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은 제도로서의 종교를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킨스와 마찬가지이지요. 맑스나 마오가 종교의 독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불교도 제도의 폐해로 따지자면 기독교못지 않지요. 혹자는 불교는 기독교와 달리 남을 처들어간 적이 없다고 하는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본질은 다를바 없습니다. 호국불교, 이 얼마나 웃긴 개념인가요? 부디스트로서 박노자는 이에 대해 명쾌하게 논파했습니다.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역사를 보면, 불교쪽에서는 최근에서야 나왔습니다. 목사님의 말씀대로 임진왜란에서 일본은 배에다가 '나무묘법연화경'이라는 깃발을 달고 처들어왔습니다.

어떤 종교가 구원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유아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젝의 불교에 대한 언급은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지젝의 다음과 같은 말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군요.

" 문제는 무념무상이라는 불교의 내적 평화의 원리에 있다. ‘분별적 사고를 중지하고 무의 상태로 돌입하는 것’이 윤리적 판단 자체를 거부하게 만든다는 것이 지젝의 지적이다. 그런 무차별의 종교에서는 진정한 혁명도 사랑도 불가능하다고 지젝은 판단한다. "

 지젝은 '윤리'를 존재가 아닌 '당위'의 차원에서 보고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스스로를 구속하고 종국에는 남도 속박하게 마련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판도 많고 비난도 있지만, 저는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하는 그의 말이 스스로를 속이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행한채로 행복하다'라는 말을 지젝에게 들려주면 무슨 개소리냐고 하겠지요. 붓다의 제자가 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점점 불교와 멀어지고 있습니다. 확실히 '거리'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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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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