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십자성

 

 

저녁을 먹으면 커피를 들고 담배하나 입에 물고 베란다에 섭니다.


그러면 별이 총총
내게 커피 한 모금 달라고
그러면 네게 남십자성을 알려주겠노라고


나는 계산을 합니다
커피 한 모금을 주고 남십자성을 알 수 있다면
나는 남십자성을 얻고 커피한모금을 잃는다네


한 모금 커피에 남십자성 하나 둘 셋이면...


남십자성을 품은 하늘엔
별이 총총
담배는 타들어가고
커피는 식어가는데에


 

                                                  2008. 6.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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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세지

 

 

행여빈칸있다하면
내맘도비었달까봐
그대향한가없는맘
꾹꾹채워보냅니다

 

                                                  2008. 8.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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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워질 때

 

내 지갑은 언제나 가벼운데
밥통이 남보다 커
1인분이 2개 필요할 때


그래 도시락을 만드는데
그 재주란 것이
고추장에 벅벅 비빌 수 밖에 없을 때


하여 점심시간
뚜껑을 열면
냉기에 맺힌 고추장이
이리 쓸 수도 있음을 깨달을 때


허나
남보다 밥통이 커
그나마도 하얗게 비워질 때

 

                                                  2008. 8. 17 
                                                          一虎

 


도시락

 

 

내가 미워질 때는


내 지갑은 언제나 가벼운데
밥통이 남보다 커
1인분이 2개 필요할 때


그래 도시락을 만드는데
그 재주란 것이
고추장에 벅벅 비빌 수 밖에 없을 때


하여 점심시간
뚜껑을 열면
냉기에 맺힌 고추장이
이리 쓸 수도 있음을 깨달을 때


허나
남보다 밥통이 커
그나마도 하얗게 비워질 때

 

                                                  2008. 8.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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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

 

 

헤비급덩치에 사슴의 눈을 한 그를
나는 찰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찰리는 수요일 아침
센트럴에서 노래를 한다

길다란 지하보도에서 그의 노래가 들리면
나는 그의 검은 피부가 백옥같다 생각하는데
순간 사람들은 사슴이 되고
그의 기타케이스는 돼지저금통이 된다

나는 가난하여
돼지를 먹일 수 없으므로
차마 사슴이 될 수는 없지만
이런 나를 알리없는 찰리는
나를 사슴으로 만들 백옥의 주문을 쏟아 낼 터였다

사슴이 될 수 없는 나는
애써 고개돌려 황급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내 귀는 차마 발걸음을 쫓지 못하고

어쩌나, 나는
오늘도 찰리앞에 빚진 사슴이 되었으니

내가 돼지를 먹일 수 있는 날
그에게 물어보리라
찰리, 빚진 사슴을 만드는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2008. 8. 17 
                                                          一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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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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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밥不二

 

 

젊고 예쁜 의사가 말하였다

이번주를 넘기기 어렵겠습니다

 

그때 내 밥위에는 눈물이 떨어졌고

예순넷 아비의 똥구멍에서는 똥방울이 눈물같이 흘러

기저귀에는 새똥같은 똥물이 흥건하였다

 

나는 풀어진 아비의 똥구멍을 닦고

똥방울을 닦고 변기를 닦고

그리고 내 손을 닦고는

마저

밥을

먹었다

 

내가 아비의 똥기저귀를 갈고

똥이 묻은 시트를 갈고

똥냄새나는 바지를 갈아입히는 동안

나머지 환자들은 후루룩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밥은 내일 그들의 똥이 될 터였다

 

하여 밥이 똥이 되고,

이윽고 그들의 몸도 똥눈물이 되어

이 세상의 밥이 되어갈 제

 

나는 밥먹고 똥누며 통곡할 것이니

밥은 밥이고

똥은 똥이로되

밥과 똥은

둘이 ...

 

 

 

                                                  2006. 8. 13 
                                                            一虎

 

 

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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