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아침 학교가는 길이었습니다.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내려서 걸어갑니다. 비가 오는 날씨라 지하보도를 쭉 걸어가서 에이비씨 건물 뒷문으로 들어섰습니다. 에이비씨 바로 길 건너 맞은편이 학교 클리닉이 있는 건물입니다.

 에이비씨 뒷문에 경찰 몇몇이 서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반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에이비씨 건물안에 들어서니 경비원들이 많았습니다. 왠일인가 싶었습니다. 시간은 7시 40분이었지요. 소란스럽다 싶더니, 정문앞에 시위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부젤라인줄 알았습니다만, 나중에 보니 양철통이랑 장난감 나팔같은 것이었습니다. 대략 30명정도 모여있었습니다. 피켓에는 Give Peace a chance 란 구호가 적혀있었습니다.

 찌라시를 받아보니 내용인즉슨, 에이비씨는 우리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다. 균형잡힌 시각을 유치재햐 한다. 벗뜨, 호주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해야한다는 걸 본적이 있느냐? 군비축소에 대한 방송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적인 점령에 대해 시청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 등등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추운 날, 비도 오는 가운데, 유인물을 나눠주고 나팔불고 양철통 두드리고 그렇게 한 시간동안 시위를 하더군요. 연령층은 다양해 보였습니다. 남녀노소 골고루 섞여있었습니다. 경찰은 뭐 별로 할 일 없이 옆에들 서 있었고요.

 만약에 한국에서 케이비에스앞에서 시위를 한다면 이슈가 무엇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팔레스타인이나 군비축소같은 이유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아직도 내 코가 석자인 것 같고요.

 그나저나, 시위도 이렇게 아침일찍 하다니, 실질적인 시차는 한 서너시간 된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추운 날 비맞으면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유 가이스, 해브 유 이튼 브랙퍼스트? 그러니까,  니들 밥은 먹고들 왔는겨?

 2010.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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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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