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재에서'에 해당되는 글 169건

  1. 2010.06.06 세상에 맞춰가는 사람들
  2. 2010.06.01 스웨덴 아가씨
  3. 2010.05.31 영웅의 신화
  4. 2010.05.30 닭과 달걀
  5. 2010.05.29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6. 2010.05.27 왕정복고
  7. 2010.05.26 현실의 구세주
  8. 2010.05.25 이해의 서
  9. 2010.05.25 보통 사람
  10. 2010.04.29 Where I shall live

금강처사집에 초대를 받아갔다.
이곳에서 형님으로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다.
딱 맞아서가 아니라, - 그런 사람이면 형님이라고 부르지도 않겠지만 -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형님이라는 호칭이 적당할 것 같아 그리 부른다.
술을 마시고 취해가는 사람들과 있는 것은 그다지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나처럼 세상을 거슬러 사는 사람이 있고,
세상에 맞춰서 굴종과 타협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도라는 것이 세상의 흐름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라 한다면,
후자가 보다 더 도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이 쫓는 욕망을 생각해보면
그것 역시도 세상에 거슬러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외롭고 힘들고, 그리고 그 무게에 버둥거리며 산다.
누구 탓이겠는가?
누가 말해준다고 알 수도 없는 일이고,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가득하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말시험  (0) 2010.06.08
두려움의 반대말  (0) 2010.06.07
스웨덴 아가씨  (0) 2010.06.01
영웅의 신화  (0) 2010.05.31
닭과 달걀  (0) 2010.05.30
Posted by 일호 김태경
,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직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인 후였다. 백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부탁한다. 쏘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담배 하나를 얻으려 한다는 걸 알았다.

주기 싫었다. 전에도 거절한 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공손하고 정중한 부탁. 거절이 어려웠다. 담배갑으로 가는 손은 느리고 느렸지만 결국 여자의 손에 담배가 건네졌다. 라이터도 건네주어야했다. 이렇게 된 것, 해브 어 싯 히어.

스웨덴데에서 온 유학생이다. 영화감독 라쎄 할쓰트롬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다. 스웨덴 아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말에 웃은 건지, 담배연기에 웃은 건지는 모르겠다.

내 담배는 불이 꺼졌고, 좀 전에 나의 것이었던 스웨덴 아가씨의 담배는 반이 남았다. 아프면 침맞으러 오라하고 일어섰다. 땡큐 쏘 머치가 내 뒤를 따라왔다.

담배는 그것도 오랜만일 경우는 혼자일때 더욱 더 단맛이 난다. 그냥 일어설 걸 괜히 앉으라했다 싶었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려움의 반대말  (0) 2010.06.07
세상에 맞춰가는 사람들  (0) 2010.06.06
영웅의 신화  (0) 2010.05.31
닭과 달걀  (0) 2010.05.30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0) 2010.05.29
Posted by 일호 김태경
,

영웅의 신화

소선재에서 2010. 5. 31. 16:44

조지프 켐벨이라는 신화학자의 이름을 어디에서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윤기를 통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밑에 쓴 조지프 캠벨의 이야기도 어디에서 본 것인지 모르겠다. 책이었을 수도, 아니면 누구의 칼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신화에는 공통되는 서사가 있다. 영웅의 신화가 그것이다. 영웅은 불우한 환경에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온갖 시련과 고난을 극복해내고 마침내 영웅의 자리에 오른다. (시련과 고난의 극복에는 예를 들자면, 괴물을 물리친다던지 전쟁에서 이긴다던지 그런 것) 영웅은 전설을 만들고 귀환한다. 영웅을 기다렸던 사람들은 순간 환호하나, 곧이어 그 영웅을 죽여버린다. 그리고 또 다른 영웅을 기다린다'

 예수도 사람들이 죽여버렸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니 예수가 이렇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최소한 노무현은 여기에 들어맞는다는 생각이다. 노무현은 뛰어내렸으나 죽은 이들 가운데 부활하여 신화가 되었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 맞춰가는 사람들  (0) 2010.06.06
스웨덴 아가씨  (0) 2010.06.01
닭과 달걀  (0) 2010.05.30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0) 2010.05.29
왕정복고  (0) 2010.05.27
Posted by 일호 김태경
,

닭과 달걀

소선재에서 2010. 5. 30. 16:35


 http://gyuhang.net/1938

이번 한겨레의 김규항칼럼은 동의하기 어렵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다고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민주의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왼쪽의 사회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이는 바로 김규항이었다. 나는 사민주의가 힘이 있을 때 사회주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민주노동당의 지지율과 원내진출이 가장 두드러졌던 때는 바로 노무현이 탄핵소추되었을 때, 즉 중도 우파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했을 때였다. 탄핵역풍이 휩쓸었던 때, 비판적 지지자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진보신당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그때 민주노동당의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보세력이 보수정치판으로 투항했다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비판적지지는 어떻게 볼 것인가? 내가 노무현을 찍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정당은 인하대 교수를 후보로 세웠던 사회당이었다. 병막가카나 노무현이나 매한가지라고 김규항은 말하겠지만, 사회당이 지금의 진보신당만큼 되려면, 국민참여당이 지금의 한나라당만큼 되어야 한다고 본다.

