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입헌군주제국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을 위시해서 영연방국가는 대부분 그렇고,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도 왕이 있는 나라다. 스페인도 그렇구나. 이탈리아에는 왕이 없지만, 로마안에는 교황이 살고 있다.
한국옆에는 덴노헤이까 반자이도 있다. 음력은 안 쓰고 양력만 쓰면서, 년도 표기는 서력기원을 안 쓰고 연호를 쓰는 나라. 하여튼 일본도 입헌군주제국가다. 동남아에는 태국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대혁명이후에 단두대에서 사람들 목이 잘려나가면서 결국 왕정이 해체되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애기하려면 내 역사지식이 짧다. 합스부르크왕조에다가 그 뭣이냐 베스트팔렌조약인가 이런 얘기까지 나와야 한다. 인구규모가 큰 선진국중에서 보자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정도가 왕이 없다. 어찌보면 왕이 없는 나라가 더 적다고 하겠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고 하지만, 사실 한국도 일제식민지시절을 겪지 않았다면, 입헌군주제가 되었을 것이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조선황실이 일본왕실과 혈통이 섞이면서 해방후에 조선의 왕족들은 돌아올 수가 없었다. 대신 이승만이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나랏님이 되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왕도 없어지고 나랏님 명칭도 대통령이 되었지만, 백성들에게 대통령이나 왕이나 나랏님이긴 마찬가지.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왕이었다. 뒤를 이은 박정희도 마찬가지. 짐이 곧 국가다 라고 한 루이14세나, 맘대로 헌법을 고치고 종신으로 대통령이 된 박정희나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육영수 - 그냥 육영수라고 하면 뭔가 이상하다. 꼭 육영수여사라고 해야 제대로 부른 듯한 이 묘한 느낌 -여사가 총에 맞았을때, 국모가 죽었다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울었다.
사람들은 길들이면 길들여진다. 이승만에 길들여지고 박정희에 길들여지고. 더군다나 박정희의 독재는 근 20년을 이어가며 세대를 넘어 나랏님이 누군지 확실하게 각인을 시켰다. 아직도 역대 대통령 인기투표를 하면 박정희 가 1등이다.
다음대통령은 누가 될까? 현재로서는 유신공주가 제일 유력하다. 유신공주의 파워는 막강하다. 모든게 자기 맘대로인 가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번 떴다하면, 유신공주 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나 나이드신 분들은 환장하신다. 공주가 출현하셨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년층이다. 그리고 그 뿌리를 영국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경상도가 고향인 사람들. 박정희는 그 사람들에게 왕이었고, 박근혜는 국모의 역할까지 했던 공주다.
대통령의 아들은 영식을 붙이고, 대통령의 딸은 영애라고 붙이던 시절이 있었다. 유신공주가 대통령이 되면, 영애에서 가카가 되겠구나. 2010년이라는 년도가 창피하다. 그냥 왕정복고가 되면 연도표기도 '유신'이라는 연호로 바꾸는 게 어떨지? 북한은 주체, 남한은 유신. 잘 어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