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別離苦

소선재에서 2008. 9. 11. 23:03

愛別離苦 애별리고. 사랑하는 것들과 헤어지는 고통. 그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는 여덟가지고통중의 하나이다. 이 애별리고를 요새 톡톡히 치르고 있다.

8월3일부터니까 한달하고도 열흘이 지났다. 오늘은 울면서 엄마아빠를 찾았다고, 아이의 할머니는 서둘러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너머에서 아이는 아빠를 부른다. 첫음절 아에 강세를 주고 나서, 잠시 멈추고서는 곧이어 빠를 길게 끈다. 피아노의 솔과 라, 기본자리에서 한옥타브 더 높은 음이다.

지난 22개월의 시간이 아이에게 얼마만큼이나 기억으로 남아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달하고도 열흘이 지난 지금, 아이는 아직도 아빠를 찾고 아빠를 부른다는 것이다.

나는 그 솔!라~음을 기억하며 지난 22개월의 시간이 담긴 사진을 들춰본다. 한달하고도 열흘이 이렇게 긴 시간일 줄이야. 제대를 기다리는 말년병장때도 이렇진 않았었다. 세상일 중엔 겪어보지 않고서는 짐작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짐작컨데, 아이가 아빠를 못 보는 고통보다, 내가 아이를 못 보는 고통이 더 크다. 뼈속까지 아파지기 전에 다시 만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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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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