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아침 학교가는 길이었습니다.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내려서 걸어갑니다. 비가 오는 날씨라 지하보도를 쭉 걸어가서 에이비씨 건물 뒷문으로 들어섰습니다. 에이비씨 바로 길 건너 맞은편이 학교 클리닉이 있는 건물입니다.

 에이비씨 뒷문에 경찰 몇몇이 서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반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에이비씨 건물안에 들어서니 경비원들이 많았습니다. 왠일인가 싶었습니다. 시간은 7시 40분이었지요. 소란스럽다 싶더니, 정문앞에 시위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부젤라인줄 알았습니다만, 나중에 보니 양철통이랑 장난감 나팔같은 것이었습니다. 대략 30명정도 모여있었습니다. 피켓에는 Give Peace a chance 란 구호가 적혀있었습니다.

 찌라시를 받아보니 내용인즉슨, 에이비씨는 우리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다. 균형잡힌 시각을 유치재햐 한다. 벗뜨, 호주군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해야한다는 걸 본적이 있느냐? 군비축소에 대한 방송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적인 점령에 대해 시청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 등등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추운 날, 비도 오는 가운데, 유인물을 나눠주고 나팔불고 양철통 두드리고 그렇게 한 시간동안 시위를 하더군요. 연령층은 다양해 보였습니다. 남녀노소 골고루 섞여있었습니다. 경찰은 뭐 별로 할 일 없이 옆에들 서 있었고요.

 만약에 한국에서 케이비에스앞에서 시위를 한다면 이슈가 무엇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팔레스타인이나 군비축소같은 이유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아직도 내 코가 석자인 것 같고요.

 그나저나, 시위도 이렇게 아침일찍 하다니, 실질적인 시차는 한 서너시간 된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추운 날 비맞으면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유 가이스, 해브 유 이튼 브랙퍼스트? 그러니까,  니들 밥은 먹고들 왔는겨?

 2010.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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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우기를 병원에 있는 세균은 더 강하답니다. 내성이 생겨서 그렇다고요. 항생제에 대한 내성입니다.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더 강한 세균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세균을 죽이자고 만들어 낸 약이 더욱 더 강한 세균을 만들었으니까요. 단편적으로 생각해보면, 항생제는 세균에 대한 약이니 항생제를 안 쓰면 세균이 더 강해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더 강한 세균을 만드는 것은 항생제입니다.

 

항생제의 효과나 효능을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생제가 없었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더 짧았을 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항생제 역시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내성을 가진 세균에 더 강한 항생제, 그에 대한 내성, 더 더욱 강한 항생제.

 

그래서 누구는 항생제를 쓰기보다 세균에 대한 인체의 방어력을 키우고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면역력에 비중을 두고 항생제의 오남용을 피하자는 것이지요. 다른 누구는 세균의 차단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손을 깨끗이 씻거나 위생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병원균에 대한 접촉에 민감해합니다. 이 후자의 경우는 아무래도 항생제에 대해 좀 더 너그럽지요. 병원균은 죽여 없애야 하는 것입니다.

 

호주에 와서 꽤나 놀라웠던 것은 사람들이 물을 자주 먹어댄다는 것이었습니다. 갈증이 나지 않는데도, 물통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마셔댑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몸속의 노폐물을 걸러내기 위해서 그런 거야. 디톡시케이션이지

 

제 생각엔 필요이상의 수분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주고, 혈류량의 증가는 심혈관계에도 좋지 않다고 보여지는데, 이 사람들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의 배출에 더 큰 신경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위 이 음양식사법을 지켜서 혈압약을 끊었다는 분도 제 주위에 있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그 근거는 굳이 말하자면 음양이론인데, 별로 정치한 이론도 아닙니다. 낮은 양이고 밤은 음이니 물은 밤에 마시라는 것입니다. 낮에 마셔서 양의 에너지를 축내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얘기해도 말이 됩니다. 낮은 양이니 음양의 조화를 위해서 낮에 물을 마시고, 밤에는 음이 성하니 물을 마시면 안 된다고 해도 역시 그럴싸합니다.

