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받은 ‘어머니로부터의 유산’은 무엇일까. 마야는 독서와 사람에 대한 사랑을 꼽았다. “어머니는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삶과 사랑을 경험하셨다. 모든 사람은 똑같다고 늘 강조하셨다. 책을 가까이하셨고 우리에게도 엄청난 양의 책을 읽게 하셨다. 특히 언어를 사랑했다. 오빠가 영감을 불어넣는 연설을 하는 것도 어머니 영향인 것 같다.”
미국대통령의 이름은 이제 오바마가 됐다. 난 오바마의 어머니를 생각해본다.
그 여자는 피부가 우유빛처럼 하얀 미국의 백인여자다. 어린나이에 대학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한다. 그 남자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남자다. 케냐의 남자와 이혼한 후 다시 재혼한 남자는 인도네시아 남자다. 이 남자와는 딸을 낳았다.
1세계에 사는 이 여자는 두번 결혼을 했는데, 모두 둘 다 3세계의 남자였다. 이 여자가 흑인남자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은 나중에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말하자면, 충주에 사는 한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가 한번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고, 이 남자와 이혼한 후 다시 모잠비크출신의 남자와 재혼을 해서 딸을 낳았다고 할까?
오바마가 대단한게 아니라 오바마의 엄마가 대단한 여자라는 생각이다. (오바마도 똑똑해 보이지만 오바마의 생부도 굉장히 인텔리젼트해보인다. 오바마의 엄마는 흑인남자를 사랑한게 아니라 인텔리젼트한 남자를 사랑했던 듯)
[단독] 여동생 "오바마 순한 얼굴 뒤에는 지독한 승부욕 감춰져 있어"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민주당 오바마 당선자의 이부(異父) 여동생 마야 소에토로 응(38·사진). 그는 “존 매케인은 할 수 없고 오바마는 할 수 있는 게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하와이 라피에트라 고등학교 교사인 마야와의 만남은 지난 4월15일 하와이대학에서 이뤄졌다. 한국언론재단과 미 동서센터(EWC)의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 인터뷰는 당시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비보도 전제로 성사됐으나, 4일 오바마가 당선됨에 따라 공개한다.
마야는 오바마의 어머니 스탠리 앤 던햄(1995년 사망)과 인도네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마야는 1976년 오빠가 하와이의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3일 사망)의 슬하에 들어갈 때까지 같이 지냈고, 이후 1년에 한두 번씩 만나며 우애를 다졌다.
마야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오바마는 ‘가장’이었다. “내가 9살 때 엄마가 두 번째 이혼을 하면서 오빠는 가족의 중심에선 남자였다. 나를 키운 건 엄마지만 나를 가르친 건 오빠였다. 책과 음악, 자원봉사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다. 아빠가 할 일을 오빠가 대신했다.”
사람들이 모르는 오바마의 비밀을 하나 알려달라고 했다. 마야는 순해 보이는 오바마 얼굴 이면엔 지독한 승부욕이 감춰져 있다고 귀띔했다.
오바마가 받은 ‘어머니로부터의 유산’은 무엇일까. 마야는 독서와 사람에 대한 사랑을 꼽았다. “어머니는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삶과 사랑을 경험하셨다. 모든 사람은 똑같다고 늘 강조하셨다. 책을 가까이하셨고 우리에게도 엄청난 양의 책을 읽게 하셨다. 특히 언어를 사랑했다. 오빠가 영감을 불어넣는 연설을 하는 것도 어머니 영향인 것 같다.”
마야는 민주당 경선 초반까지 오바마의 유세를 지원했다. 유세 지역에 며칠 먼저 도착해 분위기를 띄우는 게 역할이었다. 하지만 한마디 말 실수가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경선 중반부터 활동을 거의 접었다.
잠시나마 미 대선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네거티브 공세가 가장 힘들었다. 비난을 위한 비난이 난무했다. 오빠와 아버지가 무슬림 광신도라는 둥 왜곡된 악성 루머들이 인터넷에 쏟아져 순식간에 확대·재생산됐다. 오빠가 이를 미리 경고해 줬지만, 막상 직접 대하니 당황스러웠다”고 마야는 회상했다.
