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지낸지도 5년이 넘었습니다. 제가 여기와서 가장 많이 배운 건 바로 요리입니다. 요리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을 한 것도 아니고요,매일 집에서 밥해먹고 살다보니, 5년전보다 제 요리실력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최근에 방학동안 집에서 제가 해 먹은 것만 해도, 사시미용 연어를 사다가 초밥을 만들어 먹었고요, 가쓰오 부시 소스로 일식덮밥 돈부리를 해먹었습니다. 갈비찜은 아저씨 두명을 집에 불렀을때 했고요. 그때는 감자를 손으로 갈아서 감자전도 했네요. 공원에 가서 직화구이해먹으려고 직접 꼬치까지 만들었고요. 아~ 다시마국물을 내서 꼬치오뎅도 해 먹었군요. 이러니, 가정의 평화에도 도움이 안 되지요. 부엌에만 들어가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요리할때 그릇 집어던지는 건 예사입니다. 식후 설겆이는 대개 아내가 합니다만, 요리할때 나오는 설겆이거리도 보통이 아닙니다. 자취생활할때 주부습진이 걸린 적이 있는데요-그때는 부엌일도 별로 안했는데 말이지요-, 이러다가 또 주부습진이 재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손목도 아프고요, 담배불에 조금 데는 건 화가 안 나는데, 프라이팬의 기름이 조금만 튀어도 앗 뜨거를 백번도 넘게 합니다. 애들이 부엌근처만 와도 신경질부리기 일쑤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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