유권자들은 어리석지만, 바보는 아니다. 노무현은 한나라당 표를 빼앗아 올 것을 연구했다. 실패하긴 했지만 한나라당을 끌어안고서 남강에 몸을 던지려고 했다. 최소한 김규항의 촛불과 짱돌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이다.

거리로 나갈 사람들은 애당초 최악을 찍지도 않는다. 최악이 싫어서 촛불시민이 된 사람들에게 다시 또 최악이 당선될 투표를 하라는 건 너무나 가혹한 말이다. 그리고, 뭣보다 나는 닭이 먼저여야 달걀이 나온다고 본다. 2002년이 다시 온다면, 그래도 나는 사회당후보가 아닌 노무현이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웨덴 아가씨  (0) 2010.06.01
영웅의 신화  (0) 2010.05.31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0) 2010.05.29
왕정복고  (0) 2010.05.27
현실의 구세주  (0) 2010.05.26
Posted by 일호 김태경
,

통사모라고 공연이 있다길래 다녀왔다. 교회에서였다. 어제 본 사람들도 있었고, 1년여만에 본 얼굴도 있었다. 아내는 공연을 감상했고, 나는 공연장을 돌아다녔으며, 아이는 또래와 뛰어 놀았다.

지겨웠었던 익숙한 노래들이 대부분이었고, CCM이라고 하나? 교회음악도 두어 곡 있었다. 기타연주회라기 보다는 노래공연에 더 가까웠다. 그 모임에 나가게 되면 나도 내년에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내 인생 첫 무대를 교회에서 맞고 싶지는 않다. 뭣보다 우선 한국에 있는 내 기타를 가져와야겠지만.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웅의 신화  (0) 2010.05.31
닭과 달걀  (0) 2010.05.30
왕정복고  (0) 2010.05.27
현실의 구세주  (0) 2010.05.26
이해의 서  (0) 2010.05.25
Posted by 일호 김태경
,

왕정복고

소선재에서 2010. 5. 27. 20:52

호주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입헌군주제국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을 위시해서 영연방국가는 대부분 그렇고,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도 왕이 있는 나라다. 스페인도 그렇구나. 이탈리아에는 왕이 없지만, 로마안에는 교황이 살고 있다.

한국옆에는 덴노헤이까 반자이도 있다. 음력은 안 쓰고 양력만 쓰면서, 년도 표기는 서력기원을 안 쓰고 연호를 쓰는 나라. 하여튼 일본도 입헌군주제국가다. 동남아에는 태국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대혁명이후에 단두대에서 사람들 목이 잘려나가면서 결국 왕정이 해체되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애기하려면 내 역사지식이 짧다. 합스부르크왕조에다가 그 뭣이냐 베스트팔렌조약인가 이런 얘기까지 나와야 한다. 인구규모가 큰 선진국중에서 보자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정도가 왕이 없다. 어찌보면 왕이 없는 나라가 더 적다고 하겠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고 하지만, 사실 한국도 일제식민지시절을 겪지 않았다면, 입헌군주제가 되었을 것이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조선황실이 일본왕실과 혈통이 섞이면서 해방후에 조선의 왕족들은 돌아올 수가 없었다. 대신 이승만이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나랏님이 되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왕도 없어지고 나랏님 명칭도 대통령이 되었지만, 백성들에게 대통령이나 왕이나 나랏님이긴 마찬가지.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왕이었다. 뒤를 이은 박정희도 마찬가지. 짐이 곧 국가다 라고 한 루이14세나, 맘대로 헌법을 고치고 종신으로 대통령이 된 박정희나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육영수 - 그냥 육영수라고 하면 뭔가 이상하다. 꼭 육영수여사라고 해야 제대로 부른 듯한 이 묘한 느낌 -여사가 총에 맞았을때, 국모가 죽었다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울었다.

사람들은 길들이면 길들여진다. 이승만에 길들여지고 박정희에 길들여지고. 더군다나 박정희의 독재는 근 20년을 이어가며 세대를 넘어 나랏님이 누군지 확실하게 각인을 시켰다. 아직도 역대 대통령 인기투표를 하면 박정희 가 1등이다.

