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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9 딴지일보에 올릴만한데....
  2. 2010.07.29 통계로 그리는 세상
  3. 2010.07.29 지역감정
  4. 2010.07.29 깨달음과 정치
  5. 2010.07.29 스웨덴 유학생
  6. 2010.06.17 나이키의 패배
  7. 2010.06.11 1966년 제8차 세계 축구선수권대회
  8. 2010.06.10 호주의 냄새
  9. 2010.06.08 기말시험
  10. 2010.06.07 두려움의 반대말

(최봉수박사의 얘기는 상략....)

이런 경우는 아마 한 둘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2년에도 호랑나비가수는 몽아저씨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몽아저씨 몰래 양복 안 주머니에 당선부적을 집어넣는 정말 닌자뺨치는 신공을 보여주는 참모이기도 했지요.

이건 뭐 지나간 얘기들이고,  제 생각에는요,

가카옆에 참모들이 많을텐데, 아무래도 저는 정책참모중에 풍수나 명리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거나 촤소한 그쪽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이 있고, 그것도 분명 내부에서 파워가 셀 것 같아요.

이 참모는 분명  가카가 서울시장 초창기 아니면 서울시장출마전부터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는 공식적인 참모는 아니었겠지요.

"수가 왕하니 토로 극해야 한다.  물길을 막으면 운수대통하리라"는 사주풀이를 들고서는 병막시장에게 청계천삽질을 조언하고, 이 아이디어로 재미를 단단히 보게 되지요.  

이 참모는 당연히 병막시장의 총애을 입게 되고, 청계천에 재미들린 병막시장께서는

'야, 이제 또 뭘하냐? 내가 할 줄 아는 건 삽질밖에 없는데' 
'가카가 되시려면, 전국의 강을 뚫으셔야지 말입니다'  

그래서, 이 대운하 공약을 들고 나와서는 가카가 덜컥 되버립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까 지들도 잘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제 이 참모는 

'가카, 행운의 숫자가 4인데, 4대강으로 바꾸시지 말입니다'

삽질을 막으려면, 이 참모를 찾아내서 처치하는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군요. 아울러, 가카는 비록 장로이시긴 해도, 워낙 통이 크시고 아량이 넓으신통에 이런 명리학계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다는.....

'내가 옛날에 미아리근처에 살아서 사주가 뭔지 잘 알어~'

201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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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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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까지 겨우 통계학 숙제를 마쳤습니다. 이번 학기에 새로 배우는 과목인데, 학기초에 생판 모르는 말들만 난무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평균, 편차, 모집단, 분산, 정규분포곡선................ -_-;;;; 고등학교때 보던 수학의 정석. 그 악몽이 떠올랐지요.

하여튼, 저와는 유전자코드부터 맞지 않는 통계수업이지만 그래도 많은 걸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계는 표본을 가지고 전체를 유추하는 학문이더군요. 저는 의학과 관련된 토픽들을 배우는데, 사회과학의 조사방법론도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 표본을 조사하고, 그 조사결과를 가지고 전체는 이럴 것이다라고 유추하는 겁니다. 100명의 사람들에게 이 약을 써서 결과가 이랬고 따라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이럴 것이다. 선거에도 여론조사라고 하는 게 많이 끼어드는데 이것도 역시 몇명을 조사해봤더니 이렇더라, 따라서 투표결과는 이럴 것이다 라는 것이지요.

한국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전국단위로 할 경우에는 천명 정도를 표본으로 하던데, 이 정도면 이천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가 봅니다. 물론, 틀리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요.

통계는 기본적으로 전체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샘플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고요. 물론, 이 샘플이 전체를 대표하지 못할 수도 있기때문에, 여러가지 수학적인 계산, 즉, 유의수준, 신뢰도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만, 하여튼 기본적으로는 부분을 보고 전체를 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된다는 인식이지요.

동양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이와는 좀 다른 듯 합니다. 거칠게 얘기하자면, 전체의 모습을 먼저 알고서 그에 따라 부분, 즉 개인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지요.부분은 전체의 반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동양의 사상이 좀 더 개인주의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관심사가 통계는 전체를, 동양의 사상은 개인을 향해 있으니까요.

