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윤이는 다음달이면 두돌이 된다. 머리도 많이 길었다. 40도를 넘는 여름에 긴 머리는 땀띠의 일등공신이었다. 허나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승윤이의 긴 머리는 살아 남았다.

두돌이 안 된 아이. 아직도 기저귀를 하고 있으니 아가라고 할 수 밖에. 아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쉽지 않다. 아직도 울음은 가장 주요한 의사표시이다. 허나 인간이 되어가는 두 돌 아이. 아빠와 엄마로부터 열심히 말을 배운다.

"쑹유니 쑹유니 쩜쩌"
"건포도 저기 있네. 갖다 먹어"

"쑹유니 쑹유니 쩡거야"
"밖에 비오잖아. 자전거는 내일 타자"

"쑹유니 쑹유니 냉꺼야"
"승윤아~ 냉장고 문 열어두면 안 되지"

"쑹유니 쑹유니 찌리이"
"씨리얼 다 먹었어. 없어"

"쑹유니 오또삐이"
"아니. 따라해봐. 오. 토. 바. 이."
"오또삐이"
-_-;;;;

내가 웃자 두살 위의 오빠가 옆에서 거든다.
"아니. 오! 토! 바! 이! 오토바이라고 해야지. 오빠 따라해봐 오!토!바!이!"
만 네살 오빠는 아직 유아의 발음이 섞여있으나 제법 정확한 발음이다. 기억이나 할까? 저도 동생만할때는 트럭을 '어럭'이라고 했다는 것을.
얼른 얼른 더 커라. 쩜쩌가 건포도가 되고 쩡거야가 자전거가 되는 날을 아빠는 학수고대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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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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