다음대통령은 누가 될까? 현재로서는 유신공주가 제일 유력하다. 유신공주의 파워는 막강하다. 모든게 자기 맘대로인 가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번 떴다하면, 유신공주 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나 나이드신 분들은 환장하신다. 공주가 출현하셨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도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년층이다. 그리고 그 뿌리를 영국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경상도가 고향인 사람들. 박정희는 그 사람들에게 왕이었고, 박근혜는 국모의 역할까지 했던 공주다.

대통령의 아들은 영식을 붙이고, 대통령의 딸은 영애라고 붙이던 시절이 있었다. 유신공주가 대통령이 되면, 영애에서 가카가 되겠구나. 2010년이라는 년도가 창피하다. 그냥 왕정복고가 되면 연도표기도  '유신'이라는 연호로 바꾸는 게 어떨지? 북한은 주체, 남한은 유신. 잘 어울리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닭과 달걀  (0) 2010.05.30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0) 2010.05.29
현실의 구세주  (0) 2010.05.26
이해의 서  (0) 2010.05.25
보통 사람  (0) 2010.05.25
Posted by 일호 김태경
,

1.
비가 많이 왔다. 새찬 비가 내리기는 오랜만이다. 여기는 비가 오면 추워지는 곳이다. 바람도 한 몫 단단히 한다.
귀가길에 앵벌이를 하는 거지가 있었다. 저쪽부터 2달러를 구걸하며 오다가 나에게까지 왔다. 불쌍한 표정으로 구걸하다 통하지 않자 'Get fucked'라고 했다.굳이 번역하자면 씹할 이런 말이다.
아마 내가 못 알아들을거라고 생각한 듯하다. 왜 유독 내게 그랬을까? 아마 이 앵벌이 아줌마 눈에 내가 섹시해보였나보다, 그러지 않고서야 말이지. 아하! 웃으며 대답해 줄 것을. 두 유 워너 퍽 위드 미?

2.
춘린의 영어는 발음도 그러거니와, 유창한 영어라고 하기 어렵다. 의사소통은 잘 하지만 고급영어는 아니다. 하지만.
오늘 마흔이 넘은 여자환자는 인공수정을 시도하는 환자이다. 이 환자는 학생에게 침을 맞으러 온 것이 아니라 춘린을 보러 온 것이다. 춘린을 데리고 들어가니 귀에까지 입이 걸린다. 현실의 구세주는 내 몸의 병을 고쳐주는 사람이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0) 2010.05.29
왕정복고  (0) 2010.05.27
이해의 서  (0) 2010.05.25
보통 사람  (0) 2010.05.25
Where I shall live  (0) 2010.04.29
Posted by 일호 김태경
,

이해의 서

소선재에서 2010. 5. 25. 21:39

제 아이가 만 세살입니다. 지금까지 뽀로로는 오백번은 넘게, 파이어맨 샘(소방관 샘) DVD는 한 삼백번도 넘게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번 볼때다마 지겨워 하지 않고 봅니다. 아마도 기억력이 좋질 않거나, 아니면 아이들 특유의 상상력으로 매번 새롭게 보는 듯 합니다.
 
메가톤급 히트를 한 영화중에는 한번 본 관객들이 보고 또 보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천만관객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지요. 이런 영화에는 여러가지 서사가 들어있습니다. 사랑, 복수, 정의, 스릴 여러가지 이야기가 볼때마다 새롭게 다가옵니다. 다양한 관객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지요. 우선 기억나기로는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있군요. 액션팬들에게도, 심오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는 재미를 가져다 주지요. 본 아이덴티티라는 액션영화도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는 순례의 이야기로 해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영화뿐만은 아닙니다. 모든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러니, '어제의 나'가 '오늘의 나'와 다르다고 한다면, 같은 텍스트라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나'가 다르니 당연히 그 의미도 다를 것입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다'라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일 겁니다. 제게는 '논어'와 '도덕경'이 그러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성경'이 그렇겠지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같은 책은 어떨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오쇼의 '금강경'과 '법구경'은 제게는 좀 먼 얘기였습니다. 그때는 제가 힘이 잔뜩 들어간 때였습니다. 이번에 '이해의 서'에서 듣는 오쇼의 가르침은 한결 편했습니다. 마치 옆에 앉아서 얘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내면에서 찾는 자유의 날개'라는 부제가 있었습니다. The Book of Understanding - Creating your own path to freedon 이라는 원제에서 번역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번역하신 분은 오쇼의 제자라고 하는데, 제가 잘은 몰라도, 심미안을 놓고 보자면 그 스승에 그 제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 뒷부분에 인간의 삶을 낙타와 사자와 아이의 세 단계로 나눈 니체의 비유가 나옵니다. 낙타에서 사자로, 다시 사자에서 아이로 되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가 아이가 된다면 같은 영화를 수백번 봐도 매번 새롭게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자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그때가 되면 제 백반증걸린 호랑이아이콘도 더이상 소용이 없어지겠지요.
 