2학기에도 이 통계수업이 또 있는데, 수업중에 잘 모르는게 있으면 잘 아시는 한인포럼회원분들이 계시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하여튼 이번 1학기 통계수업은 정말 스트레스 만빵이었습니다. 아~ 정말 수학은 싫어................

제가 만약에 공부를 더 하게 된다면, 학위논문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카피라이트를 준수해주시길 바랍니다. ^^

201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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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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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소선재에서 2010. 7. 29. 11:59

2010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여기저기서 지역감정이 많이 희석되었다고 합니다. 지역감정......... 지금까지 참으로 대단한 말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지역감정으로 환원되고 설명되고 계산되고 응용되고 적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행태를 깨기 위해 온 몸을 던졌습니다.

이번 선거는 봄산님 말씀대로 지역감정이 유의미하게 희석된 모습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고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세월이 흐르면 나이든 사람은 죽고, 어렸던 사람은 나이를 먹습니다. 사람은 바뀌지는 않지만, 세월은 흐르니까요.

10대때부터 지역감정이라는 말을 보고 들어온 제가 조금 있으면 40대가 됩니다.  지역감정이 슬슬 물러가면서, 무엇이 또 그 자리를 채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심은 그 화살을 눈색깔과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들에게 돌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면, 이미 더 심해졌듯이 저렴한 옷 입고 싸구려 차 모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매꿀 수도 있고요. 아마 통일이 된다면, 억양도 다르고 촌스러운 사람들이 그 올가미를 뒤집어 쓸 겁니다.

그럴바에야 유럽의 나라들처럼, 서로 다른 나라로, 평화롭게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면서 살아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안희정의 말을 보면서, 역시 지도자로 나선다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한 코스로 여의도중앙정치에서 국회의원 선수를 쌓아가고 세력을 넓히는 방법에서 이제 그만 탈피해야한다는 안희정의 말을 보면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려는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노무현 역시 그랬지요.

기존의 패러다임틀에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려는 쥐박이나 이인재나 정동영같은 사람들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_충남지사 임기를 마치는 4년 뒤 거취가 궁금한데.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국회의원 선수(選數)로 결정되는 여의도 정치 틀 내에서 육성되는 것 외에 지방정부에서의 성공 사례로 성장하는 코스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작은(지방) 정부라도 혁신하고 성공하는 리더십을 보여서 국민에게 더 큰 살림을 맡겨달라고 할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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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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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사회적 제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다. 이것이 제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정의입니다. 정치학자도 아니고, 이런 정의도 세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할테니, 지금은 어떤 말이 정치를 정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에 대한 정의가 무엇이던지 간에,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이상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설령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명상(또는 수행)한다는 분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가 봐요?"

제가 즐겨가는 싸이트에 어느 분이 해 놓으신 말씀입니다. 이 말은 명상또는 수행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 어떤 무엇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럴것도 같습니다. 명상 또는 수행이 추구하는 진리, 깨달음, 영원한 자유, 완전한 행복, 지복 이런 것들은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듯, 권력도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겠지요.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내 뜻대로 하는 힘을 말하는 것이니, 어떤 것에도 얽매지이않는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권력이란 것도 버려야 할 무엇일 겁니다.

그런데, 돈을 버리고, 권력을 버리고, 그렇게 이 세상을 버린다고 해서 깨달음, 자유, 진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요? 그것도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를 거쳐간 많은 스승들의 말씀은 그런게 아니라네요. 잘은 모르지만 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한번 생각해보면, 이 세상을 떠나서 진리가 있다면, 그러면 그게 무슨 진리인가 하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진흙 - 그러보보니 정치란 것도 이전투구, 진흙탕에서 개처럼 엉켜서 싸우는 것이군요 -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는 말. 뒤집어보자면 진흙이 없으면 연꽃도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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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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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63 | 2010.06.01. 19:44 http://cafe.daum.net/rescueourselves/71eI/1159 

 

오늘 1시쯤이었습니다.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직 들어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고 난 때였습니다. 백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부탁합니다. 쏘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담배 하나를 얻으려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기 싫었습니다. 거절한 적이 대부분입니다. 담배갑이 가벼워지는게 싫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공손하고 정중한 부탁에 차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담배갑으로 가는 손은 느리고 느렸지만 결국 여자의 손에 담배가 건네졌습니다. 라이터도 건네주어야했습니다. 이렇게 된 것, 앞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스웨덴데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영화감독 라쎄 할쓰트롬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스웨덴 아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의 말에 웃은 건지, 담배연기에 웃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담배는 불이 꺼졌고, 좀 전에 저의 것이었던 스웨덴 아가씨의 담배는 반이 남았습니다. 아프면 침맞으러 오라하고 저는 일어섰습니다. 땡큐 쏘 머치가 제 뒤를 따라왔습니다.

