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자유

소선재에서 2009. 7. 14. 02:39
저는 이곳(명X나X)에 들어오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해서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명상(제게는 수행이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만) 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돌이켜보았습니다. 가까이에는 불법을 접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고, 그 연유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어릴때부터의 열망이 있었습니다. 군대에서의 폭력, 학교다닐때의 억압, 부모로부터의 간섭등등이 원인이 되었겠지요.
 
얼마전에 아는 사람이 제 얘기를 듣고 나더니 저보고 아나키스트라고 하더군요. 도덕경에 나오는 소국과민에 대한 얘기끝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는 사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붓다와 비스무레한 사람들이 되어서는 국가도 민족도 정부도 헌법도 계율도 법원도 감옥도 군대도 은행도 없는 커뮤니티에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었지요. 물론 구성원들의 잘못과 실수도 있겠지만 곧바로 반성과 성찰이 그리고 용서와 화해가 작동하는 그런 사회입니다.
 
좌파들은 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이 있습니다. 스스로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하던 저는 왜 자유주의가 좌파에 반대되는 개념인지 몰랐습니다. 알고보니 이 자유주의는 시장에 대한 자유주의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도록 간섭하지 말고 세금 뜯어가지 말라는 의미의 '자유'라는 것이지요.
 
제게 '자유'는 말그대로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어느 것으로부터 속박받지 않고 그 어느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그 '자유'가 제가 자유주의자로서 생각하는 자유인데, '(신)자유주의'의 자유가 기껏해서 시장의 자유라니 제 무지를 탓하기 이전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금년에 이곳의 '자유'게시판에서 (때로는 상담게시판과 다른 글들에서) 배운 바로는 자유는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닌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자유는 내가 자유롭게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내게 일어나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니 자유가 자유가 아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국민학교 글짓기 시간에 선생님이 내주시는 글 주제가 매번 '자유'여서 자유에 관한 무수한 글을 썼다는 우스개가 생각납니다. 이곳이 '자유'게시판이어서 말씀드렸으니 정신나간 소리같아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애우와 정신병자  (0) 2009.07.25
명리학과 미신  (0) 2009.07.25
빨간색이 안 나오는 텔레비젼  (0) 2009.06.21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0) 2009.06.10
비열한 자의 비겁함  (0) 2009.06.08
Posted by 일호 김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