마야는 그동안 유세 연설을 많이 한 듯했다.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눈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호놀룰루(하와이)=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미국인의 마음 어떻게 사로잡았나? '몽상가' 오바마가 보여준 '공감'의 힘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
[키워드 #1] 몽상가
오바마가 이겼다. 예상된 승리였지만 놀라운 것은 놀라운 것이다.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내게는 오바마 같은 '몽상가(dreamer)'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자'라는 미국 대통령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오바마는 몽상가다. 나의 평가가 아니라 오바마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이복 여동생 마야(어머니가 인도네시아 남자와 재혼해 낳은 여동생)가 내린 평가다. 마야의 말로는 자기네 식구들은 전부 몽상가란다. 현실을 보고 실속을 차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생 손해만 보고 살 사람들이란 뜻이다.
[키워드 #2] 거지
예닐곱 살 무렵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다. 거지가 많았다. 어머니 앤은 거지만 보면 돈을 쥐여주었다. 이런 어머니를 보고 의붓아버지는 오바마에게 충고했다.
"여자들은 저렇게 어리석단다. 생각해 보렴. 네 호주머니에 돈이 얼마 정도 있니? 그리고 세상에 거지들은 몇 명이나 될 것 같니? 남자는 강해야 한단다. 강하지 않으면 힘센 자가 네 재산을 빼앗고 네 여자를 빼앗고 말 거야."
그러고는 오바마에게 권투연습을 시켰다. 동정심 때문에 손해만 보고 사는 몽상가 어머니와 지독하게 현실적인 의붓아버지. 정반대의 세계관이 충돌한다. 오바마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정답은 어머니다.
그로부터 15년 정도 지났을 무렵 오바마는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에서 흑인 빈민운동을 하고 있었다. 동료 운동가 마이크 크루글릭의 전언. 오바마와 함께 커피숍에서 나오는데 젊은 거지 한 명이 오바마에게 다가와 구걸했다. 오바마는 어떻게 했을까?
"제 생각에 당신은 구걸보다 더 나은 걸 할 수 있어요. 당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훨씬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제 기분도 좋아질 것 같군요."
20대 중반의 오바마는 어머니보다 한 술 더 뜬다. 어머니는 돈만 주는데 오바마는 더 근본적으로 거지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달려든다. 주먹이 날아올지도 모르고 다른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키워드 #3] 공감
어머니 앤이나, 오바마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는 공감(sympathy)의 능력이 두드러진다. 그냥 내 생각이 아니라 오바마의 생각이다.
"공감은 내 윤리관의 핵심이다. … 내가 지닌 대부분의 가치기준과 마찬가지로 공감이라는 가치도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오바마는 비슷한 얘기를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덴버의 스타디움. 8만의 청중들이 주인공 오바마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광판에선 오바마의 일생을 담은 동영상이 흘러나온다. 10분짜리 이 동영상에서 윤리관이나 철학 비슷한 얘기는 딱 하나 나온다. 바로 공감이다. 오바마의 내레이션이다.
"어머니가 정말 화내는 경우는 하나였습니다. 어머니가 잔인한 것을 봤을 때입니다. 누군가 괴롭힘을 받을 때, 누군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입니다. 제가 그런 짓을 하는 걸 보시면 정말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네가 그 사람의 입장이라면, 네 기분이 어떻겠니?' 이 간단한 생각을 어려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생각은 언제나 저와 함께 했습니다."
비슷한 말이 동영상이 끝나갈 무렵 다시 한 번 나온다.
"어머니께서 항상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 입장이라면 기분이 어떻겠니?'"(Imagine what it’s like in somebody else’s shoes )
이것이 오바마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흑인 오바마가 맨주먹으로 세계 최강자에 오른 비결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상처를 보이지 않게 감싸는 공감 능력은 오바마의 주특기인 연설에서 찬란한 빛을 발한다. 이런 연설은 청중들의 마음 속에 화살처럼 날아가 꽂힌다. 오바마를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2004년 전당대회 연설의 한 대목.
