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와 개죽음

소선재에서 2008. 10. 16. 15:39


인터넷의 댓글이란게 참 영양가없기도 한데, 그래도 대충 훑어보면 현재 여론의 흐름이랄까, 한국사람들의 의식수준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노무현에 대한 비난기사가 올라오면 (사실 비난도 아니고 악의에 찬 중상모략이다), 그래도 노무현을 옹호하는 반응이 최소한 3분의 1은 넘는다. 최근에 주간조선에서 아주 섹시하게 '노무현의 황제골프'라고 냈는데, 오히려 기사를 반박하는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강의석의 시위나 발언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반응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강의석의 메세지는 '군축'과 '징집거부' 나아가서 '군대폐지'인데, 이 당연한 주장이 동의와 지지는 커녕 미친놈의 개소리로 몰리고 있다.

내전의 경험과 계속된 대치상황, 쓰레기 민족주의까지 가세해서 이 당연한 '군축'과 '평화'에 대한 주장이 정신병자의 헛소리가 되버리는 것이다.

군축과 평화같은 건 둘째치고, 군대를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건 지옥이다. 현역사병에게는 감옥이자 지옥인 곳이 바로 군대다. 사람을 '개'로 만드는 곳이고, 사람을 '개'로 만들어서 사회에 다시 내보내는 곳이 바로 군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두번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군대다. 내가 다닌 군대는 그렇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그건 당신이 이미 개였나 보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는 멍멍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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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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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우석훈, 진중권, 박노자, 고종석..... 다 노무현을 싫어한다. 이유는 노무현이 신자유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조갑제, 이문열, 기타 쓰레기들.....역시 노무현을 싫어한다. 이유는 노무현이 친북좌파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양쪽모두로부터 배척받는 현실이 답답해 '그럼 나는 신자유주의좌파'라고 반어적으로 얘길 했더니, 그것마저도 욕을 먹었다고 했다.

김규항은 지금 사민주의가 한국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바로 '사회주의세력이 지나치게 약하기'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사민주의자들은 사회주의를 욕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존중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http://gyuhang.net/trackback/1257)

나는 아나키스트정당에 투표를 하고 싶은데, 이런 정당이 나오려면 사회당이 집권당정도는 되어야 한다. 사회주의정당이 집권당정도가 되려면, 그 전에 사민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아야 하고 사민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으려면 중도우파가 주류고 극우보수는 소수파거나 보이질 않아야 한다.
 
진보세력에서는 지난 5년간 노무현을 물고 늘어졌다. '왼쪽 깜박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노무현이 '왼쪽깜박이를 켜고 확실히 왼쪽으로 갔다'고 생각했다.

만약 진보진영이 노무현을 두고 '잘한다고'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노무현 탄핵때 민주당이 전국을 휩쓸던 분위기에서 민주노동당이 원내3당 10석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금 극우보수들(한나라당과 박근혜 이회창당)이 휩쓸면서,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다 쪼그러들었다.

따지자면 노무현은 애시당초 진보진영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그는 '민주당'의 대통령후보였지,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오른쪽으로 갔다고 한 것도 사실 진보진영만의 생각일 수 있다. 강준만이 수없이 얘기한대로 이젠 대통령이 맘대로 하는 시대가 아니다.

노무현정권 5년동안 조선일보에서 노무현을 칭찬한 건 딱 두가지밖에 없었다. 노무현이 자이툰부대를 방문한 것 하나. 한미FTA를 체결한 것이 나머지 하나다. 진보진영에서 노무현보고 잘 했다는 건? 글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국의 진보 세력은 내가 온건 또는 중도적 진보라고 생각한 노무현 정부 수준의 개혁성에 만족하고 더 적극적으로 지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진보 세력이 훨씬 더 급진적인 노선을 주장한다면 범국민적인 지지를 받지도 못하고 만년 소수 야당으로 이젠 사람들이 관심도 같지 않게 된 촛불 시위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될지 모른다" (http://blog.hani.co.kr/newyorker/14481)

뉴요커님 말이다. 진보세력이 노무현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면 훨씬 더 큰 세력을 가지게 되었을지 모른다. 최소한 지금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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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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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hani.co.kr/duck/16414

강남이 고향으로 강남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으로서, 그 고향과 학교와 그 인간들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몇가지를 스크랩해 본다.


-상략-

아줌마들은 내게 말했다. 교육에 올인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는 '돈'과 '부지런함'이라고.

(그들은 나를 경계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현재 추진되는 여러가지 교육정책들에 대해서도 담당기자인 나보다 훨씬 더 박식하게 평가했다.)

"강남 아줌마들은 두가지 부류다. 결혼할 때 40평대 이상 아파트를 장만해 결혼하고, 당장 남편이 직장에서 짤려도 속된 말로 먹여살려 줄 시댁이나 친정이 있는 사람과, 똑똑한 남편 만나 열심히 돈도 모으고 나름 여유를 즐기는 생활을 하지만 남편이 직장에서 짤렸을 경우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

아줌마들은 자신들을 대부분 '후자'라고 칭했다. 시댁이나 친정이 잘 살아 물려받을 재산이 빵빵하다면, 그래서 먹고 살 걱정이 없다면 교육에 그렇게까지 올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시댁이나 친정이 잘 살면, 애가 공부를 못할 경우 외국에 데리고 나가서 좀 살다오면 된다. 아이가 한국에 적응을 못하면 그대로 외국에 두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노후도 준비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 현재의 생활도 꾸려야 하는 '진짜 아줌마들'이라는 거다.

