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이 확실히 늘었다. 교민매체를 보면 이제 10만을 바라보네 어쩌네 하는데 지나친 말이 아닌듯 하다. 같은 전철 칸에 한국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적이 없다. 아침 출근길이건 한가한 오후건간에 한국사람 한 둘은 반드시 있다. 작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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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스무살이 안 된 A는 한국말이 아주 유창하다. 읽기도 불편하지 않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보통 교민2세들은 한국말이 서투르게 마련이다. 부모 모두 낯선 나라에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이다. 한국말을 들을 기회가 없는 아이들은 당연히 말이 서툴고, 읽기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말이 유창한 아이들은 부모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거나 한국드라마를 많이 본 경우이다. 한국드라마도 부모와 같이 보는 것이니 결국 얼마나 부모와 같이 시간을 보냈느냐가 한국말을 잘 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앞서 말한 A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듯 하다. 자동차도 아우디를 가지고 있고(한국돈으로 한 이천만원정도), 취미로 비행기면허까지 가지고 있다고 하니, 분명 돈 많은 집임에 틀림없다. 부익부 빈익빈은 인문학적인 인프라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 한국말 못하는 교포2세 3세들을 보거든, 뿌리없음을 탓할게 아니라, 그들의 신산스러운 삶에 대해 연민을 가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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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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