"시카고 남부 흑인 빈민가에 글을 못 읽는 아이가 있다면 비록 제 아이가 아니더라도 저한테는 중요한 일입니다. 어떤 어르신이 약값을 낼까 집세를 낼까 고민하고 있다면 비록 그분들이 제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라도 제 인생은 가난해집니다. 어떤 아랍계 미국인 가족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정당한 법 절차를 적용 받지 못한다면 그건 제 자유가 위협받는 겁니다. '나는 내 형제를 지키고 내 누이를 지키는 자라' 이 나라를 움직이는 것 이런 기본적인 믿음입니다."
믿기 어렵다면 유튜브에 들어가 보라. 오바마 연설 동영상이 널려 있으니 들어 보라. 오바마 영어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청중들이 언제 박수를 치는지 보라. 오바마의 이야기가 청중들 자신들의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 박수가 터져 나온다.
오바마는 청중들이 느끼는 감정의 동선을 귀신 같이 따라간다. 그것이 공감의 힘이다. 평생 손해만 보고 살 것 같은, 순진해 빠진 몽상가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비밀의 한 축이 바로 공감이다. 몽상가의 예민한 공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마음을 얻은 자가 세상을 얻는다.
[키워드 #4] 변화
오바마는 이런 연설을 가지고 '변화'를 이야기 한다. 새삼스러운 슬로건은 아니다. 사실 '변화'는 진보주의자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꼭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오바마의 변화'에 열광하는 건 이유가 있다. 오바마는 변화에 공감을 섞는다. 오바마의 변화는 그냥 변화가 아니다. 거의 항상 '우리(We)'가 붙어 있다. '나의 변화'가 아니다.
오바마가 연설하는 단상에는 항상 이런 슬로건이 붙어 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CHANGE WE CAN BELIEVE IN)', '우리가 필요한 변화(CHANGE WE NEED)' ….
내가 진보주의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진보의 일패도지한 상황은 진보를 위해서나, 보수를 위해서나 좋을 게 없다.
대한민국 진보진영이 미국의 새로운 진보 오바마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면 '공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감'이야말로 진보의 핵심가치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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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1] 몽상가
오바마가 이겼다. 예상된 승리였지만 놀라운 것은 놀라운 것이다.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내게는 오바마 같은 '몽상가(dreamer)'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자'라는 미국 대통령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오바마는 몽상가다. 나의 평가가 아니라 오바마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이복 여동생 마야(어머니가 인도네시아 남자와 재혼해 낳은 여동생)가 내린 평가다. 마야의 말로는 자기네 식구들은 전부 몽상가란다. 현실을 보고 실속을 차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생 손해만 보고 살 사람들이란 뜻이다.
[키워드 #2]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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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닐곱 살 무렵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다. 거지가 많았다. 어머니 앤은 거지만 보면 돈을 쥐여주었다. 이런 어머니를 보고 의붓아버지는 오바마에게 충고했다.
"여자들은 저렇게 어리석단다. 생각해 보렴. 네 호주머니에 돈이 얼마 정도 있니? 그리고 세상에 거지들은 몇 명이나 될 것 같니? 남자는 강해야 한단다. 강하지 않으면 힘센 자가 네 재산을 빼앗고 네 여자를 빼앗고 말 거야."
그러고는 오바마에게 권투연습을 시켰다. 동정심 때문에 손해만 보고 사는 몽상가 어머니와 지독하게 현실적인 의붓아버지. 정반대의 세계관이 충돌한다. 오바마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정답은 어머니다.
그로부터 15년 정도 지났을 무렵 오바마는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에서 흑인 빈민운동을 하고 있었다. 동료 운동가 마이크 크루글릭의 전언. 오바마와 함께 커피숍에서 나오는데 젊은 거지 한 명이 오바마에게 다가와 구걸했다. 오바마는 어떻게 했을까?
"제 생각에 당신은 구걸보다 더 나은 걸 할 수 있어요. 당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훨씬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제 기분도 좋아질 것 같군요."
