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의 말이다.

“예수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야. 알고 보면 정말 반하고 말 걸. 나를 믿고 한번 읽어봐.”

2000년에 붓다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나역시도 그랬다. 그때 나는 사람들에게 말만 하면, '이런 가르침이 있네요'라고 말만 해주면 사람들 모두 붓다의 제자가 될 줄 알았다. 이런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가르침이 있다는 것만 얘기해주면 왠만한 사람들은 다 불자가 되리라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내게 전해진 붓다의 파워가 그만큼 강했다.

다시 또 김규항의 말이다.


"진보라는 것은 행복하자, 잘 살자는 것입니다. 진짜로. 행복이 아닌 것을 행복이라 믿고서 인생을 소모시키거나 더욱더 고단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다며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것이 아니라, 진짜 행복하자 더 잘살자는 것입니다. 올바르고 정의롭기 때문에 고통과 헌신을 감수하자는 것이 아니라 진짜 더 잘살고 더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기를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정중하게 제안합니다."

김규항의 말이나 역시 또 오래된 나의 생각이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은 제대로된 붓다의 제자라면 '진보'가 아닐 수가 없겠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진보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 제대로 된 불자라고 할 수 없다.

불교가 욕망의 충족을 위한 수단이 될 때 그 어디에서도 붓다의 가르침은 찾아 볼 수 없다. 욕망의 충족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잠시동안 만족감을 줄 수는 있어도 욕망의 충족은 곧이어 또 다른 결핍감을 불러 온다. 쳇바퀴이다. 그러니, 그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의 소멸로 그 해답을 구해야한다.

진정한 진보라면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의 해소를 모색해야 한다. 그 길은 좌우를 막론하고 세상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그것이 잘 살고 그리고 행복해지는 길이다. 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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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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