 

누구는 항생제보다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더 낫다고 할 것입니다. 누구는 항생제의 효과를 중시할 것입니다. 물을 마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먹는 사람은 그런 사람대로 적게 먹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의 논리와 이유와 근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라고 한다면 자기 생각의 근거와 이유가 맞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에게는 동의할 수 없는 근거와 이유가 되기도 하고 서로 틀렸다고 비난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런 생각의 이유와 근거가 옳고 맞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내가 이런 이유와 근거에 끌리는 사람이라는 것, 이것이 진짜 이유가 아닐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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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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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제가 있었던 곳은 컴퓨터앞이 아니라 모닥불앞이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공원에 갔습니다. 차고에 있던 장작 몇개와 불쏘시개를 들고 늦은 오후 Berowra Regional Park에 갔습니다.

이 공원은 제가 제일 자주 가는 곳입니다. 제 집에서 한시간도 걸리지 않고 혼스비에서는 한 10분이면 갑니다. 보빈헤드와는 달리 입장료 없어도 되고요, 아이들 놀이터도 있고 시설도 괜찮습니다. 안 좋은 점은 주차공간이 바베큐하는 곳보다 약간 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불을 피울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다른 공원에서도 우드 바베큐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이 곳은 그냥 불만 피우게 하는 Fire Pit이 있어서 불장난을 위한 불장난을 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오후 늦게가서 한시간만에 참치김치찌개에 밥해먹고 돌아온 적이 있어서 아쉬웠는데 어제는 밥은 안 먹고 불만 피우고 왔습니다.

 

 

 

제가 호주에 와서 캠핑을 해 본 곳은 Woy Woy 에 있는 Bouddi National Park 의 해변가입니다. 유일한 곳입니다. 다 좋았는데 불을 피울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캠핑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캠프파이어인데 말이지요.

 

 

<원래 제 아이들 예쁘게 생겼는데, 혹시 유괴범이 있을지도 몰라 안 예쁘게 나온 사진을 올렸습니다. ㅋㅋㅋ>

 

날도 춥고 약간 흐려서 불 피우니 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내도 아주 좋아하더군요. 고즈넉한 자연속에서 타닥타다 장작 타들어가는 소리, 화르륵 화르륵 불 피어오르는 소리가 듣기 좋았습니다. 주위에 나무가지들이 쌓여있어서 몇개 가져다가 불을 더 피웠습니다. 처음엔 젖은 나무가지라서 연기가 많이 났는데 곧 냄새좋게 타올랐습니다. 두시간넘게 불장난을 했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른건 다 좋았는데 배가 고파서 힘들었습니다. 가져간 거라곤 혹시나해서 가져간 삼양라면 1개. 생라면을 꼬챙이에 끼워서 장작불에 구워먹었습니다. -_-;;; 장작불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다음번엔 꼭 직화구이를 해 먹으리라!.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짐했지요.

혹시 산불이 날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엔 확실히 불을 꺼줘야합니다. 인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액체를 분사해줌으로써 장작불은 그 사명을 다하고 꺼졌습니다. ^^

직화구이를 해 먹으면 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장난 좋아하는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

# 1주 후인가, 2주 후에 결국은 꼬치구이와 직화구이를 해먹으러 갔다. 꼬치를 만드느리 힘이 든 만큼 닭꼬치구이는 별로였다. 석쇠로 삼겹살구이가 더 낫다는 생각. 고스톱도 처음 하는 사람이 돈을 따듯이, 뭐든지 두번째는 처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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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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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연예인이 존재하는 이유?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남 흉보기'(뒷담화)가 가능하도록 모두가 아는 사람이 필요해서.