20대 중반의 오바마는 어머니보다 한 술 더 뜬다. 어머니는 돈만 주는데 오바마는 더 근본적으로 거지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달려든다. 주먹이 날아올지도 모르고 다른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키워드 #3] 공감
어머니 앤이나, 오바마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는 공감(sympathy)의 능력이 두드러진다. 그냥 내 생각이 아니라 오바마의 생각이다.
"공감은 내 윤리관의 핵심이다. … 내가 지닌 대부분의 가치기준과 마찬가지로 공감이라는 가치도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오바마는 비슷한 얘기를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덴버의 스타디움. 8만의 청중들이 주인공 오바마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광판에선 오바마의 일생을 담은 동영상이 흘러나온다. 10분짜리 이 동영상에서 윤리관이나 철학 비슷한 얘기는 딱 하나 나온다. 바로 공감이다. 오바마의 내레이션이다.
"어머니가 정말 화내는 경우는 하나였습니다. 어머니가 잔인한 것을 봤을 때입니다. 누군가 괴롭힘을 받을 때, 누군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입니다. 제가 그런 짓을 하는 걸 보시면 정말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네가 그 사람의 입장이라면, 네 기분이 어떻겠니?' 이 간단한 생각을 어려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생각은 언제나 저와 함께 했습니다."
비슷한 말이 동영상이 끝나갈 무렵 다시 한 번 나온다.
"어머니께서 항상 하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 입장이라면 기분이 어떻겠니?'"(Imagine what it’s like in somebody else’s shoes )
이것이 오바마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흑인 오바마가 맨주먹으로 세계 최강자에 오른 비결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상처를 보이지 않게 감싸는 공감 능력은 오바마의 주특기인 연설에서 찬란한 빛을 발한다. 이런 연설은 청중들의 마음 속에 화살처럼 날아가 꽂힌다. 오바마를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2004년 전당대회 연설의 한 대목.
"시카고 남부 흑인 빈민가에 글을 못 읽는 아이가 있다면 비록 제 아이가 아니더라도 저한테는 중요한 일입니다. 어떤 어르신이 약값을 낼까 집세를 낼까 고민하고 있다면 비록 그분들이 제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라도 제 인생은 가난해집니다. 어떤 아랍계 미국인 가족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정당한 법 절차를 적용 받지 못한다면 그건 제 자유가 위협받는 겁니다. '나는 내 형제를 지키고 내 누이를 지키는 자라' 이 나라를 움직이는 것 이런 기본적인 믿음입니다."
믿기 어렵다면 유튜브에 들어가 보라. 오바마 연설 동영상이 널려 있으니 들어 보라. 오바마 영어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청중들이 언제 박수를 치는지 보라. 오바마의 이야기가 청중들 자신들의 이야기로 바뀌는 순간 박수가 터져 나온다.
오바마는 청중들이 느끼는 감정의 동선을 귀신 같이 따라간다. 그것이 공감의 힘이다. 평생 손해만 보고 살 것 같은, 순진해 빠진 몽상가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비밀의 한 축이 바로 공감이다. 몽상가의 예민한 공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마음을 얻은 자가 세상을 얻는다.
[키워드 #4]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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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이런 연설을 가지고 '변화'를 이야기 한다. 새삼스러운 슬로건은 아니다. 사실 '변화'는 진보주의자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꼭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오바마의 변화'에 열광하는 건 이유가 있다. 오바마는 변화에 공감을 섞는다. 오바마의 변화는 그냥 변화가 아니다. 거의 항상 '우리(We)'가 붙어 있다. '나의 변화'가 아니다.
오바마가 연설하는 단상에는 항상 이런 슬로건이 붙어 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CHANGE WE CAN BELIEVE IN)', '우리가 필요한 변화(CHANGE WE NEED)' ….
내가 진보주의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진보의 일패도지한 상황은 진보를 위해서나, 보수를 위해서나 좋을 게 없다.
대한민국 진보진영이 미국의 새로운 진보 오바마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면 '공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감'이야말로 진보의 핵심가치라 할 만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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