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겨레의 김규항칼럼은 동의하기 어렵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다고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민주의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왼쪽의 사회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이는 바로 김규항이었다. 나는 사민주의가 힘이 있을 때 사회주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민주노동당의 지지율과 원내진출이 가장 두드러졌던 때는 바로
진보세력이 보수정치판으로 투항했다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비판적지지는 어떻게 볼 것인가? 내가
유권자들은 어리석지만, 바보는 아니다.
거리로 나갈 사람들은 애당초 최악을 찍지도 않는다. 최악이 싫어서 촛불시민이 된 사람들에게 다시 또 최악이 당선될 투표를 하라는 건 너무나 가혹한 말이다. 그리고, 뭣보다 나는 닭이 먼저여야 달걀이 나온다고 본다. 2002년이 다시 온다면, 그래도 나는 사회당후보가 아닌
父 子
겨울도 아닌 겨울
나와 돌지난 아이는
북쪽으로 떴다가
남쪽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붉었던 구름은 검은 밤으로 비집고 들어와
날카로운 얼음비로 창문을 두드리고
두터운 서리바람으로 문밖에서 울고 있었다
십오촉 주광등은
희미한 그림자만 만들어 낼 뿐
어디건 기댈 데 없는
천리깊은 이국의 겨울밤에
나는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온도는
삽십육쩜오도라는 것을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안아도 안아도
식지않는 조그마한 용광로
한 젊은 아비의
가슴을 녹인다
20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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移 民 者
뭐라고는 하는데 말이야
무슨 소린줄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 그냥 웃고 말았지 뭐
뭐라고는 해야겠는데 말이야
말이 나와야 말이지
그래 그냥 예스하고 말았지 뭐
내가 알았나
여기와서 반귀머거리가 되서
반벙어리고 살게 될 줄
내가 알았나 뭐
귀머거리가 듣지 못한다고 되는게 아니고
벙어리가 입이 붙는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았지 뭐야
머나먼 남쪽 나라 여기에 오면
반벙어리에 반귀머거리는
순식간이라는 것을
20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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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모라고 공연이 있다길래 다녀왔다. 교회에서였다. 어제 본 사람들도 있었고, 1년여만에 본 얼굴도 있었다. 아내는 공연을 감상했고, 나는 공연장을 돌아다녔으며, 아이는 또래와 뛰어 놀았다.
지겨웠었던 익숙한 노래들이 대부분이었고, CCM이라고 하나? 교회음악도 두어 곡 있었다. 기타연주회라기 보다는 노래공연에 더 가까웠다. 그 모임에 나가게 되면 나도 내년에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내 인생 첫 무대를 교회에서 맞고 싶지는 않다. 뭣보다 우선 한국에 있는 내 기타를 가져와야겠지만.
호주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입헌군주제국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을 위시해서 영연방국가는 대부분 그렇고,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도 왕이 있는 나라다. 스페인도 그렇구나. 이탈리아에는 왕이 없지만, 로마안에는 교황이 살고 있다.
한국옆에는 덴노헤이까 반자이도 있다. 음력은 안 쓰고 양력만 쓰면서, 년도 표기는 서력기원을 안 쓰고 연호를 쓰는 나라. 하여튼 일본도 입헌군주제국가다. 동남아에는 태국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대혁명이후에 단두대에서 사람들 목이 잘려나가면서 결국 왕정이 해체되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애기하려면 내 역사지식이 짧다. 합스부르크왕조에다가 그 뭣이냐 베스트팔렌조약인가 이런 얘기까지 나와야 한다. 인구규모가 큰 선진국중에서 보자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정도가 왕이 없다. 어찌보면 왕이 없는 나라가 더 적다고 하겠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고 하지만, 사실 한국도 일제식민지시절을 겪지 않았다면, 입헌군주제가 되었을 것이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조선황실이 일본왕실과 혈통이 섞이면서 해방후에 조선의 왕족들은 돌아올 수가 없었다. 대신 이승만이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나랏님이 되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왕도 없어지고 나랏님 명칭도 대통령이 되었지만, 백성들에게 대통령이나 왕이나 나랏님이긴 마찬가지.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왕이었다. 뒤를 이은 박정희도 마찬가지. 짐이 곧 국가다 라고 한 루이14세나, 맘대로 헌법을 고치고 종신으로 대통령이 된 박정희나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육영수 - 그냥 육영수라고 하면 뭔가 이상하다. 꼭 육영수여사라고 해야 제대로 부른 듯한 이 묘한 느낌 -여사가 총에 맞았을때, 국모가 죽었다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울었다.
사람들은 길들이면 길들여진다. 이승만에 길들여지고 박정희에 길들여지고. 더군다나 박정희의 독재는 근 20년을 이어가며 세대를 넘어 나랏님이 누군지 확실하게 각인을 시켰다. 아직도 역대 대통령 인기투표를 하면 박정희 가 1등이다.
다음대통령은 누가 될까? 현재로서는 유신공주가 제일 유력하다. 유신공주의 파워는 막강하다. 모든게 자기 맘대로인 가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번 떴다하면, 유신공주 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나 나이드신 분들은 환장하신다. 공주가 출현하셨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년층이다. 그리고 그 뿌리를 영국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경상도가 고향인 사람들. 박정희는 그 사람들에게 왕이었고, 박근혜는 국모의 역할까지 했던 공주다.
대통령의 아들은 영식을 붙이고, 대통령의 딸은 영애라고 붙이던 시절이 있었다. 유신공주가 대통령이 되면, 영애에서 가카가 되겠구나. 2010년이라는 년도가 창피하다. 그냥 왕정복고가 되면 연도표기도 '유신'이라는 연호로 바꾸는 게 어떨지? 북한은 주체, 남한은 유신. 잘 어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