남편이 한의사인 한 아줌마는 병원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나름의 고민이 있고, 남편이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아줌마는 환율이나 경제한파가 두렵다. 대기업 중견간부 남편을 둔 아줌마 역시 '명예퇴직'이 닥쳐올까 두려워 하는 건 매한가지다. '연봉 1억 이상'이 의미하는 것은 (그들 말로는) 부유한 사람과 중산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 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정말 부자인 사람들에겐 '연봉'이란 의미없는 단어라는 것이다.

 

-중략

"개나 소나 다 특목고 가고 자사고 가고 그런다면, 그것도 상향 평준화 아냐? 공부 잘 하는 상향 평준화라는 게 아니라 학력등급 평준화란 말이지."

"강남 아줌마들 뿐 아니라 아이 가진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자신의 아이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서 좀 더 수월하게 대학관문을 뚫는거야. 모든 학교가 특목고 자사고가 된다고 하면 결국 거기 나온 애들은 또 한정된 자리(명문대든 명문직장이든)를 놓고 싸워야 하는 셈이 되지. 결국 교육엔 뾰족한 해법이 없어."

"우리가 애들 교육에 올인 하는 게 바로 그 이유야. 어떻게 교육정책이 바뀌든 우리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게 만들려는 거지."


-중략-

하지만 아줌마들에게 학교선생은 또한 관리의 대상이기도 하다. 역시 제도권 틀 안에 견고한 똬리를 틀고 있기에 절대 밉보여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 불려가면 굽신거려야 하고 때 되면 선물이라도 챙겨야 한다는 거다.

 

아줌마들은 아이들의 이성친구 관리도 한다고 했다. 아이가 연애를 시작한 것 같으면 우선 상대가 누구인지 면밀히 파악을 해야 한다는 거다. 자칫하면 아이가 공부에선 완전히 멀어지기 때문에 상대 이성친구가 공부는 잘 하는지, 가정환경엔 문제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거다.(아줌마들 가운데 한 명이 아들이 여친이 생겼다며 의논을 해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그렇지만 아줌마들에게도 불안함은 늘 상존한다.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 어쩌나, 이 사회의 주류가 되지 못하면 어쩌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 어디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독려한다고 했다. (아이큐 100만 넘으면 학원이나 과외로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 지점에서 나왔다)

불안을 떨치기 위한 방법, 그 댓가, 그것이 바로 그들에겐 '사교육'인 것이었다.

"강남불패. 그 말은 돈을 쓸 수 있는 능력, 교육에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야. 쓴 돈이 얼마인데...내 아이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거지. 서로에게."

 

아줌마들은 늦둥이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들도 했다.

이제 다시 아이를 낳는다면, 시행착오같은 것 없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면밀한 계획을 세워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첫째는 너무 다그치기만 했던 것 같고, 둘째에겐 어느정도 자유를 줬더니 다시 다잡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아줌마들은 늦둥이를 낳는다면 이젠 그런 시행착오 없이 잘 키워낼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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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316072.html


실제 한국 개신교의 자금력은 익히 공인되어온 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지난 2006년도 종교단체 연간 운영자금 내용을 보면 불교가 4610억원, 천주교가 3390억원인 데 비해 개신교는 3조1760억원이었다.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거의 10배에 육박한 자금력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개신교인 500만명의 월평균 헌금액을 12만5600원으로 보고 연간 헌금액을 7조50여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번 조사 연구 책임자인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조사자들은 헌금이 (사용될) 우선적인 목적에 대해 대부분이 사회봉사와 구제라고 믿었으나 실제 한국 교회의 사회봉사 및 구제활동에 대한 지출은 전체 예산의 10%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며 대개 5% 수준에 불과하고, 지출의 대부분이 이웃과 사회가 아니라 내부 유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면서 “헌금 사용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이번 조사를 놓고 오는 24일 오후 2~5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학계의 ‘헌금:근거,역사, 실천’을 주제로 연구논문 발표회를 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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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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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의 말이다.

“예수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야. 알고 보면 정말 반하고 말 걸. 나를 믿고 한번 읽어봐.”

2000년에 붓다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나역시도 그랬다. 그때 나는 사람들에게 말만 하면, '이런 가르침이 있네요'라고 말만 해주면 사람들 모두 붓다의 제자가 될 줄 알았다. 이런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가르침이 있다는 것만 얘기해주면 왠만한 사람들은 다 불자가 되리라 생각했다. 그때는 그랬다. 내게 전해진 붓다의 파워가 그만큼 강했다.

다시 또 김규항의 말이다.


"진보라는 것은 행복하자, 잘 살자는 것입니다. 진짜로. 행복이 아닌 것을 행복이라 믿고서 인생을 소모시키거나 더욱더 고단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다며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것이 아니라, 진짜 행복하자 더 잘살자는 것입니다. 올바르고 정의롭기 때문에 고통과 헌신을 감수하자는 것이 아니라 진짜 더 잘살고 더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기를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정중하게 제안합니다."

김규항의 말이나 역시 또 오래된 나의 생각이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은 제대로된 붓다의 제자라면 '진보'가 아닐 수가 없겠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진보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 제대로 된 불자라고 할 수 없다.

불교가 욕망의 충족을 위한 수단이 될 때 그 어디에서도 붓다의 가르침은 찾아 볼 수 없다. 욕망의 충족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잠시동안 만족감을 줄 수는 있어도 욕망의 충족은 곧이어 또 다른 결핍감을 불러 온다. 쳇바퀴이다. 그러니, 그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의 소멸로 그 해답을 구해야한다.

진정한 진보라면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욕망의 해소를 모색해야 한다. 그 길은 좌우를 막론하고 세상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다. 그것이 잘 살고 그리고 행복해지는 길이다. 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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