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밥不二

 

 

젊고 예쁜 의사가 말하였다

이번주를 넘기기 어렵겠습니다

 

그때 내 밥위에는 눈물이 떨어졌고

예순넷 아비의 똥구멍에서는 똥방울이 눈물같이 흘러

기저귀에는 새똥같은 똥물이 흥건하였다

 

나는 풀어진 아비의 똥구멍을 닦고

똥방울을 닦고 변기를 닦고

그리고 내 손을 닦고는

마저

밥을

먹었다

 

내가 아비의 똥기저귀를 갈고

똥이 묻은 시트를 갈고

똥냄새나는 바지를 갈아입히는 동안

나머지 환자들은 후루룩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밥은 내일 그들의 똥이 될 터였다

 

하여 밥이 똥이 되고,

이윽고 그들의 몸도 똥눈물이 되어

이 세상의 밥이 되어갈 제

 

나는 밥먹고 똥누며 통곡할 것이니

밥은 밥이고

똥은 똥이로되

밥과 똥은

둘이 ...

 

 

 

                                                  2006. 8. 13 
                                                            一虎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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