 

담배는 그것도 오랜만일 경우는 혼자일때 더욱 더 단맛이 납니다. 그냥 일어설걸 괜히 앉으라했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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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백인아가씨였으나 예쁘지 않았다. 여기서 백인을 보고 잘생겼다거나 예쁘다고 느낀 적은 정말이지 단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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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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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는 날, 조금 일찍 일어나 TV를 켰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2:0이란 점수. 혹시 했지만 역시 북한이 0이었다. 그러나 북한팀은 지고 있는 팀이 아니었다. 그들은 당당했으며, 주눅들지 않았고, 자신감에 차있었으며,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북한 유니폼의 오른쪽 가슴위에 새겨진 LEGEA라는 글씨를 보면서 그 자신감과 당당함은 최소한 나이키에서 온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이키가 아니어도 축구를 잘 할수 있다는 것. 북한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 LEGEA유니폼을 입는 축구국가대표팀 : 알바니아, 보스니아 앤 헤르제고비니아, 몬테네그로, 북한, 짐바브웨 (출처: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Legea)

| 조회 11 | 2010.06.19. 20:28

그러고 보니 호주에 와서는 한국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들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게 된것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오지 풋볼이나 크리켓보다는 훨씬 더 익숙하기도 하고, 또 첫 경기를 재미있게 봐서 계속 관심이 가는 듯 합니다. 북한과 브라질, 그리고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축구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가 있는 날은 학교에 가는 날이었습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 TV를 켰습니다. 스코어는 2대0.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브라질이 앞서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북한은 전혀 지고 있는 팀같지 않았습니다. 끝나기 전에는 만회골도 넣더군요. 인상깊었습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한국팀은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없어 보였습니다. 주눅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반면 북한팀은 2대0으로 지고 있었지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팀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우물안 개구리의 허풍과 배짱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자신감은 분명히 빛을 발했습니다. 남한에 Money talks 가 있다면, 북한에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뭔가가 있는 듯 합니다.

 다른 뭔가를 한 두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겠지만, 하여튼 북한의 당당함은 한국의 그것보다는 몇 수 위로 보입니다. 그러기에 아직까지도, 적어도 겉으로는 미국과 맞짱을 뜨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이 북한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힘센 이에게 고개 조아리지 않고 자기 식대로 산다는 자신감이 세계랭킹1위 팀과 맞붙어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들 식대로 축구를 하는 밑바탕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민자의 생활, 말설고 사람설은 곳에 와서 살다 보니 왠지 모르게 어깨를 움추르며 살게 됩니다. 북한팀의 경기를 보면서, 아무리 뻥카라해도 당당함만은 갖고 볼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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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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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제8차 세계 축구선수권대회

 

여자들이 재미없어하는 남자들의 얘기가 하나는 축구고, 또 하나는 군대라. 제일 싫어하는것은 군대에서 축구했던 얘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유머도 이젠 시대에 맞지 않는데, 월드컵광풍앞에서는 여자도 예외가 어떤면에서는 남자들보다 더 하다고 할 수도 있다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 역시 축구얘기고, 그리고, 또 싫어하는 것이 북한이라는 국가다. 이 북한이라는 국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봉건왕조의 냄새가 풀풀나는 전체주의국가(내가 제일 혐오하는 전체주의)이기때문이다. 물론, 항일운동이나 정통성시비등 여러모로 남쪽보다 훨씬 더 당당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북한인민들이 입만 열면, 위대한 수령 김일성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을 외치는 걸 보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의 현대판 리바이벌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주체사상에서는 국가를 어찌보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대한민국의 국가주의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내가 싫어하는 축구얘기와 북한이 결합된, ‘북한 축구얘기가 어제밤 SBS (Special Broadcasting Service : 이곳 공영방송중 하나) 에서 나왔다. 비록 내가 좋아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것 또한 북한이다. 내가 제일가보고 싶은 나라가 북한과 평양이고,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 역시 북한사람들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BBC에서 만든 것으로, 1966년도 영국에서 열린 제8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 (월드컵을 북한인민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에 출전해서, 4강에 진출할뻔한 북한축구팀의 얘기다1시간 남짓 보는 동안, 저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은 이적단체 찬양고무죄, 그리고, 그걸 흥미진진하게 보는 나는 불고지죄로 국가보안법에 걸리지 않을까 싶어 걱정될만큼,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였다.

