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호님께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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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9.02.20 | 조회: 196 |
첨 부 |
조심스럽지만, 제가 이해한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감시'가 일어날 뿐이지요. 우리는 어떤 때에 주시하려고 노력하나요? 행복하고 기쁨에 넘칠 때 '주시'해야겠다는 생각이 일어나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행복감을 느낄 때 "이 행복을 주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어나나요? 우리가 '주시'하려는 생각을 일으킬 때에는 분노나 미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분노와 미움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수사를 쓰는 것일까요? 무엇을 기준으로 부정적이라는 말인가요? 자기 스스로 구축해 놓은 '자기 이미지'에 부응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나는 항상 우아하고 평화로운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런 이상향에 맞지 않으니까 부정적 감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사실, 분노와 미움이라는 감정 자체는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자기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감정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내가 구축해 놓은 '자기 이미지'를 기준으로 볼 때 부정적이라는 말이지요. 이 '자기 이미지'란 무엇인가요? "나는 마땅히 이러저러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이상향이지요. 그런데 내가 그 이상향과 딱 부합되는 사람이라면 그런 이상향 자체를 가질 필요가 없지요? 어떤 이상향이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이상향과 어긋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상향과 어긋나는 사람'이 바로 지금 그대로의 내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이상향을 가진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의지의 밑바닥에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주시'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그 이상향에 부합되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뜻이고, 그 밑바닥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과 미움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죄인으로 만들어 놓고 그 죄인을 감시하는 것이지요. 죄수와 간수의 이중역할을 수행하는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시'의 정체입니다. 그래서 제가 주시가 아닌 '감시'라고 말하는 것이고요. 사실, 인간이 메커니즘이라는 말은 조금만 자신을 관찰해보면 쉽게 수긍이 갑니다. 어떤 인간도 이 메커니즘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그 메커니즘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어떻게 전개해 나가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아래 글에서 우리는 작용에 이어 즉각 반작용을 일으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작용이 전개되는 방식은 반작용 외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일까요? 만일 반작용이 아닌 다른 식의 전개방식이 있다면, 여기서 우리는 어렴풋이나마 주시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될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럼 감시가 아닌 주시는 뭐냐?"하고 묻습니다. 우리는 너무 성급한 경향이 있습니다. 감시하려는 노력의 무의미함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지요. 아니, 무의미하다는 말은 점잖게 표현한 것이고, 감시가 지나치면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고 인성이 황폐해집니다. 사회적 센스를 잃고 자기 안에 갇혀 버립니다. 그는 '감시받는'대상으로서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게 되고, 그런 몰두를 통해 '감시자'의 구미에 맞게 행동하려고 노력합니다. 스스로 위선자가 되는 것이지요. 이런 해악을 깊이 성찰하고 당장 감시를 그만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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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잔 2009-02-18 14:5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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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과 저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이니 아래 글을 읽는 분들은 오해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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