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163 | 2010.06.01. 19:44 http://cafe.daum.net/rescueourselves/71eI/1159 

 

오늘 1시쯤이었습니다.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직 들어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고 난 때였습니다. 백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부탁합니다. 쏘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담배 하나를 얻으려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기 싫었습니다. 거절한 적이 대부분입니다. 담배갑이 가벼워지는게 싫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공손하고 정중한 부탁에 차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담배갑으로 가는 손은 느리고 느렸지만 결국 여자의 손에 담배가 건네졌습니다. 라이터도 건네주어야했습니다. 이렇게 된 것, 앞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스웨덴데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영화감독 라쎄 할쓰트롬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스웨덴 아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의 말에 웃은 건지, 담배연기에 웃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담배는 불이 꺼졌고, 좀 전에 저의 것이었던 스웨덴 아가씨의 담배는 반이 남았습니다. 아프면 침맞으러 오라하고 저는 일어섰습니다. 땡큐 쏘 머치가 제 뒤를 따라왔습니다.

 

담배는 그것도 오랜만일 경우는 혼자일때 더욱 더 단맛이 납니다. 그냥 일어설걸 괜히 앉으라했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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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백인아가씨였으나 예쁘지 않았다. 여기서 백인을 보고 잘생겼다거나 예쁘다고 느낀 적은 정말이지 단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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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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