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답은 www.zen.co.kr 의 게시판에서 옮겨온 것이다. 이 웹싸이트는 번역가(이자 명상가)인 손민규의 웹싸이트이다.
밑의 질문과 답변은 아마도 최근에 일어난 유명배우(최진실)의 자살을 염두에 둔 것같다.

그 문답의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건 철학의 가장 기초적인 문제 '운명론'과 '자유의지론'에 대한 질문이다. 대답의 수준이 높다. 아마도 손민규의 답변이 아닐런지.

추가. 즉 결국 우리가 - 일반 사람이 - 생각하고 상정하고 있는 '자유의지'란 결국 자유의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말해지는 자유의지는 조건에 의존하는, 즉  연기법에 따르는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What the Buddha Taught'는 설명한다).

이걸 사람들이 알아야할 텐데. 이해하기 어렵고 또 설명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깨닫기 어려운 문제다.











자살도 운명인가요?
익명       2008.10.11   조회 : 50


 
라마나 마하리쉬는 수저드는것까지 미리 정해진 운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자살도 운명이란 말인가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이 아니란 말인가요?
 
물론 일반적으로 운명과 마하리쉬가 말하는 운명이 좀 다르겠지만...
 
반면에 니사르가다타는 운명이란 없고 다만 모든것은 단지 우연에 의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입장으로 말했습니다
 
즉 실체가 없는 꿈같은 일이 이세상의 일이란 것이죠
 
결론은 같은데 과정이 다른거죠..



도반님들이 남겨주신 의견입니다 (1개)
  ♡도반 2008.10.12 14:22     
자유의지라고 하는 것은 오직 "무시"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운명의 무게에 휘둘려 지치고 힘들어 자살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유가아니라 속박입니다.

마치 개에게 밥먹으려고 할때마다 전기쇼크를 가하게되면 
전기쇼크가 가해지지 않을때조차 밥을 먹으려하지 않게됩니다만
그 개의 입장에서는 밥먹지 않는 것을 자기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선택의 자유입니까? 먼저 속박당하고 그것을 자기합리화 한 것일 뿐입니다.
개에게는 인간만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나타남은 우연에의해 나타납니다만 시간이란 요소를 인정하는 한
그것은 운명(필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 무엇이 아무것도 없던 지구에 인간이라고 하는 복잡한 지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미리 프로그램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우연"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인간이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은 그것이 
어떻게 되었든 합당한 인과관계를 가지게끔 되어진 "필연"인 것입니다.

니사르가다타는 전체의 관점에서 나타남이 우연임을 말한 것이고
라마나마하리쉬는 부분의 관점에서 나타남의 필연성을 말한 것입니다.
그 둘은 같은 이야기입니다.

자살이 올바른 자유의지로 인한 선택이 되기위해서는
충분히 자기의 운명의 책임을 행복하고 조화롭게 완수한 이후에 
마치 열심히 일한 사람이 집에돌아와 이제 그만 잠을 자려는 평온한 마음에서 
선택하는 것입니다.

"배신당해서"라던가 "재산을 사기당해서"라던가 하는 얼핏 당연해보이는 자살동기조차도
결국은 자기의 욕심때문에 뭔가에 집착해서 생긴 "속박"일 뿐입니다.
그것을 자유의지로 미화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


구재의연품




어디에 수해가 나서
그러니까 홍수가 나서
TV는 언제나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화면에


한 촌로가
외양간도 비닐하우스도 떠나보낸 한 할아버지가
물빠진 분홍색 체크무늬 츄리닝을 입고서
연신 고개를 조아립니다


참 이렇게 좋은 옷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색바란 츄리닝은
나이키도 아니고 프로스펙스도 아닌데


좋은 츄리닝도 못 알아보는
그 할아버지가 미워져
나는 가슴이 욱신거렸습니다



 

                                                  2008. 8.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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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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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양동詩人의 위대한 탄생

 

 

나는 조그마한 지방 라디오 방송국에서
그야말로 PD선생님 또는 감독님을 했었는데
어느날 사표를 내버렸다


사람들은 죽을 사냐고 물었고
나는 점잖게 물리치는 사양하는 사라 했다


사표를 내니 나는 가야할 곳이 없어
집에 있었고
그리고 나는 시를 썼다


아주 가끔 날 찾는 이들이 내게 명함을 달라했다
명함은 사표와 함께 사라지는 법


나는 말해주었다
여기는 별양동 나는 시인이라고



                                                   2008. 8. 11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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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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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山

 

 

아니 다시 내려올 것을
뭐하러 올라가누
도대체 거기에 뭐가 있다고


그들은 알까?
산 위에는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산위에는 물도 없고 밥도 없고
집도 없고 바람불어 추워도
그걸 막을 옷도 없고


오직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


해서 산에 가면
그 부족을 익혀
결국에는 가득
채워지게 된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산에는 없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2008. 8.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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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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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상(母子像)

 

 

두살배기 아가는

엄마에게 첫차입니다.

행여 다칠까 어디 아플까

첫 차를 타고서도 눈을 감지 못합니다

 

아가에게 엄마는 언제나 종점입니다

아프거나 배고프거나 무섭거나

또는 심심하거나 그제서야

 

엄마가 막차를 타고 떠나는 날

개구장이도 심상치 않았는지

울면서 매달립니다

 

두팔이 갸느랗게 목에 감겨옵니다

조그맣고 따스한 몸

엄마는 그렇게 종점이 됩니다

 

 

 

                                                  2008. 8. 17 
                                                          一虎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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