이랬던 제가 이런 얘기를 옮기게 될 줄은 몰랐네요. TV싫어해, TV프로그램중에서 드라마 제일 싫어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중에서 여자주인공들 제일 싫어해서 아예 그 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데, 제가 퍼온 얘기의 주인공은 거기다가 더해서, 전직 재벌가의 며느리였던 분입니다.

더군다나 다른 곳에서 글 퍼오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오늘은 저와는 정반대의 거리에 있는 연예인얘기를 하게 됐네요.

이 연예인, 미스코리아 출신에다가 재벌가로 시집간 배우. 겉으로만 보자면 한심하다고 말하는 것 조차도 아까운 연예인입니다. 그런데, 말하는게 장난이 아니군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공지영도, 그의 소설은 사실 좀 약간 미달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하여튼 공지영의 말도 들어보면 인생의 몇 고비를 넘은 유머, 용서, 포용, 화해가 있는데요. 고현정은 말만 들어서는 저쪽으로 거의 넘어갔네요.

무슨 고생을 했길래 고현정은 요 정도가 되었을까요? 재벌가의 며느리가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아니면, 술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고현정의 스승이었을까요? 학교다닐때부터 반골기질이 있었다니 어쩌면 싹수가 이미 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시집은 왜 재벌가로 갔남?

아하~ 가보니까 알았구나. 세상은 이런 거라는 걸. 그래도 늦지 않은 나이에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인간이 이 정도가 되면 주위에 자기만한 사람은 보기 힘들 것입니다. 확신하건데, 고현정 앞으로도 계속 잘 나가겠네요. 현정법사, 당신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 밑의 내용은 경향신문의 김제동의 똑똑똑 이라는 인터뷰인지 칼럼인지 헷갈리는 기사중의 일부입니다. 여기서 누나는 배우 고현정입니다.

////////////////////////////////////////////////////////////////////////////////////////////////

누나는 정말 호기심이 많다. 궁금한 건 거침없이 물어본다. 학교다닐 때 워낙 키가 커서 학교앞 문방구에서 체육복을 못 사 입었던 그 시절부터 획일화에 대한 반감을 키워왔다고 했다. "반골기질이 있다"고 했더니 "남들이 그러대"라고 무심하게 대답한다. 그게 고현정의 쿨한 매력이다.

- 사실 나는 그게 아닌데 사람들이 나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 말예요. 그게 나를 옥죌 때가 있어요. 정말 싫어요.

"그게 답답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것, 그게 다 내가 한 일이고 나에게서 나온 거야. 내가 한 행동에 대해 그들이 판단하는 건 그들의 자유야. 남들의 생각까지 내 의도대로 맞추겠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권력욕이지. 내가 주장한 건 핑크였는데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검정이 될 때가 있지. 그 간극을 줄이겠다고 나서는 것은 잔류형 인간이야."

- 연예인들은 그런 간극이 큰 것 같아. 그래서 '가십'이 많은지도 모르겠어요.
"난 연예인이 '가십' 없는 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 연예인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라고 있는 존재들이야. 우리를 보면서 사람들은 위로와 재미를 얻는 거야. 삶의 지표나 방향을 잡으라고 있는 존재가 아니지. 연예인에게 '가십'이 없다? 그리고 그 '가십'을 봉쇄해버린다? 그건 연예인으로선 직무유기야. 우리가 성녀처럼, 대통령처럼 취급받고 싶어한다면 그건 정신병자야. 연예인은 무대에 선 광대고, 객석에 앉은 대중은 귀족이지. 우린 돈과 시간을 투자한 관객들을 어루만지고 즐거움을 줘서 보내야 하는 거야. 난 어떤 질타나 비판을 받는다고 힘들어하는 후배들 보면 막 야단쳐. 누릴 것 다 누려놓고 몇 분의 일도 안되는 질타를 갖고 사네 못사네, 힘들어 죽겠네…. 그렇게 완벽하고 싶으면 아예 숨어 살아야지. 질타도 관심이거든. 견뎌야지."

