝나고

모두들 제자리로 들어간 지금

태양은 중천에 올라

짧아져가는 내 그림자

이젠 너도 이 땅을 떠나려나보다

 

삼십삼년의 무게는 어느 주머니에도 남아 있질 않고

이곳 저곳 뒤적거리던 분주한 나의 손은

이윽고 하늘향한 빈 손바닥에 손금만이 선명하다

 

내가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때로는 웃다가

이제는 내가 이 곳을 떠나니

내게 남겨진 것 없는 만큼

너 또한 내게 빚진 것 없으리라

 

허나, 메아리하나 없는 골목길의 끝에서

차마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까닭은

바로 나였던 쓸쓸함을 남겨두는 나의 미안함이니

마지막 눈길로

지난 나의 등을 어루만져줌이라

 

과연, 어느 길이라고 쓸쓸하지 않겠냐마는

 

 

                                                  2004. 12. 16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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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면

  

기다림은 초조함을 낳고

초조함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불면을 낳고

그 불면은 다시 잠을 기다린다

 

잠이 오지 않는 기다림의 밤

먼동의 새벽까지 불면과 팔베개를 하고 있는 나

내가 부른 것은 잠이었으나,

나를 찾아온 것은 불면이었으니,

 

잠이 들기 위해서는 잠을 기다리면 안 된다.

 

 

2004. 12. 17.

一虎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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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풍

 

 

단풍들었다

청계산 계곡 나뭇가지끝에

약수터 입구 구절초뿌리끝에

단풍들었다

 

은행나무잎 가운데부터 노랗게

졸참나무 떡갈잎 이제 그만 낙엽색으로

단풍들었다

 

바람은 서거걱 단풍잎 사이로 휘돌아나가

매봉우리 송전탑부터

저기 저 구름뒤 하늘까지도

단풍들었다

 

낙엽이 쌓여 켜켜이 길 검어지고

그 길 하늘로 뻗어 먹구름 내려 앉으면

 

이윽고 단풍 우수수

흑 흑 흑단풍되어

나뭇잎시체위로 내리는 첫눈

 

그때까지 청계산 단풍들었다

 

 

                                  2004. 11. 2.

                                  一虎 김태경

 






 

스무살의 하루와 십삼년 후

 

잠을 잔다

잠에서 깼다

할일이 없다

 

밥을 먹는다

밥을 다 먹었다

할일이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을 다 생각했다

할일이 없다

 

나는 아무런 할 일이 없어

흐르는 시간과 마주 앉았다

 

스물스물 다가와

곧장 옆으로 빠져나가는 시간

마치 비행기의 날개와 만나는 공기처럼

계곡의 돌들을 지나치는 물줄기처럼

만났으나 만나지 못하는 너와 나

 

나는 아무런 할 일이 없는 채

만날 수 없는 하루속에 앉아 있었다

 

아직 남은 약간의 기다림과 외로움

그러나 나는 자유

 

 

                                2004.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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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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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서다


그리워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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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 눌러본다

최근 수신번호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이냐

최근 발신번호

 

서비스 지역을 벗어났다

여기는 독도

기지국 없음

 

- 2004. 5. 27

 

 








 

Source - Karma of DNA

 

 

한 점이 뚜벅뚜벅 다가와

일대일 실물사이즈가 되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본다

그 사람의 손은 내 손을 잡아 흔들고

나의 귀는 그 사람의 성대를 지나온 소리를 잡아챈다

 

다시 그 사람의 얼굴을 본다

이마,안경,귀,코,입,턱,목

 

다시 그 사람은 입을 오물거린다

내 귀에 들어오는 그 사람의 파동

 

그리고 마지막 그의 눈

안경 너머의 그 빛이

내 눈과 마주치면

 

다운로드를 완료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하시겠습니까?

 

나에겐 마우스가 없다

 

                                        2004. 10. 11.

