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정치성향테스트를 한번 해봤다. 질문중의 하나가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

질문은 "이민자들은 새로운 사회에 동화될 수 없다"였다.

나는 이 질문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그러니까, 진보로서)은 아무래도 '아니다'가 아닐까 싶다. 내가 만약 20대에 이곳에 와서 20대에 이 질문을 접했다면, 아마 '아니다'라고 했을지 모른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것일까?

집으로 오는 길의 전철은 대개 만원이다. 이곳 생활 3년이 넘어서, 나는 사람들의 옷차림만으로 대개 그들의 출신지역을 짐작한다. 이곳 토박이들, 중국, 한국 출신, 또는 중동지방, 인도. 그들은 모두 외모이전에 옷차림부터 차이가 난다.

이곳 토박이들의 옷차림은 대개 호주다운 분위기가 난다. 넥타이에 셔츠도 아주 formal 하다기보다는 좀 날라가는 분위기가 나고, 거기다 낡은 배낭이 어깨에 걸려있다. 젊은 친구들은 대개 낡은 티셔츠 낡은 바지, 그것도 엉덩이가 드러나는 힙합스타일의 반바지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쪼리. 여자들은 아주 시원한 상의에 브래지어끈은 언제나 드러나있고, 짧은 치마 바지에 역시 쪼리.

그들이 이민올때 가지고 온 옷들을 입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곳에서 옷을 사입어도 그들이 입던 스타일의 옷을 고수해서일까? 그들의 식성처럼, 그들의 옷차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을 먹는 이에게 축복을  (0) 2008.04.12
만약에 한국에 있었다면  (0) 2008.03.27
결국은 '욕심'이다  (0) 2008.03.27
좌익분자 달라이 라마  (0) 2008.03.25
한창기와 샘이깊은 물  (0) 2008.03.22
Posted by 일호 김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