덧붙여서,
한국에서 온 우편물을 받는 기쁨, 산뜻한 표지의 멋진 책을 소유하게 된 기쁨. 한국말로 된 책을 읽는 기쁨, 저자의 친필사인이 들어간 책을 받는 기쁨, 그 싸인이 마치 그림과도 같아서 덩달아 미술품감상까지 하게 된 기쁨.  책을 보면서 갈증을 없애는 약을 만난 듯한 기쁨. 이 모든 기쁨을 선사해주신 요잔님과 질라님께 감사드리며, 이 감사의 인사로 입을 싹 씻고자 합니다. 어흥~  (명상나라)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정복고  (0) 2010.05.27
현실의 구세주  (0) 2010.05.26
보통 사람  (0) 2010.05.25
Where I shall live  (0) 2010.04.29
정체성과 개체성  (0) 2010.04.21
Posted by 일호 김태경
,

보통 사람

소선재에서 2010. 5. 25. 21:31
1.
시드니 유니에 갔다. 학교와 멀지 않았다. 캠퍼스는 넓었고 아름다웠다. 고색창연한 건물과 모던한 건물들 사이로 한적한 길들이 이어졌다. 잦게 비가 뿌려 더욱 운치가 있었다.

도서관 사서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차분히 설명을 해줬다. 그의 친절은,  저널을 찾거나 복사를 하거나 출력을 하기 위해 충전을 해야하는 수고를 덜게 했다. 그가 한 것이라고는 몇 번의 클릭뿐이었으나 나에게는 많은 짐을 덜어준 것이었다.

한시간을 걸었다고 다리가 뻐근해졌다. 잰 걸음이라 해도 평지였을 뿐인데.

2.
지난 일요일에는 노무현추모제에 다녀왔다. 좋은 시간이었다. 사람은 유유상종이라, 비슷한 족속은 알아보기 마련이다. 정치적으로는 우파인 사람들이긴 해도 이곳 시드니에서 이만한 사람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 흔하지 않다.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3.
이 추모제에서 기타치고 노래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저씨 둘이, 하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또 다른 아저씨는 홀로 아리랑을 불렀다. 노래를 잘 했다. 진심이 들어있어 더 와닿은 듯 하다. 역시 이 모임에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에 있는 기타를 가지고 올 것을.

4
한 고개를 건너면 그만큼 내공이 쌓이고 그 내공은 유머로 빛을 발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유머가 깊은 사람은, 그 유머가 깊을 수록 깊고 험한 고개가 뒤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점잔을 빼거나 폼잡는 인간들을 보면, 웃기기만 할 뿐이다. 웃기다고 유머는 아닌 것이다.

5.
나의 영원한 스승, 아내는 내가 모르는 사실을 많이 가르쳐준다. 변호사, 의사, 무슨 무슨 장이라면서 앞에 나가면 사람들은 일단 그 타이틀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자가 소개를 할때 항상 약력이나 타이틀을 언급하는구나, 싶긴 하다. 그래도 내겐 도무지 와 닿지 않는다. 사람은, 내가 알기로는, 특별한 인간이란 없는 것이다. 이명박도, 이건희도, 빌 게이츠도, 바락 오바마도 그냥 보통 사람인 것이다. 그들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고 싶어서인 것이다.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실의 구세주  (0) 2010.05.26
이해의 서  (0) 2010.05.25
Where I shall live  (0) 2010.04.29
정체성과 개체성  (0) 2010.04.21
애비라는 것  (0) 2010.04.21
Posted by 일호 김태경
,

Where I shall live

소선재에서 2010. 4. 29. 10:44

호주에서 살면 좋은 점을 묻는 글에 달린 답변이다. 네이버 카페에서 퍼왔다.
이런 질문은 주기적으로 올라와서 사람들이 댓글다는 것도 신통치 않아하는 분위기이다.
이 사람은 브리스번에 사는 듯 하다.
대개가 공감이 가는 내용이나, 이곳의 단점은 영어스트레스만은 아니다. 할 것도 없고 갈 곳도 없다. 사는 재미가 없는 게지. 애들 학교야 여기서 다니는게 좋겠지만, 내가 사는 거 생각하면 더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다. 밥 해먹는 부엌일하며 뭣보다 지금처럼 몸이 아플때에는.



'소선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해의 서  (0) 2010.05.25
보통 사람  (0) 2010.05.25
정체성과 개체성  (0) 2010.04.21
애비라는 것  (0) 2010.04.21
명상과 현실  (0) 2009.07.25
Posted by 일호 김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