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33&fid=700&articleid=2011112410182674740


나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구나.
'ㄱ군', 너의 잘못이 아니다. 자신을 먼저 용서하기 바란다.


‘전국 1등’ 강요당한 고3, 모친 살해하고 8개월 방치
[경향신문] 2011년 11월 24일(목) 오전 10:18   가| 이메일| 프린트
‘1등’만을 강요하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방치한 고교 우등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방치한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고등학교 3학년 ㄱ군(1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ㄱ군은 지난 3월 서울 광진구의 자택 안방에서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어머니 ㄴ씨(51)의 목을 찔러 숨지게 하고 지난 23일까지 약 8개월간 시신을 그 자리에 숨겨둔 혐의를 받고 있다. 어머니의 시신을 방에 방치한 채 생활하던 ㄱ군은 별거중이던 아버지 ㄷ씨가 1년여만에 집에 찾아오면서 범행이 탄로났다.

경찰조사 결과 범행 동기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어머니 ㄴ씨는 외아들 ㄱ군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성적을 두고 닦달을 했다고 ㄱ군은 경찰에서 진술했다. ㄱ군은 늘 반에서 3등 안에는 꼭 들었을 정도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완벽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던 ㄴ씨는 ㄱ군에게 항상 ‘1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질책이 두려웠던 ㄱ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집에 가져가는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ㄱ군의 학업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다. 여전히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어머니는 한번도 만족하거나 칭찬을 하는 법이 없었다. ㄴ씨는 입버릇처럼 아들에게 ‘반드시 서울대에 가야 한다’ ‘전국 1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이 떨어지면 ㄱ군에게 밥을 주지 않거나 잠을 자지 못하게 하며 괴롭혔다. 엎드려 뻗치게 하고 야구방망이나 골프채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체벌도 수시로 가했다.

그러나 ‘최고가 되어야 한다. 너는 할 수 있다. 다 너를 위한 일이다’는 어머니의 격려는 ㄱ군에게 부담이 될 뿐이었다. 전국에서 4000등을 기록한 성적표를 전국 62등으로 고쳐서 가져가도 만족하지 못하고 ‘너는 의지가 약하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질책하는 어머니에게 ㄱ군은 절망감을 느꼈다.

결국 지난 3월 13일, 어머니가 다음날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게 되면 그동안 성적표를 위조한 사실이 들통나 크게 혼날 것을 두려워 한 ㄱ군은 일요일 오전 시간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바로 전날에도 ㄱ군은 밤새 자지 못하고 10시간이 넘게 어머니에게 성적 때문에 잔소리를 듣고 체벌을 당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ㄱ군이 오랫동안 성적 때문에 질책을 받으면서도 한번도 어머니를 겉으로 원망하거나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면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ㄱ군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건 이후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무서웠다. 차라리 죽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도 못했다”며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에도 혼자서 생활하며 평소처럼 학교에 다니던 ㄱ군은 3학년 내내 성적이 조금씩 하락했다. 학교 측은 “ㄱ군이 3학년 2학기 들어 자주 울면서 친구들에게 성적 하락 등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ㄱ군은 최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채점 결과 죽은 어머니가 원하던 성적은 아니지만 서울 소재 사립대에 무난히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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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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