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제가 있었던 곳은 컴퓨터앞이 아니라 모닥불앞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공원에 갔습니다. 차고에 있던 장작 몇개와 불쏘시개를 들고 늦은 오후 Berowra Regional Park에 갔습니다.

이 공원은 제가 제일 자주 가는 곳입니다. 제 집에서 한시간도 걸리지 않고 혼스비에서는 한 10분이면 갑니다. 보빈헤드와는 달리 입장료 없어도 되고요, 아이들 놀이터도 있고 시설도 괜찮습니다. 안 좋은 점은 주차공간이 바베큐하는 곳보다 약간 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불을 피울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다른 공원에서도 우드 바베큐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이 곳은 그냥 불만 피우게 하는 Fire Pit이 있어서 불장난을 위한 불장난을 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오후 늦게가서 한시간만에 참치김치찌개에 밥해먹고 돌아온 적이 있어서 아쉬웠는데 어제는 밥은 안 먹고 불만 피우고 왔습니다.

 

 

 

제가 호주에 와서 캠핑을 해 본 곳은 Woy Woy 에 있는 Bouddi National Park 의 해변가입니다. 유일한 곳입니다. 다 좋았는데 불을 피울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캠핑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캠프파이어인데 말이지요.

 

 

<원래 제 아이들 예쁘게 생겼는데, 혹시 유괴범이 있을지도 몰라 안 예쁘게 나온 사진을 올렸습니다. ㅋㅋㅋ>

 

날도 춥고 약간 흐려서 불 피우니 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내도 아주 좋아하더군요. 고즈넉한 자연속에서 타닥타다 장작 타들어가는 소리, 화르륵 화르륵 불 피어오르는 소리가 듣기 좋았습니다. 주위에 나무가지들이 쌓여있어서 몇개 가져다가 불을 더 피웠습니다. 처음엔 젖은 나무가지라서 연기가 많이 났는데 곧 냄새좋게 타올랐습니다. 두시간넘게 불장난을 했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른건 다 좋았는데 배가 고파서 힘들었습니다. 가져간 거라곤 혹시나해서 가져간 삼양라면 1개. 생라면을 꼬챙이에 끼워서 장작불에 구워먹었습니다. -_-;;; 장작불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다음번엔 꼭 직화구이를 해 먹으리라!.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짐했지요.

혹시 산불이 날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엔 확실히 불을 꺼줘야합니다. 인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액체를 분사해줌으로써 장작불은 그 사명을 다하고 꺼졌습니다. ^^

직화구이를 해 먹으면 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장난 좋아하는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

# 1주 후인가, 2주 후에 결국은 꼬치구이와 직화구이를 해먹으러 갔다. 꼬치를 만드느리 힘이 든 만큼 닭꼬치구이는 별로였다. 석쇠로 삼겹살구이가 더 낫다는 생각. 고스톱도 처음 하는 사람이 돈을 따듯이, 뭐든지 두번째는 처음만하지 않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른 아침 시위대  (0) 2010.07.29
항생제에 대한 단상  (0) 2010.07.29
전직재벌가며느리 딴따라 현정법사의 법문  (0) 2010.07.29
안톤오노의 금메달  (0) 2010.07.29
딴지일보에 올릴만한데....  (0) 2010.07.29
Posted by 일호 김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