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밥不二
젊고 예쁜 의사가 말하였다
이번주를 넘기기 어렵겠습니다
그때 내 밥위에는 눈물이 떨어졌고
예순넷 아비의 똥구멍에서는 똥방울이 눈물같이 흘러
기저귀에는 새똥같은 똥물이 흥건하였다
나는 풀어진 아비의 똥구멍을 닦고
똥방울을 닦고 변기를 닦고
그리고 내 손을 닦고는
마저
밥을
먹었다
내가 아비의 똥기저귀를 갈고
똥이 묻은 시트를 갈고
똥냄새나는 바지를 갈아입히는 동안
나머지 환자들은 후루룩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밥은 내일 그들의 똥이 될 터였다
하여 밥이 똥이 되고,
이윽고 그들의 몸도 똥눈물이 되어
이 세상의 밥이 되어갈 제
나는 밥먹고 똥누며 통곡할 것이니
밥은 밥이고
똥은 똥이로되
밥과 똥은
둘이 아.님.을.
2006. 8. 13
一虎
'비등단 무시집 별양동詩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詩]도시락 (또는 내가 미워질 때) (0) | 2008.10.11 |
---|---|
[나의詩]거리의 악사 (0) | 2008.10.11 |
[나의詩]태풍13호 산산 (0) | 2008.10.11 |
[나의시]퇴근길에서 (0) | 2008.10.11 |
[나의詩]기념사진- 백석의 '고향'을 변주하여 (0) | 2008.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