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시] 무사의 죽음*


 

여기 무사의 슬픈 독백이 있다.

 

나의 말은 칼이었다.

나의 칼은 정의였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칼이었다.

나의 칼은 원칙이었고 나답게 살고자 하는 칼이었다.

나의 칼은 모든 억압과 구속, 간섭을 거부하는 자유였으며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은 평등이었다.

이 모든 나의 칼은 눈물이었으며 그 눈물은 사람사는 세상이 되게 하는 비료였다.

 

허나 나의 칼은 세상을 다듬을 수 없었다

보이는 것은 나의 칼이 깎는 사과가 아니라 칼 끝의 뾰족함뿐이었다.

나의 칼로 깎는 사과는 아무도 원하지 않았고

더 이상 사과를 깎게 될 수 없었을때

나의 칼은 외로워 눈물을 흘렸다.

 

나는 위로하였다.

너는 결코 녹슬지 않는다고

그리고 나는 칼집이 되어 나의 칼을 받아 주었다.

 

하여 이제 그 칼은 영원히 잠드노니

그것은 무사의 운명.

 

녹슬 수 없는 칼과

더이상 흐르지 않는 그의 눈물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이자 나의 유일한 대통령인 노무현을 추모하며

2009. 5. 25. 一虎

 






1. *
제목은 이곳(김규항의 글)에서 따왔다.

2. 다른 곳에서 이미 말한 바, 그의 유서는 소설 칼의 노래에 나오는 이순신의 말 같았다.

3. 비슷한 맥락의 얘기가 이곳에도 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