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직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인 후였다. 백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부탁한다. 쏘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담배 하나를 얻으려 한다는 걸 알았다.

주기 싫었다. 전에도 거절한 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공손하고 정중한 부탁. 거절이 어려웠다. 담배갑으로 가는 손은 느리고 느렸지만 결국 여자의 손에 담배가 건네졌다. 라이터도 건네주어야했다. 이렇게 된 것, 해브 어 싯 히어.

스웨덴데에서 온 유학생이다. 영화감독 라쎄 할쓰트롬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스웨덴 아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말에 웃은 건지, 담배연기에 웃은 건지는 모르겠다.

내 담배는 불이 꺼졌고, 좀 전에 나의 것이었던 스웨덴 아가씨의 담배는 반이 남았다. 아프면 침맞으러 오라하고 일어섰다. 땡큐 쏘 머치가 내 뒤를 따라왔다.

담배는 그것도 오랜만일 경우는 혼자일때 더욱 더 단맛이 난다. 그냥 일어설 걸 괜히 앉으라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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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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