누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득도(得道)한 사람 같다. 그래서 누나의 방식은 나의 고민과 문제를 푸는 데도 효과적이고 유효하다. 못말리는 푼수기 때문에 간혹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의 보석 같은 통찰력과 조언은 천군만마일 때가 많다.

- 민감하긴 한데, 아이들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건 그 아이들 몫이야. 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건강하게 태어났고 부족함 없이 잘 자라고 있잖아. 단 한 가지. 엄마가 가까이서 키워주지 못한다는 결핍이 있는 거지. 그런데 그건 그 아이들 운명이잖아. 훨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난 그 아이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엄살을 안 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 역시 나중에 아이들을 만나더라도 '아이고 내 새끼야' 이러면서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 거야. 어떻게 지냈는지, 관심사와 고민거리는 뭔지 쿨하게 물어보겠다는 마음이 들어. 애들보다 난 부모님에게 더 죄송한 마음이 들어. 결혼해서 애낳고 해로하는 것을 정상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 앞에서 난 이상한 짓을 한 거잖아.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부모님은 그것에 대해 죄의식 같은 것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

- 부모님 마음은 다 그런 것 같아요. 그것 말고는 아쉬운 거나 더 원하는 건 없고?
"없어. 대중들의 사랑도 이만큼 받고 있고 열심히 일하면서 돈도 벌고. 감사하지. 특별히 누가 밉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꽂혀서 그 사람 이야기만 하는 상태도 아니고. 그런데 우리 너무 대단하지 않아? 맨정신에 이렇게 오랫동안 긴 이야기를 나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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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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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할때였습니다. 2002년도쯤,  아마 동계올림픽때였을 겁니다.

사무실 텔레비젼엔 YTN이 틀어져있는데요,
그날은 직장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서 다들 텔레비젼앞에 모여 있더군요.
그러다가, 뭐가 어떻게 됐는지 어느 순간 다들 비분강개하지 뭡니까?

전 일을 하다말고 뭔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스케이팅 종목의 금메달을 미국선수한테
뺐겼다고 다들 흥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자리에 앉은 채로 씨부렁거렸지요.

 '아니, 뭐 그런 걸 갖고 그래요? 옛날에 88년 서울올림픽때도
미국권투선수가 우리나라 선수한테 금메달 뺐겼잖아요. 심판오심으로요. 원래 다 그런 거에요'

순간 사람들 표정이. 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참 착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런 싸가지없는 말을 듣고서도 별 다른 욕을 안 하시고 말이죠.
이렇게 분위기파악 못하는 놈은 거적말이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ㅋㅋㅋ

저도 직장생활하느라 힘들었지만, 이 분들도 저랑 직장생활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ㅋㅋㅋ 

근데 이 얘기를 하는데 왜 진보신당이 떠오를까요?
사실은 전 사회당 지지자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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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수박사의 얘기는 상략....)

이런 경우는 아마 한 둘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2년에도 호랑나비가수는 몽아저씨를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몽아저씨 몰래 양복 안 주머니에 당선부적을 집어넣는 정말 닌자뺨치는 신공을 보여주는 참모이기도 했지요.

이건 뭐 지나간 얘기들이고,  제 생각에는요,

가카옆에 참모들이 많을텐데, 아무래도 저는 정책참모중에 풍수나 명리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거나 촤소한 그쪽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이 있고, 그것도 분명 내부에서 파워가 셀 것 같아요.

이 참모는 분명  가카가 서울시장 초창기 아니면 서울시장출마전부터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는 공식적인 참모는 아니었겠지요.

"수가 왕하니 토로 극해야 한다.  물길을 막으면 운수대통하리라"는 사주풀이를 들고서는 병막시장에게 청계천삽질을 조언하고, 이 아이디어로 재미를 단단히 보게 되지요.  