 

 

 








 

 

퇴근 2

 

 

 

라마르크의 개선행진곡에 맞추어

 

100미터 골목길 가로등부대 도열하고 있다

 

 

 

위대하신 승리자시여

 

이 개선문을 밟고 오소서

 

이 광명, 비록 밝지 않고 미약할 지라도

 

당신의 머리위에 영광으로 내리리니

 

어서 오소서

 

전장의 소음을 뒤로 한채

 

군악대의 휘파람속으로 들어오소서

 

 

 

위풍도 당당하다 열병식

 

정확히 20미터 가로등과 보안등

 

앙상한 가로수의 밤바람사이로

 

하루의 끝에 선 개선장군

 

보무도 당당히

 

말없이 그리고 말없이

 

사열하고 있다.

 

 

 - 2004. 5. 27 퇴근길에

 

 

 

 

 

 

퇴근 1

 

 

해도 역시 지 쉴자리로 돌아갈때에

 

얼마나 수고하였느냐

 

너의 어깨에 그 짐

 

 

 

발바닥에 느끼는 무게만큼이나

 

머리는 겨우 고개마루에 걸리어 있다.

 

 

 

호탕한 웃음 내지 통쾌한 박수

 

껄껄껄 내치어 본다 내 어깨에 그 짐

 

날려버려본다 생활의 유압

 

 

 

수고한 자들이여

 

부메랑을 보았느냐?

 

너에게로 돌아갈 것이니

 

천국이 다 너의 것이로다

 

 

- 2004. 5. 27

 

 

 

 

 

 

그 순간

 

 

너를 보았다.

 

머리에 갈색 잎사귀

 

눈가에 지긋이 피어나는

 

보랏빛 옅은 그림자

 

반짝이는 볼하며

 

그 코끝은 얄밉게도 오똑하기만 하구나

 

귀밑에 차가운 앵두머리

 

목선은 어찌 그리 도도하더냐

 

곧 터져버릴 붉은 입술이 움찔하는 그 순간에

 

태양은 너에게 녹아들어

 

콰콰쾅!

 

그리하여

 

너는 내게 천사가 되었다

 

너를 본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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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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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詩]구우골 

2005/02/09 13:44



어둠안에서..

  

어둠과 사람과 사랑과 빛

사랑은 빛을 사람은 어둠을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온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사람과 사랑은 어둠과 빛은

언제나 영원하고 외로운 자연의 법

구우골 숫잘 셀 수 있다면

그날까지 영원하다

 

 

이 시를 쓴 건 아마 재수할때인 것 같습니다(아니면, 대학교1학년때였거나)

대충 15년전에 쓴 겁니다.

이 시는 미완성인채로 노트에 끄적거려져 있었는데,

이 것을 대학교때 재철이(지금 지철스님)에게 보여준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재철이가 좋다고 하면서, '구우골 숫자'가 뭔지 물어봤더랬습니다.

저는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었지요.

 

이 시를 쓰게 된건, '구우골'이라는 단어를 접하고 그 느낌을 가지고 썼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구우골'이라는 단어를 까먹게 되고,

그래서, 재철이가 물어봤을때도 정확한 대답을 못했는데,

나중에, 구우골이라는 단어를 다시 또 접하게 됐습니다.

바로 Google.com 구글닷컴이지요. 구글은 바로 구우골에서 딴 말이더군요.

제가 어렸을때 썼던 이 시가 생각나서, 예전에 썼던 노트들을 뒤적거렸지만,

그 노트를 찾을수가 없어서 포기했는데, 어제 짐정리할때 다른 수첩에서

이 시가 나왔습니다.

 

제가 끄적거린게 아니라, 곱게 프린트되어서 수첩사이에 끼워져 있더군요.

그때 이 시를 써 놓고 제목을 상당히 고심했는데, 보니까 '어둠안에서..'라고 되어있네요.

제목이 좀 별로고 특히 1연의 3행과 4행도 퇴고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여튼, 가끔 기억속에서 되살아나서 압박을 주던 시였는데,

찾아서 홀가분하군요. 어렸을때 쓴거라 좀 유치하긴 하지만 제게는 반가운 낙서입니다 ^^

 

 

 

 

 

 

어둠안에서..

 

 

어둠과 사람과 사랑과 빛

사랑은 빛을 사람은 어둠을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온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사람과 사랑은 어둠과 빛은

언제나 영원하고 외로운 자연의 법

구우골 숫잘 셀 수 있다면

그날까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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