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큰 아들의 이야기다. 만 네살이다.
1.
우리집에는 삼년된 피아노가 있다. 디지털피아노다.
"아빠, 피아노 다 쳤어요"
"다 치다니? 너 피아노 칠 줄 모르잖아"
맨 밑에부터 맨 위에까지 여든 여덟개의 건반을 차례로 다 눌렀다는 얘기였다.
2.
아내에게 험담을 늘어놓던 중이었다.
"아니 짜장면이 짜장면이지. 자장면이 표준어라는데, 웃기지 않아? 아나운서들이 자장면이라고 할 때마다 웃겨죽겠어. 그게 경음이라 그런다는데, 그러면 짜증도 자증이라고 하지? 참 나~"
아이가 끼어들었다
"아빠, 짜장면이라고 하면 안되는거야? (목소리를 죽여서는) 그럼 조그많게 짜장면이라고 하면 되겠다."
하기사, 왜 안 되겠는가? 아이들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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