이 참모는 당연히 병막시장의 총애을 입게 되고, 청계천에 재미들린 병막시장께서는

'야, 이제 또 뭘하냐? 내가 할 줄 아는 건 삽질밖에 없는데' 
'가카가 되시려면, 전국의 강을 뚫으셔야지 말입니다'  

그래서, 이 대운하 공약을 들고 나와서는 가카가 덜컥 되버립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까 지들도 잘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제 이 참모는 

'가카, 행운의 숫자가 4인데, 4대강으로 바꾸시지 말입니다'

삽질을 막으려면, 이 참모를 찾아내서 처치하는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군요. 아울러, 가카는 비록 장로이시긴 해도, 워낙 통이 크시고 아량이 넓으신통에 이런 명리학계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다는.....

'내가 옛날에 미아리근처에 살아서 사주가 뭔지 잘 알어~'

201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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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까지 겨우 통계학 숙제를 마쳤습니다. 이번 학기에 새로 배우는 과목인데, 학기초에 생판 모르는 말들만 난무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평균, 편차, 모집단, 분산, 정규분포곡선................ -_-;;;; 고등학교때 보던 수학의 정석. 그 악몽이 떠올랐지요.

하여튼, 저와는 유전자코드부터 맞지 않는 통계수업이지만 그래도 많은 걸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통계는 표본을 가지고 전체를 유추하는 학문이더군요. 저는 의학과 관련된 토픽들을 배우는데, 사회과학의 조사방법론도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 표본을 조사하고, 그 조사결과를 가지고 전체는 이럴 것이다라고 유추하는 겁니다. 100명의 사람들에게 이 약을 써서 결과가 이랬고 따라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이럴 것이다. 선거에도 여론조사라고 하는 게 많이 끼어드는데 이것도 역시 몇명을 조사해봤더니 이렇더라, 따라서 투표결과는 이럴 것이다 라는 것이지요.

한국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전국단위로 할 경우에는 천명 정도를 표본으로 하던데, 이 정도면 이천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가 봅니다. 물론, 틀리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요.

통계는 기본적으로 전체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샘플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는 것이고요. 물론, 이 샘플이 전체를 대표하지 못할 수도 있기때문에, 여러가지 수학적인 계산, 즉, 유의수준, 신뢰도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만, 하여튼 기본적으로는 부분을 보고 전체를 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된다는 인식이지요.

동양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이와는 좀 다른 듯 합니다. 거칠게 얘기하자면, 전체의 모습을 먼저 알고서 그에 따라 부분, 즉 개인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지요.부분은 전체의 반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동양의 사상이 좀 더 개인주의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관심사가 통계는 전체를, 동양의 사상은 개인을 향해 있으니까요.

2학기에도 이 통계수업이 또 있는데, 수업중에 잘 모르는게 있으면 잘 아시는 한인포럼회원분들이 계시면 여쭤보고 싶습니다. 하여튼 이번 1학기 통계수업은 정말 스트레스 만빵이었습니다. 아~ 정말 수학은 싫어................

제가 만약에 공부를 더 하게 된다면, 학위논문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카피라이트를 준수해주시길 바랍니다. ^^

201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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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

소선재에서 2010. 7. 29. 11:59

2010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여기저기서 지역감정이 많이 희석되었다고 합니다. 지역감정......... 지금까지 참으로 대단한 말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지역감정으로 환원되고 설명되고 계산되고 응용되고 적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런 말도 안 되는 행태를 깨기 위해 온 몸을 던졌습니다.

이번 선거는 봄산님 말씀대로 지역감정이 유의미하게 희석된 모습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고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세월이 흐르면 나이든 사람은 죽고, 어렸던 사람은 나이를 먹습니다. 사람은 바뀌지는 않지만, 세월은 흐르니까요.

10대때부터 지역감정이라는 말을 보고 들어온 제가 조금 있으면 40대가 됩니다.  지역감정이 슬슬 물러가면서, 무엇이 또 그 자리를 채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심은 그 화살을 눈색깔과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들에게 돌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면, 이미 더 심해졌듯이 저렴한 옷 입고 싸구려 차 모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매꿀 수도 있고요. 아마 통일이 된다면, 억양도 다르고 촌스러운 사람들이 그 올가미를 뒤집어 쓸 겁니다.