 

다큐멘터리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그때 북한축구팀이 얼마나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는지, 북한선수들과 그때의 기억을 간직한 영국사람들, 상대팀 선수들, 그리고 북한인민들의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화면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가슴에 훈장을 주렁주렁 단 초로의 북한선수들은 그때의 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첫 경기 소련과의 3:0 , 칠레와의 1:1 무승부, 이어진 막강 이탈리아와의 쇼킹! 1:0 (이탈리아는 이 경기를 끝내고 귀국하면서 썩은 토마토와 계란을 맞았다). 그리고, 8강전에서는, 브라질을 꺽고 올라온 최강 포르투갈에 3:0, 무려 삼대영!!! 으로 앞서다가 5:3으로 역전패하기까지 말이다. 북한인민들의 인터뷰하나하나 모두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에 몇가지를 기억하자면, ‘8강전때 숙소가 교회였는데, (수도사들이 쓰는) 독방이 배정되어서, (독방이 익숙치 않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 함께 방을 쓰기도 했고, 예수가 십자가에 박혀서 매달려있는걸 처음 봤는데, 그게 한밤중에도 조명이 비춰지고 있어서, 무섬증도 나고 그랬다’ ‘김일성동지께서 친히 한 두팀이라도 꼭 이기라고 하셨다’ – (그들은 김일성얘기를 하면서 또 울먹였다 -_-;;;; )  등등.

 

화면을 보니, 정말 그때 미들스버그(이 지명이 맞는지 모르겠다)의 영국사람들은 북한의 선전에 엄청난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사인공세에, 인공기를 흔들고, 그때 소년이었던 한 영국남자는 아직도 생생하게 환호의 순간을 기억했고, 보여지는 장면들은, 인공기티셔츠를 입은 소년들, 북한 선수들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영국사람들. 거리에 꽂혀있는 인공기, 시장까지 찾아와서 찬사를 보냈던 일등등.

 

북한축구선수의 인터뷰에도 나왔지만, 그들에게는 영국이 적국이었다. 53년이 종전이니, 1966년으로보면 겨우 13년전의 일. 지금으로 따지자면 김영삼때 서로 목숨걸고 싸웠던 적국에 간 셈인데, 그 곳 영국사람들로부터 이런 환대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가 갈만한 것이, 영국사람들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세계의 강호들에게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 멋있게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강팀보다는 약팀을 응원하게 되는게 인지상정이 아닌가 말이다. 게다가, 내가 보기에도 그들은 정말 주눅들지도 않고 잘했다’.

 

당시 경기 모습 중간 중간 오버랩되는 현재의 평양시가지모습과 카드섹션, 매스개임, 그리고  배경으로 쓰인 도라지타령은 제작진의 의도된 과잉이 느껴졌지만, 당시 북한 선수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순박함이 잘 드러났다. 역시 입만 열면 수령의 은혜부터 나오긴 했지만, 그때 그들은 가난한 나라, 누가 잘 알아주지도 않는 그런 나라에서 와서, 주눅들지 않고 꿋꿋하게 싸웠고, 그리고 고향사람들에게는 커다란 환희와 감격을 안겨다 줬다.

 

뭐랄까. 연민이랄까. 그래, 잘했다 라는 생각도 들고, 그때 북한사람들-남한보다 잘 살았다고 해도 도 힘들었을텐데, 좋았겠구나 싶기도 하고, 그랬다. 그들도 사람아닌가. 경기장입장할때, 외국선수들보다 목 하나는 작아보이고, 빨간내복같은 유니폼에 얼굴은 감자바위처럼 생긴 그들이 한편으로는 안쓰러워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토닥여주고 싶기도 하고 그랬다. 내가 싫어하는 북한축구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말이다.

