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풀

 

꽃한송이 피기전에 잡초였단다

나비도 날기전엔 벌레였단다

바다의 깊은 물도 낙수물하나였고

저 웅장한 산마루도 한 줌의 흙이었단다

나는 왜 이렇냐고 묻지를 말어라

너와 나는 바람불면

바람불면 눕는 풀

 

                                                  2012. 2 

Posted by 일호 김태경

리쌍의 도

소선재에서 2012.03.06 20:56

나는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취향이다. 서태지의 등장이후로 한국의 음악계는 판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나에게는 극히 유감스러운 사태였다. 서태지의 등장 이후로 나는 한국의 주류 대중음악에 전혀 호감을 가질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인디쪽에 락밴드 몇이 있었으나 그들의 음악은 찾기도 쉽지 않고 또 쉽게 접하기도 어려웠다.

서태지의 등장 이후에 이십년이 되어서 내게 다가온 '리쌍'의 음악은, 그래서 더욱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리쌍의 두 멤버. 길이와 개리는 그 조화가 완벽하다. 길이가 음이라면 개리는 양이다. 텐아시아의 인터뷰에도 나왔듯이 길이는 어두컴컴한 지하실 습기찬 방구석이라면(길이는 지하실에 살았다), 개리는 땡볕에 찌고 추위에 얼음이 어는 옥탑의 단칸방이다(개리는 옥탑방에 살았다). 개리의 랩이 예리한 칼날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면, 길의 목소리는 슬픔으로 분노를 녹여버린다.

길의 세심한 프로듀싱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버릴 줄을 안다. 몇개의 단순한, 그러나 강력한 선율은 그 강렬함으로 비어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음악안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또한 리쌍 그들은 자신을 낮추고 자신들을 뒤로 감출줄 안다. 객원으로 참여하는 개성강한 보컬-정인이나 알리의 화려한 보컬-들을 띄어줌으로서 리쌍은 오히려 삼위일체로 부활한다. 대단한 용기이다. 이는 그들이 이 세상을 얼마나 겸손하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고난과 가난의 젊은 날을 거쳐 이제 그들은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들의 미덕은 소외된 자로 살아오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 긍정의 바탕위에 '무조건 삽질'로 대들었던 것에 있다. 리쌍, 그들의 음악은 세상에 이렇게도 개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정말로 서태지가 뮤지션들을 죽여버린 이후에 내게 처음으로 찾아온 아름다운 뮤지션들이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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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反面敎師

소선재에서 2012.02.19 15:30

반면교사는 마오가 처음 쓴 말이라 한다. 반면, 타산지석은 그 출처가 시경.

어머니를 보면 평생을 저리 살다 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머니의 삶에 문제는 없는가? 어찌 삶에 문제가 있겠는가? 그 어느 누구의 삶에도 문제는 없다.

다만, 스스로 불화의 씨앗을 자처하니, 타인에게는 고난을 안겨주고, 자신에게는 고통을 초래한다.

이로써 반면교사로 삼으니, 어머니의 삶도 그것으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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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세상을 살면서 많은 갈등은, 왜 나를 몰라주느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아내와의 불화를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억울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왜 나를 인정하지 못하느냐, 나를 왜 몰라 주느냐,이고, 역지사지해보면 그건 아내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를 돌아보면, 나 역시 아내를 알아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아내에게는 아내 나름대로 이런 저런 억울함이 있을 터이고.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남이야 남이니까 그렇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특히, 부모, 자식, 배우자가 나를 알아주지 못하면 그 서운함은 더욱 상처가 된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할 게 아니라, 내가 남을 알아보지 못함을 신경쓸 일이다(논어)'하였다.

남은 나를 알아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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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수구초심

소선재에서 2012.02.19 15:10

아무리 돈 많이 벌고 살아도 마음이 편치 않은 곳이 있는 법이다.

http://news.hankyung.com/201202/2012021604397.html?c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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