그럴바에야 유럽의 나라들처럼, 서로 다른 나라로, 평화롭게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면서 살아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안희정의 말을 보면서, 역시 지도자로 나선다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한 코스로 여의도중앙정치에서 국회의원 선수를 쌓아가고 세력을 넓히는 방법에서 이제 그만 탈피해야한다는 안희정의 말을 보면서, 기존의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려는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노무현 역시 그랬지요.

기존의 패러다임틀에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려는 쥐박이나 이인재나 정동영같은 사람들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_충남지사 임기를 마치는 4년 뒤 거취가 궁금한데.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국회의원 선수(選數)로 결정되는 여의도 정치 틀 내에서 육성되는 것 외에 지방정부에서의 성공 사례로 성장하는 코스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작은(지방) 정부라도 혁신하고 성공하는 리더십을 보여서 국민에게 더 큰 살림을 맡겨달라고 할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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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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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사회적 제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다. 이것이 제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정의입니다. 정치학자도 아니고, 이런 정의도 세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할테니, 지금은 어떤 말이 정치를 정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에 대한 정의가 무엇이던지 간에,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이상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설령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명상(또는 수행)한다는 분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가 봐요?"

제가 즐겨가는 싸이트에 어느 분이 해 놓으신 말씀입니다. 이 말은 명상또는 수행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 어떤 무엇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럴것도 같습니다. 명상 또는 수행이 추구하는 진리, 깨달음, 영원한 자유, 완전한 행복, 지복 이런 것들은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듯, 권력도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겠지요.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내 뜻대로 하는 힘을 말하는 것이니, 어떤 것에도 얽매지이않는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권력이란 것도 버려야 할 무엇일 겁니다.

그런데, 돈을 버리고, 권력을 버리고, 그렇게 이 세상을 버린다고 해서 깨달음, 자유, 진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요? 그것도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를 거쳐간 많은 스승들의 말씀은 그런게 아니라네요. 잘은 모르지만 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한번 생각해보면, 이 세상을 떠나서 진리가 있다면, 그러면 그게 무슨 진리인가 하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진흙 - 그러보보니 정치란 것도 이전투구, 진흙탕에서 개처럼 엉켜서 싸우는 것이군요 - 속에서 연꽃이 피어난다는 말. 뒤집어보자면 진흙이 없으면 연꽃도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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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호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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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63 | 2010.06.01. 19:44 http://cafe.daum.net/rescueourselves/71eI/1159 

 

오늘 1시쯤이었습니다.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아직 들어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고 난 때였습니다. 백인 아가씨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부탁합니다. 쏘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담배 하나를 얻으려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기 싫었습니다. 거절한 적이 대부분입니다. 담배갑이 가벼워지는게 싫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공손하고 정중한 부탁에 차마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담배갑으로 가는 손은 느리고 느렸지만 결국 여자의 손에 담배가 건네졌습니다. 라이터도 건네주어야했습니다. 이렇게 된 것, 앞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스웨덴데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영화감독 라쎄 할쓰트롬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스웨덴 아가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의 말에 웃은 건지, 담배연기에 웃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담배는 불이 꺼졌고, 좀 전에 저의 것이었던 스웨덴 아가씨의 담배는 반이 남았습니다. 아프면 침맞으러 오라하고 저는 일어섰습니다. 땡큐 쏘 머치가 제 뒤를 따라왔습니다.

 

담배는 그것도 오랜만일 경우는 혼자일때 더욱 더 단맛이 납니다. 그냥 일어설걸 괜히 앉으라했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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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백인아가씨였으나 예쁘지 않았다. 여기서 백인을 보고 잘생겼다거나 예쁘다고 느낀 적은 정말이지 단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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