 

다큐멘터리 마지막에 자막이 나오기를, 그때 남한에서는 어쩌구 저쩌구 했다는데,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아니면 내 독해실력이 형편없어서) 해석이 안 됐다. 아마, 한국에서 루머가 돌았다는 얘기같았는데, 그때 남북한이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때니, 그럴만도 했겠다 싶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이번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한국이 토고라는 아프리카나라와 맞붙는다는데, 나는 토고가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966년도 제8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이 8강에 오른 것처럼, 토고가 한국도 이기고, 계속 이겨서 16 8강에 오르면 토고사람들이 얼마나 기뻐하겠나? 축구에 관심없는 미국이 4강에 드는 것보다, 토고가 16 8강되는 것이, 인류의 행복에 더 큰 효용이 될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하지 않은가?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시베리아 호랑이 살리기 세계기금은 토고의 선전을 기원하는 바이다.

 

 

후기. 어제 미드와이프 로빈을 만났는데, 대뜸 하는 말이, 일요일에 코리아 월드컵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냐면서, 영국사람들과 코리아 (북한을 일컬음)선수들의 우정이 너무라도 아름다웠다고 한다.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는 나같이 '축구'와 '북한'을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게 하는 법이다. 로빈은 역시, 말끝에 우리에게 어디출신인지 물었다. '노쓰코리아? 사우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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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

호주의 냄새

소선재에서 2010. 6. 10. 19:48

코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나 냄새가 있기 마련이다. 설령 냄새가 없어도 그것조차 냄새다. 호주의 냄새는,

1. 공항에서의 냄새

잊을 수 없다. 이방인에게는 이것이 바로 호주의 첫 냄새다. 묘사하자면, 호주대륙의 자연과 사람들의 호흡이 섞여서 벤틸레이션 덕트에 걸러진 냄새다. 강하진 않으나 결코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그 냄새.

2. 보라의 그 방향제

공항에 마중나온 동생의 차엔 바닐라향의 방향제가 있었다. 도착한 후 반년넘게 동생 차를 신세지면서 시드니의 가는 곳마다 그 방향제냄새가 나를 압도했다. 차가 없으면 시장에도가질 못하니, 그 바닐라향은 시드니 어디서나 무소부재하였다.

3. 향수와 노린내

처음 실았던 유닛 1층의 한국 아줌마. 여기 와서 처음에 양놈들 노린내때문에 아주 힘들었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몇 명 있었다. 노린내 심한 백인. 나도 그들에게 마늘냄새가 날까? 싸구려거나 비싸거나 짙은 향수는 질색이나, 어쩌면 노린내보다는 마늘냄새보다는 나을 지도.

호주의 냄새는 약해져만 간다. 내가 그만큼 여기서 살았기때문이다. 한국의 냄새는 어떻게 되었을까? 숨 못쉴 정도만은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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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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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시험

소선재에서 2010. 6. 8. 20:00

기말시험을 보다. 햇수로 4년째. 익숙해진 듯 하다.
4년은 확실히 짧은 시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학교를 다니며 4년을 보냈다.

학교다니는 인생이 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머리속에 여유는 없다.
학업에 매여있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하기사 세상일이 안 그런일이 어디있겠는가?
돈을 벌게 되면 생업에 매이게 될 것이다.

금년에 졸업하면............

당분간은 학교와는 안녕이다.

어떤 일이 다가올지는 아직 모른다.
그것이 바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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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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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사람들 사주봐주던때였다.

'자좀심이 세군요'
'안 그런 사람 있나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시네요'
'안 그런 사람 있나요?'

'간섭받기 싫어하셔요'
'안 그런 사람 있나요?'

'학교다니실때 힘드셨겠어요?'
'안 그런 사람 있나요?'

'여행다니시는 거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안 그런 사람 있나요?'
..............

많은 사람들은 '안 그런 사람 있나요?'라는 대답으로
나의 우수한 사주해석을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대로 세상을 본다.
그리고, 그 세상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세상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숫자만큼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무지는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폭력을 낳는다.
쥐 한마리가 노무현을 죽인 것도 두려움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무현이 뭘 어쨌다고?
그 두려움은 본인이 만들어낸 마야일 뿐이다.
어디 가카뿐이겠는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감출게 없다.
솔직하지 않으면 그는 겁장이에 사기꾼이다.
붓다와 예수는 아마도 솔직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두려움의 반대말은 솔직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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